[문화뉴스 MHN 서정준·장기영 기자] [문화 人] 유준상 '벤허, 로마인의 국정농단 이야기' ①에서 이어집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작품활동 하고 있다. 바쁘게 활동하는 원동력은 뭔가.

ㄴ 일단 재밌다. 오랫동안 해왔으니, 작업할 때의 즐거움도 있고, 새로운 이야기 접하다 보니 새 이야기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것들이 생긴다. 좋은 감독, 작가님들 만나서 하나하나 하면서 저도 인간으로서 성숙해지고 배우로서 성숙해진다. 사실 그동안은 안 쉬고 한지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지났다. 이제 느낄만하니까 반백년이 됐다(웃음). 이제부터 또 느끼지 말고 그렇게 살아야 겠다.

휴식 계획은 없는지.

ㄴ 틈틈이 쉬려고 노력한다. 아프리카 봉사활동도 다녀오고, 미국 여행에서 음악영화도 만들어오고, 앨범도 만들고, 경주에 한 달 동안 있으면서 문화유산 도장찍으면서 다니기도 했다. 알게 모르게 여행의 시간 덕분에 힘들어도 계속 지탱해줬다. 일본에서 음악 영화 만들려고 답사도 다녀왔다. 음악 영화 만드는 시간들이 정말 재밌다.

봄에 소극장 공연도 하셨다. 2탄 계획 없나?

ㄴ 조금 있다 하려고 한다. (항상 뭘 하고 계신다) 배우, 작곡, 콘서트 하는 건 뮤지컬에서 좋은 소리, 좋은 생각할 수 있는 일환이다. 스스로 발전하려고 하는 생각들이 늘 있다.

음악 영화라면 '비긴어게인' 같은 건가?

ㄴ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 자기 성찰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의 연속이다.

 

이렇게 바쁘면 가정에는 충실하지 못하겠다.

ㄴ 이와중에 애들 다 놀아주고 있다(웃음). 요즘은 좀 힘들다. (첫째가 연예인 끼가 있지 않나?) 둘 다 있긴 한데, 다들 안하겠다 한다. (애들이 연예인 한다고 하면?) 좋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개발시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기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공부보다는 많이 놀게 하는 편인데, 너무 놀아서 탈이다. 에너지는 많다. 몇 시간을 싸워도 안 지친다.

아내는 공연할 때 보통 몇 번 보러 오나?

ㄴ 20회도 넘게 왔다 '그날들'은. '그날들'은 공연도 많이 했다. 초연, 재연, 삼연, 지방공연 등. 지방에 갈 때마다 애들 데리고 공연 보러 간다. 애들도 5번 이상 보니까 안 보고 싶어 하더라(웃음). 저는 애들 데리고 보통 지하철 타고 미술관에 간다. 애들은 "아빠, 우리 미술관 왜 가야 해요?"라 물으며 또 재밌게 거기서 논다. 그 짧은 시간들이 애들한테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다. 미술관 많이 갔다. 애들이 15살, 9살이다.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배우 있나? 대개 엄기준과 비교 많이 된다.

ㄴ 그런 생각 안 한다. 서로 동료들이다.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90년대 중반 넘어서부터 활동한 동료들이니 라이벌보다는 만나면 서로 챙겨주고 싶다. (최)정원이도 나와 친구다. 97년도 '그리스' 함께 했는데 여전히 서로 조언하고 격려하고 있다.

점점 책임감이 생겨야 하는 위치다. 단순히 나 혼자 배우로서 잘하는 걸 넘어선 책임감 생길 것 같다.

ㄴ 연습실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책임감. 태도나 임하는 자세 등이 그 누구보다 더 좋아야 한다. 그게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나간다. 그러면 친구들은 더 잘 따라온다. 시키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묵묵히 내 것을 한다. 그러면 친구들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한다. 크게 그들한테 이래라저래라하지 않는다.

홍보도 본인이 열심히 하신다.

ㄴ 구조상 뮤지컬 공연에 대한 홍보는 정말 힘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한 것들을 봐주세요' 하고 알리는 건 배우의 몫이고 특히 제가 할 수 있는 몫이다. 힘들어도 해야 한다.

 

'조작' 오늘이 첫방이다. 남궁민은 시청률 예상으로 '27%'를 말했다. 잘될 것 같나?

ㄴ 일단 초반 영상을 봤는데, 감독님이 워낙 잘 찍으셨고, 작가님이 치밀하게 구성했다. 좋은 연출자와 함께 하니, 음악 하나 편집 하나 정확하게 맞물려 간다. 오랜만에 스케일 있고 좋은 드라마를 만난 느낌이다. (*1화는 11.6%, 최근 방영분인 8회는 12.1%를 기록했다)

문성근 배우와 연기하는 것에 대해 많이 감격한 것 같다.

ㄴ 문성근 선배님과는 예전에 '다른 나라에서'라는 영화에서 만났었다. 선배님이 방송하는 것이 시대에 대한 변화의 상징이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조작'에서 기자 역할을 맡았다. 어떤지.

ㄴ 어제도 새벽 촬영하면서 어떤 씬이 있어서 고민을 했다. 기자의 품격도 지켜야 했고. 어느 장소건 들이대는 게 아니라, 어느 장소에서는 '내가 기자인데'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기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역의 기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더라. 행동거지 하나도 조심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더라. 공공장소인데 소리 질러도 될까 하고 감독님과 상의한다.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가는 거다.

'벤허'처럼 주위에서 배신을 당한 경우는 없나?

ㄴ 배신당해도 빨리 잊어버린다. 아마 이번 작품 통해서 신을 믿건 안 믿건, 보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 생길 거다. 용서란 것이 어떤 것이고, 내가 이 시대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 대작을 통해 느끼시길 바란다. 고전과 뮤지컬의 좋은 만남이다. 고전을 통해 우릴 다시 되돌아보고. 뮤지컬 통해서 그런 것들 느끼고, 즐겁고 볼거리도 많다.

수중이나 마차 경주에 대해 기대가 다들 크다.

ㄴ 전체적으로 보시고 나면 '아~'하고 감탄사가 나오도록 구성하고 있다. 스태프분들은 엄청 뛰어다니고 계신다. 공개된 다음에 더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숨겨놓은 장면이 많기 때문에, 공연이 된 다음에 아마 더 얘기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엄유민법'(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김법래) 콘서트 출연했다. '엄유민법'끼리는 요즘 같이 작품을 못하고 있는데, 콘서트 준비 많이 했다고 들었다.

ㄴ 저희들이 20년 넘게 함께 한 배우들이다. 이번에 일본에서 클래식만 하는 공연장에서 '엄유민법' 콘서트를 하게 됐다. 오케스트라팀을 데리고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저희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새벽에 만나서 각자 화음을 전달해주고, 자기들끼리 연습하고 와서 만난다. 안무같은 경우는 '벤허' 안무하는 문성우 안무감독이 엄유민법 '공식' 안무감독이다. 그 친구한테 안무를 받으면 아이돌 안무도 다 습득할 수 있다. (아이돌 안무?) 우리끼리 자체 평가는 완벽하게 해냈다고 나오고 있다. 관객분들이 정말 좋아하셨다. 작년에 우리가 'pick me'했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돌 그룹 춤을 출까 팬분들 기대하실 거다.

'엄유민법' 외에 갈라 콘서트 새롭게 구성한다면 같이 하고 싶은 사람 있나?

ㄴ 많이들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다 모실 수 없어서 당분간은 '엄유민법'이 계속 함께하기로 했다. 조만간 새로운 이벤트 해서 모시고 싶다.

지금까지 이루고 싶은 것 거의 다 이룬 것 같다. 목표가 더 있다면.

ㄴ 지금까지 이뤘다고 생각하기보다, 계속 해보고 싶다. 예전의 마음가짐으로. 스스로 늘 질문을 던진다. 20대의 열정과 연습을 유지하는지 질문할 때 그렇다고 생각이 든다면, 더 하자고 생각한다. 단순히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 사람의 기량이 늘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시간이 지나서 더 퇴보할 수도 있다. 노력 안하면 옛날 얘기만 할수도 있다. 옛날 얘기보단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70세까지는 한 번 해보고 싶다.

 

예컨대 이순재 배우 같은 느낌인지.

ㄴ 그렇다. 이순재 선생님 뿐 아니라 70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그거는 엄청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이 나이에 자기관리가 안 되면 안 되겠구나 느끼는 나이가 있다. 배우니까 해야겠다 싶다.

굉장히 바른 생활 이미지가 있다. 빡빡한 일정 사이에 즐기는 작은 취미?

ㄴ 저를 주변에서 바른생활로 얘기하시지만, 상당히 자유로운 영혼이다. 자유로움을 좋아해서 여행을 많이 다닌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여행도 많이 하고 걷는 걸 좋아해서 하루 만 보 이상 걷는다. 외국 나가서도 고생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즐기는 여행보다. 항상 걸어 다니거나 미술관만 하루에 세 군데만 가면 하루가 다 가면서 엄청 많이 걷게 된다. 그런 식으로 나를 계속 힘든 지경에 빠뜨려 놓으면서 제 스스로 그 힘든 걸 즐긴다.

아내 분도 그걸 즐기나?

ㄴ 가족과 여행갈 땐 가족에게 맞춘다.

좋아하는 미술관이나 작가가 있다면?

ㄴ 저는 미술관 전시 내용보다 미술관의 문 같은 걸 좋아한다. 저 문의 손잡이, 벽돌 등이 어떤 지 바라본다. 어떤 미술관에 피노키오가 크게 자리하고 있더라. 그래서 '이 미술관에는 왜 피노키오 동상을 메인 설치물로 설치해놨을까?'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처음 들어본 질문이라고 그 답을 생각해보겠다고 하더라. 물론 전시되는 작품도 너무 좋은 작품이 많다. 다만 그보다 가는 과정 속의 즐거움이 저를 미술관으로 이끄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ㄴ 우리 벤허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고, 잘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다. 우리 작품 홍보 많이 진행하지 않았다.  엎어졌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기대를 많이 안하고 있으실 텐데,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때도 안 한다고 하는 배우들 많았다. 창작이라는 부담감에 고사하는 배우들 많았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 대작이기 때문에, 주위에는 엄청난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부러 저희가 홍보를 안하고 알차게 준비했고 지금부터 홍보를 시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힘들겠지만 홍보하기 위해 열심히 나서고 있다. 이제는 예능 시청자, 관객분들도 공연 홍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홍보로 많은 분들이 실제로 관객으로 오시곤 한다. 홍보 더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민우혁 배우는 이미 재연도 참여할 거라고 했더라.

ㄴ 아마 초연 한 배우들은 재연을 안 할 이유가 없다. (이미 잘될 걸 아는 건가?) 연습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뭐가 잘 안돌아가면 결국에는 바깥에 이야기가 새어 나간다. 그런데 우리 작품은 그 누구한테 참여하고 있는 사람 누구한테 물어봐도 우리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할 거다. 대단하다고 말하기 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이다. 굳은 결의의 한 마디가 우리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얘기해주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저도 20년 넘게 했는데 속일 수 없다. 안 나오면 안 나온다고 얘기할 거다. 벅찬데 끝까지 해봐야겠다고 말하겠죠? 그런데 오랜 경험 통해 바라본 이 작품을 봤을 땐, 이 작품 잘 만들어질 수 있다고 자랑스레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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