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국립무형유산원 토요상설공연으로 진행되는 2017 이수자뎐(傳)의 판소리 부분으로 선정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 소리꾼 신정혜를 만났다. 두 사람은 오는 8월 두 번째 토요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에서 진행될 '범피 ⧗련(蓮)'을 준비하고 있다.

▲ 2017 이수자뎐_신정혜의 범피련

Q. 국립무형유산원의 2017 이수자뎐을 신청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ㄴ 올해 초 ‘2017 이수자뎐 공모'를 접했는데, 마침 7월에 있을 첫 완창판소리 '보성소리 심청가'를 준비하던 차였다. 나에게 심청가를 전수해 준 故 성창순 선생님이 올 1월에 별세하였고, 선생님께 올려드리는 첫 번째 무대로 준비하며 판소리 심청가로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공모에 '범피련'을 신청했다. 2017 이수자뎐의 부제가 '스승 傅'이므로 선생님 생전에 했던 또 다른 약속을 지킨 것 같다.

▲ 2017 이수자뎐_국립무형유산원

Q. 지난 7월 돈화문국악장에서 보성소리 심청가로 첫 완창 판소리를 마친 소감은 어떤지? 그 공연이 소리꾼 신정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하다.
ㄴ 오로지 소리꾼 신정혜의 이름으로 관객들 앞에 섰던 첫 무대였다. 4시간 넘게 이어지는 완창 발표회에 얼마나 많은 분이 와주실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하지만, 빈자리가 생기기가 무섭게 밖에서 줄 서서 대기하고 계시던 관객들이 계속 자리를 채워주셨고 공연을 마칠 때까지 끊임없는 추임새로 함께 해주셨다. 돌아가신 성창순 선생님을 기리는 무대였기에 더욱 의미 있고, 힘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 지난 7월 9일 '보성소리 심청가' 완창발표회 공연사진

Q. 이번 2017 이수자뎐에서 선보이게 될 '범피련(蓮)'은 어떤 내용인가?
ㄴ 일단 아이디어는 판소리 심청가를 배우고 익히던 중에 나왔다. 판소리 5바탕 중 하나인 심청가의 주요 대목들을 추려서 보여주는 창극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다. '범피'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제물로 팔려갈 때 망망한 바다에 배가 떠나가는 모습과 주위의 풍광을 노래한 '범피중류' 대목에서 따왔고 '련(蓮)'은 연꽃을 의미한다. '⧗'부호는 발음할 때 장음을 뜻하며 넓은 바다에 망망하게 떠 있는 배와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긴 기다림을 의미한다.

'범피련’은 판소리에 기악과 무용을 무작정 결합한 것이 아니라 대중이 심청가의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대목은 소리로, 음악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부분은 기악으로 구성하고, 풍성한 비주얼을 보여주어야 할 부분은 무용으로 표현한다. 또한, 인신 공양에서 나타나는 죽음과 환생이라는 키워드는 ‘굿’이라는 또 다른 예술형태로 진도씻김굿과 경기도 도당굿을 만날 수 있다.

▲ 2017 이수자뎐_신정혜의 범피련

Q. '범피련'의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고 들었다. 작품에서 특히 주목해주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ㄴ 이번 공연에서는 심청가의 다섯 대목을 중심으로 하되 판소리 심청가의 전 바탕을 본 것처럼 흐름이 끊기지 않게 구성했다. 상여소리(곽씨부인의 죽음), 화주승과 만남, 범피중류, 황성 가는 대목, 심봉사 눈뜨는 대목이다. 특히 심청의 어머니인 곽씨부인이 죽고 동네 사람들이 장례를 치르는 ‘상여소리’ 부분을 주목해주면 좋겠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도씻김굿의 길닦음을 결합하여 심청가의 극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판소리와 무용이 어우러진 악과 무를 한 무대에서 표현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통예술 장르에서 타 장르와 함께 콜라보 공연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오히려 전통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Q. 판소리 5바탕 완창 계획을 듣고 싶다.
ㄴ 첫 완창 판소리였던 심청가에 이어 내년에는 적벽가를 계획하고 있고, 매년 하나씩 5바탕 완창에 도전하려고 한다. 이번 ‘범피련’ 과 같이 판소리와 다른 장르의 콜라보를 통해 판소리공연의 브랜드화를 이끌어내고 싶다.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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