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직접 확인하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이 필요할까?

연극 '글로리아'가 보여주는 거대한 충격은 다른 작품들과 궤를 달리한다.

막을 나누는 효과적인 연출이나 이야기가 가지는 진정성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작품이란 점이 아닐까.

'글로리아'의 세계는 현실 그 자체다. 현실은 냉정하기에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고, 원치 않게 남들의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 공연을 보는 나는 유일하지만, 이 세상의 나는 그저 많은 이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켄드라보다 조금 더 착해보이던 애니도, 그보다 더 착해보이던 마일즈도, 글로리아를 알지도 못한 낸도 모두 그저 그 '하나의 나'인 것이다.

극을 보고난 뒤 인물들의 삶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폐인 것은 아닐까 싶어질 정도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고나면 특별히 눈물을 쏟게 만들거나 하지 않아도 감정의 후폭풍이 밀려온다.

'글로리아'는 이런 류의 작품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삶과 죽음 그 자체의 소중함'을 비웃는다. 비웃는 게 아니라 그냥 관망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 모든 것도 결국 '나'의 이야기니까.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글로리아
- 공연날짜 : 2017. 7.14. ~ 8.13.
- 공연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 연출 : 김태형
- 작가 : 브랜든 제이콥스-젠킨스
- 출연배우 : 정원조, 곽지숙, 손지윤, 이형훈, 오정택, 공예지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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