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문수 기자]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개막했다. 아스널이 레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4-3 짜릿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클럽들이 우승 타이틀을 놓고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치열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지난 시즌 런던을 대표하는 첼시와 토트넘 홋스퍼가 각각 리그 1위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새 시즌에는 맨체스터를 대표하는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강세가 예상된다. 이들 외에도 아스널과 리버풀 그리고 알찬 보강을 마친 에버턴 역시 우승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감독들이다. 프리미어리그는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대거 포진한 덕분에 일명 '스타워즈'로 불린다. 선수들 면면만 살펴봐도 뛰어나지만, 각 국을 대표하는 지략가들이 경쟁의 장을 펼친 만큼 올 시즌 역시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승패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화려하다. 수도 런던에는 첼시 우승을 이끈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콩테를 필두로 아스널의 프랑스 출신 사령탑 아르센 벵거 그리고 토트넘 상승세를 이끈 감독계의 기대주이자 아르헨티나 출신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포진했다. 북쪽으로 건너 가면 맨체스터에는 맨유의 포르투갈 출신 명장 주제 무리뉴와 맨시티의 수장인 스페인 출신 지략가 주제프 과르디올라가 있다.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에는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독일의 위르겐 클롭 그리고 라이벌 에버턴의 수장인 네덜란드 출신의 로날드 쿠만이 있다.

공교롭게도 7명의 감독 모두 외국인이다. 알렉스 퍼거슨 이후 영국 출신의 사령탑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어느덧 프리미어리그는 외국인 명장들이 우승컵을 놓고 겨루는 구조로 변신했다.

올 시즌 구조도 마찬가지다. 넓게 봐서는 남북 대결이 유력하다. 전 시즌 런던 팀들에게 왕좌를 내준 맨체스터 팀들이 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1차 관전 포인트다.

그 다음은 무리뉴와 과르디올라의 2라운드다. 무리뉴의 인터 밀란 시절부터 악연을 이어온 두 감독은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잦은 맞대결을 펼친 덕분에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두 감독 모두 바르셀로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동료에서 적으로 변한 이후에는 감독계 최고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지난 시즌 과르디올라가 프리미어리그 그것도 무리뉴의 맨유의 지역 라이벌 맨시티로 둥지를 옮기면서 이들의 라이벌 의식 역시 고양됐다. 다만, 두 팀 모두 기대치보다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이를 의식한 탓일까? 맨유와 맨시티 모두 대대적인 보강으로 프리미어리그 내 이적시장 메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맨유의 경우 이브라히모비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로멜루 루카쿠를 데려왔고 빅토르 린델로프와 네마냐 마티치 영입으로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을 보강했다. 맨시티는 벤자민 망디와 카일 워커 그리고 다닐루를 데려오며 고질적인 약점인 측면 수비진을 강화했고, 지난 시즌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대체할 수문장으로 브라질 기대주 이데르송을 낙점했다. 이외에도 베르나르두 실바의 합류로 2선 공격은 더욱 정점을 찍었다.

맨유와 맨시티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 가운데, 상징성만으로도 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장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어떠한 명승부를 펼칠지도 관심사다.

스스로를 '노멀 원'으로 부른 위르겐 클롭도 주목할 감독이다. 다만 쿠티뉴의 불안한 행보가 걸림돌이다. 에이스 쿠티뉴가 리버풀을 떠나 바르셀로나 이적을 요청한 탓에 개막 전부터 삐끗거리는 리버풀이다. 쿠티뉴를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한 발 나아가 쿠티뉴가 이적할 경우 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수 있을지가 변수다.

소극적인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는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단 변화 없이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여줬던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전 시즌 5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벵거 감독 역시 다시금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으며, 전력 공백을 메우는 데 그친 콩테 감독 역시 리그 2연패를 정조준 중이다. 세 팀 모두 우승권에서 떨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콩테가 지난 시즌 스리백으로 도약했듯 감독의 능력만으로도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루카쿠를 보낸 대신 선수진을 대거 보강한 쿠만의 에버턴 역시 다크호스다.

pmsuzuk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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