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잘 만든 한 편의 페미니즘 교과서가 아닐까.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소리치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오빠가 허락하는' 얌전함이 아니어도 세련되고 재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음을 입증한 작품이다.

교과서라곤 했지만, 길을 안내하는 것일뿐 그 길을 꼭 걸어야 한다고 하지 않기에 더 세련됐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발견하는 게 클래식이라면,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왜 클래식인지 이 연극이 알려줄 것이다.

세 명의 여신이 꺼내는 이야기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을 대표하는 성녀와 창녀의 이분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적인 고민을 관객에게 던진다. 그러면서 또 명쾌한 해답은 내놓지 않는다. 여기서 멋지게 평등한 세상, 평등한 권력을 이야기해도 그건 아직 무대 위의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창작진이 잘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다만 이것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공연 정보
- 공연 제목 :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공연날짜 : 2017. 7.27. ~ 8.13.
- 공연장소 : CJ아지트 대학로
- 극작 : 한송희
- 연출 : 이기쁨
- 출연배우 : 한송희, 이주희, 김희연, 이강우, 장세환
-'연뮤'는 '연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지칭하는 단어로, 연극 및 뮤지컬 관람을 즐기는 팬들이 즐겨 사용하는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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