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43 '혹성탈출: 종의 전쟁'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963년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원작 소설 '원숭이의 혹성'을 영화화한 1968년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작품 '혹성탈출'을 시작으로 196,70년대를 풍미했던 '혹성탈출' 오리지널 시리즈, 2001년 팀 버튼이 리메이크한 '혹성탈출', 그리고 맷 리브스의 '혹성탈출' 리부트 3부작 등 총 3가지 버전의 영화 시리즈로 발전해왔다. 오늘날 관객들에게는 맷 리브스의 '혹성탈출'이 가장 익숙할 것이다.

2011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시작으로 하여, 2014년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그리고 마지막편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까지 등장했다. 한국보다 한 달 앞서 개봉했던 미국 현지에서는 "역대 최고의 트릴로지"라는 평을 들을 만큼, 극찬을 받았기에 '혹성탈출'을 향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 또한 상당히 컸다.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지난 8월 15일에 개봉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드디어 '혹성탈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공개되었다. 본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양미르 기자(이하 양) : 2000년대 '반지의 제왕' 3부작이 있었다면, 2010년대에는 '혹성탈출' 3부작을 최고라 말할 수 있겠다. 공교롭게도 두 3부작의 그래픽 작업은 웨타 디지털이 담당했고, 그 중심에는 '골룸'과 '시저'로 대표하는 앤디 서키스가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혹성탈출'의 기술력은 이번 작품에서 정점을 찍는다. 물론, 기술력만 가지고 영화는 완성될 수 없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작품의 내용도 중요한데,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셰익스피어 비극, 성경 구절에서 나올 상황, 노예제도 철폐를 위한 시민운동, 현재의 정치적 상황 등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명작이었다.

 

석재현 기자(이하 석) : 오랫동안 개봉하길 기다려왔다. 양 기자가 언급했듯이, '혹성탈출' 시리즈 내내 그래픽 작업을 맡아왔던 웨타 디지털의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보고 있자면, 내가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는 장면들이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현실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앤디 서키스의 가슴을 울리는 감정선이 있었다. 그가 만약 시저를 맡지 않았다면,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웠던 유인원 리더 시저를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꼽는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명장면은?
ㄴ 석 : '사미엔 플루'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는 여자아이 '노바'가 고릴라 '루카'에게 꽃을 꺾어 그의 귀에 꽂아준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영화 내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하나였던 '인간성과 야만성'을 단면적으로 표현한 장면이라 말할 수 있다. 유인원들이 노바를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주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후반에 벌어지는 노바의 행동으로 인간성과 야만성 사이에서 갈등하던 시저를 비롯한 유인원들이 인간의 요새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지난 7월에 개봉했던 '군함도'에 적잖게 실망했던 관객들이 진정 '군함도'에 원했던 메시지와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양 : 놀랍게도 오프닝에 등장하는 전편 줄거리 자막이었다. 단순히 검은색 화면에서 나오는 자막도 아니었다. 인간 군대가 유인원의 막사를 공격하려는 장면에서 나오는 장면에 나오는데, 숲속 진군 장면의 음향 효과가 인상적이다. 자막에서 전편의 제목인 'Rise', 'Dawn', 'War'가 붉은색 글씨로 처리가 되는데, 깔끔한 정리였다. 비록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지만, 그래도 전편 특히 '반격의 서막'은 관람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코바'의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라는 외침이 와닿을 것이다. '시저'의 '셰익스피어 비극'에 등장하는 왕처럼 고뇌하는 명장면이 '코바'의 그 말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하나 더 질문하겠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후보군에 올라갈텐데, 수상 가능성은 어느정도 보는가?
ㄴ 석 :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랜 역사를 보면, SF 영화는 줄곧 외면받아왔었다. 단적인 예로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만 하더라도 SF 영화였던 '컨택트'는 대중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음에도 주요 시상식 부문(최우수 작품상·감독상·각본상·주연상 등)에서 수상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2004년에 주요 상을 휩쓸었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기적이라 할 정도다. 이번에는 '겟 아웃', '덩케르크' 등과 경쟁하게 될 텐데, 효과상 이외에 감독인 맷 리브스, 그리고 시저를 열연했던 앤디 서키스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져봐도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양 : 웨타 디지털 스태프들이 이구동성으로 "앤디 서키스가 아카데미 상을 받아야 한다"라고 외치겠지만, 2년 연속 웨타 디지털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지난해 '정글북'에 나온 CG 효과는 '종의 전쟁'에서 더 극대화된다. 음향 부문에서도 '덩케르크'와 경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쟁의 폭발음, 숲속 소음, 눈 밟는 소리 등이 잘 담겨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도 가능성이 있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판타지 사상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는 점을 되새겨 본다면, SF 장르 영화도 작품상을 받을 때가 오긴 왔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 대한 두 사람의 요약은?
석 : ★★★★ / 인간성과 야만성은 한끗 차이
양 : ★★★★☆ / 리더에서 구원자로, 그를 찬양하라.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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