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김수영 아띠에터] '린킨파크'(Linkin Park)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처음 이들의 음악을 듣고 전율을 느꼈던 그 당시를 상상하면 지금도 그 벅차오르는 기분은 여지없이 되살아난다.

그만큼 필자뿐 아니라 많은 대중이 린킨파크의 등장에 환호했으며 또한 전율했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팀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뉴메탈', '랩메탈'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갔던 린킨파크는 2000년대 이후 록 음악계와 더 나아가 팝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들이 불러일으킨 센세이션은 그 누구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린킨파크의 리드 보컬인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렇게 잘 나가던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왜…'라는 많은 이들의 의문 속에, 불우한 유년기와  그의 음악적 재능이 만나 결국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대중의 의문은 곧 좌절과 슬픔이 되고야 말았다.

체스터 베닝턴은 어릴 적 유난히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성적 학대로 인한 우울증은 그가 무언가를 창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되는 길로 안내하기도 했다.

우울증, 마약, 알코올 중독, 약물 남용에 의한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한 스타들의 소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빈번히 들려왔다.

그러나 이런 소식들은 비일비재하게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그것을 접하는 우리는 그것에 익숙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안타까움이 더 커지는 듯 하다.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아무도 익숙해지지 못한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칠 운명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에, 죽음에 관련된 소식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도 익숙해지지도, 별일 아닌 듯 넘길 수도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죽음 뒤에 숨어있던 불우했던 한 사람의 개인사가 알려지면서 더욱 우리는 슬픔 속에 누군가를 조용히 묻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굳이 예술가가 아니어도, 굳이 뮤지션이 되지 않을 운명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이 실제로 자신의 인생은 좌절과, 우울과, 절망과, 트라우마로 가득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예민하고 민감한 성품을 지니고 태어난 '선천적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우울하고 좌절감 가득했던 인생의 기억들은 자신의 내면에 있던 창작성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흔히 '타인보다 민감한 사람'들이 예술계에 종사하는 일이 많고, 그렇게 '타인보다 민감한 예술가들'은 평범한 사회성보다는 예민한 예술성으로 그들의 내면 깊이 우울하고 슬펐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어쩌면 린킨파크의 체스터 베닝턴은 우리에게 '살고 싶다'는 의미의 샤우팅을 계속 보내왔는지도 모르겠다.

체스터 베닝턴 뿐만 아니라 지난 3월에 자살했다고 알려진 미국의 팝스타 '토미 페이지'(Tommy Page) 역시 자살 직전까지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직접적인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아니었으나, 우울증으로 인해 각종 마약과 알코올의 다량 흡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휘트니 휴스턴 역시, 그렇게나 수많은 명곡을 남긴 희대의 보컬리스트로서, 또한 뮤지션으로서 이름을 날렸지만, 그녀의 마지막 역시 우울증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가수들과 연예인들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악플로 인한 우울증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손을 한번 내밀어 보자. 어쩌면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그들이 예술가이건 아니건 간에 이미 여러 가지 신호로 가족들에게, 혹은 친구들에게 '살려달라' 혹은 '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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