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진지한 장면인데, 강하늘 씨가 침 모으는 소리를 들으면 사람들이 웃기 시작해서 NG가 많이 났다. 박서준 씨도 침을 맞고 난 후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주위에서 웃는 소리가 나서 NG가 발생해 같이 웃었다."

언론 시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웃음이 나온 영화가 있었나 싶었다. '청년경찰'에 대한 입소문은 이렇게 출발했고, 개봉 첫 날인 9일 30만 관객이 관람하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청년경찰'은 경찰대학을 다니는 혈기왕성한 두 청년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의 좌충우돌 수사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다.

5년 동안 작품의 각본을 준비한 김주환 감독은 영화의 소재를 청년층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열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보니, 그걸 내포할 수 있는 두 젊은이를 찾았다"라며, "이 영화는 리얼리티를 장착하고 있지만, 결국은 판타지다.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누구인가', '열정이 뭔가'라 질문했을 때, 이런 두 청년이 있으면 세상이 든든하지 않을까 하면서 그려냈다"고 언론 시사회 당시 밝혔다.

김주환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었다. 보통의 영화감독과는 다른 이력으로 시작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주환 감독은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명문대인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에 입사해 홍보팀, 투자팀 등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영화 제작에 대한 꿈을 가졌던 그는 사비로 단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했고, 지난해 단편영화 '안내견'이 칸 영화제 단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김 감독을 만나 본격적인 상업영화로 '청년경찰'을 만든 계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영화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 박서준과 강하늘 배우의 촬영 뒷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그리고 '크리티컬 아워' 7시간의 비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쿠키 자막을 넣은 이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영화 '청년경찰' 소개를 영상으로 살펴본다.

직접 작품을 쓰고,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ㄴ 여러 가지가 있었다. '코알라'(2013년)라는 청춘극을 하고 나서 밝은 톤을 했으면 하는 제작자분이 있으셨다. 어떻게 보면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장르적 특성도 생겼다. 경찰대학 같은 소재로 신인 감독이 할 수 있는 예산 안에서 나올 수 있는 장르는 실종 수사극이었다.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했을 시절에 사관생도들의 딜레마를 발견했다.

멋있는 파일럿이 되고 싶지만,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었다. 조기 경쟁을 통해 자기가 생각한 결과까지 성취하지 못하는 딜레마도 있었다. 여기에 왜 왔냐는 질문도 했다. 삶 자체가 그런 것의 연속이었다. 나도 영화가 너무 좋아서 투자·배급팀에 있었지만,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다. 홍보팀에서 하는 일, 감독님 케어 등을 하면서 정체성에 대해 생각을 했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수용되지 않았나 싶다.

용인에 있는 경찰대 옛 건물에서 촬영했다. 어떤 느낌이었나?
ㄴ 촬영이 실제 로케이션에서 이뤄지다 보니, 연기 톤 잡기가 수월했다. 아무래도 코미디가 많이 있는 영화인데, 의도한 코미디 작품이라기보다 재미난 정극이라 생각했다. 가짜 공간에서 만들어진 연기를 하다 보면, 그런 부분에서 약할 때가 있다. 딱 가던 해에 경찰대가 비워졌었다. 남겨진 것이 많았다. 책걸상이 남았고, 체육관에 들어갔더니 부러진 검도용 죽도, 트로피 같은 것이 많았다. 배우들도 보면서 '이게 진짜 있었구나. 여기서 땀을 흘렸구나'라는 심정을 한 번씩 생각했다. 그런 점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촬영 중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었는가?
ㄴ 모두가 공감하는 게 침 뱉는 장면이었다. 진지한 장면인데, 강하늘 씨가 침 모으는 소리를 들으면 사람들이 웃기 시작해서 NG가 많이 났다. 뱉은 침은 소품용이다. 한 모금을 만드는데, 달걀이 한 판이 들어간다. 노른자와 흰자를 연결하는 막으로 만들었다. 그래야 가래침의 점성이 나와서 만드는데 힘들었다. 그걸 뱉고 했는데, 박서준 씨도 침을 맞고 난 후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주위에서 웃는 소리가 나서 NG가 발생해 같이 웃었다.

▲ 김주환 감독이 언급한 '청년경찰'의 경찰서 장면

롱테이크로 뛰는 장면이 상당히 많았다. 추운 날씨에 촬영 어려움은 없었나?
ㄴ 9회차 촬영이었다. 연기 톤 조절을 위해 경찰대 내부 촬영을 순서대로 한 후에 처음으로 찍은 외부 촬영이었다. 어마어마하게 추웠고, 바람이 장난 아니었다. 촬영 발전차를 가져와 찍을 정도로 욕심이 있었다. 평지가 아니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이었다. 전력으로 뛰다가 넘어질 수 있었고, 발전차도 덜컹거릴 수 있었다. 끊어가는 게 아니라 뚝 뛰어가는 흐름이었다.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패잔병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망했다'였는데, 다행히 나쁘지 않게 소화가 됐다.

연출할 때, 배우분들의 양해를 구했다. 연출을 잘하면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데, 연출을 못하면 관객을 속이지 않고 진짜 찍어야 했다. 그래서 찍으면서 거짓말을 한 부분이 없고, 진정성이 전달됐다면 그런 지점에서 반응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경찰서로 뛰는 장면 역시 원래는 밤에 찍어야 했는데, 오후에 찍어서 경찰서 유리문에 블랙시트지를 두고 촬영을 했었다. 그래서 밤에 재촬영을 했다.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의 마음이 변하는 순간이다. "아니 경찰이 왜 이래?"라는 말을 하는 순간인데, 그 호흡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모두에게 죄송하다"라고 빌며 재촬영했다. 다행히 2시간도 안 되어 금방 잘 찍었다.

강하늘과 박서준의 애드립이 많았던 느낌이다. 대본과 애드립의 비율 중 어떤 것이 더 높은가?
ㄴ 회피가 아니라 정확하게 모르겠다. 기존 개념의 애드립이라고 한다면, 대사를 하다 한두 줄 넣는 게 애드립처럼 보일 수 있다. 저희는 애드립이라기보다 영화의 장면이나 캐릭터가 가져가는 부분을 모두 의도하고 즉흥연기를 펼쳤다. 송강호 선배님처럼 기라성같은 선배님도 경력이 많은데, 마치 잘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가져간 느낌이다. 가위바위보 하는 장면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 '청년경찰'에 출연한 박하선

박하선 배우가 '청년경찰'에 출연한다는 이야기에 '러브라인'이 조성될 거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흔한 '러브라인'도 없고, 마치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등장하는 '메이 숙모'처럼 두 캐릭터의 조력자 역할을 펼쳤다.
ㄴ 결국, 박하선 씨가 연기한 '주희' 캐릭터는 남녀를 떠나 열정을 대변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로 나온다. 경찰에서는 표본적인 인물이고, 어떻게 보면 주인공들의 영웅이 '주희' 역할이 아닐까 싶었다. 그게 없다면 작품이 풀리지 않았다. 경찰학교에서는 항상 이론을 배우며, 시민이 위기에 처할 때 가장 먼저 응답하는 사람이다. 졸업하고 태업하며, 게으름 피우는 사람도 있지만, '주희'는 골수적으로 경찰의 가치를 상징한다.

연기도 잘해주셔서 정확하게 포지션을 이해하셨다. 굉장히 강한 역할로, 한 학생이 떨어지는 장면에서 안쓰러워하는 얼굴이 강인한 선배 위치에 있는 카리스마, 내면에 있는 부드러움이 모두 녹았다. 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에서도 확인하는 순간, 걱정하는 순간 모두 따뜻한 얼굴이어서 단선적인 인물은 아닐 것이라 봤다. '주희'가 플롯을 풀기 위해 소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박하선 배우가 잘 소화했고, 빛나는 인물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문화 人]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여성 대상 범죄 불편함? 오해 말았으면"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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