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지난 15일에 개봉한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인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개봉 첫 날에만 관객 수 56만 8,342명을 동원하며 이전 작이었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 그리고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의 인기를 뒤따라가고 있다. 이번 편이 마지막이기에 두 번 다시 '시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표하는 관객들도 제법 많았다.

그래서 '혹성탈출 트릴로지'로 마무리되는 이 시점에서, 필자는 이번 편에 깨알같이 숨겨져 있는 잡지식을 한 번 꺼내보려고 한다. 소개하기에 앞서, 이 글에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가능하면 영화를 먼저 보고 읽기 바란다. 

1. '혹성탈출: 종의 전쟁' 도입부 자막; '시작', '서막', '전쟁''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보려는 관객 중 일부는 이전 편인 '진화의 시작', 그리고 '반격의 서막'을 보지 않아 봐도 될지 걱정한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게, 맷 리브스는 친절하게 도입부에 이전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정리했다. 그리고 센스있게 붉은 글씨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번역은 '시작', '서막', 그리고 '전쟁'으로 대체되었는데, 번역을 담당한 황석희 번역가는 온라인 영화커뮤니티 익스트림 무비를 통해 "제목 풀네임으로 다 넣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 시저, 모리스, 그리고 코넬리우스 이름의 유래
'시저'의 둘째 아들 이름은 '혹성탈출'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로디 맥도웰이 연기한 '코넬리우스'에서 따왔다. 아이러니하게도, '혹성탈출' 오리지널 시리즈에서는 시저가 코넬리우스의 아들로 등장했다. 또한, 카린 코노발이 연기한 오랑우탄 '모리스'는 '혹성탈출'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자이우스 박사'를 열연했던 모리스 에반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이우스 역시 오랑우탄이다.

▲ 영화 '킹콩', '콩: 스컬 아일랜드' 스틸컷(위에서부터 아래로)

3. '혹성탈출 트릴로지'의 핵심, 앤디 서키스와 테리 노터리의 과거(?)
유인원 시저와 '로켓' 연기를 했던 앤디 서키스와 테리 노터리는 과거 '킹콩' 모션캡처 연기를 한 적이 있다. 앤디 서키스는 2005년 피터 잭슨의 '킹콩'에서, 테리 노터리는 2017년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 킹콩 연기를 했다. 그리고 모리스 역의 카린 코노발과 함께 '혹성탈출 트릴로지'에 전부 출연한 배우라는 점 또한 대부분 관객들이 잘 모른다.

▲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혹성탈출' 스틸컷(왼쪽부터)

4. 말 못하는 여자 아이 '노바'의 비밀?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아미아 밀러가 연기한 '노바'는 1968년 '혹성탈출'에 등장한 여성 '노바'에서 따왔다. 두 인물의 공통점은 말을 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그를 노바라고 지어주었다. 그리고 '혹성탈출'과 '혹성탈출: 지하 도시의 음모'에서 노바를 린다 해리슨이 연기했다. 참고로, 린다 해리슨은 1967년 '원더 우먼' 역을 맡기도 했다.

 

5. '대령'의 이름은 진짜 없는 것인가?
극 중 시저의 아내와 아들을 죽이고, 끊임없이 시저와 사사건건 부딪치는 인간의 리더 '대령'의 극 중 이름에 대해 많이 궁금해한다. 실제로 엔딩 크레딧에서도 대령으로 표기되어 있는 데다가, 단 한 번도 이름이 불린 적이 없어 많은 이들이 그의 이름이 없는 줄로 여겼다. 하지만 그의 전투복에 '맥컬로우'라고 적혀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조금만 관심 가지면 확인할 수 있다.

▲ 영화 '혹성탈출: 종의 전쟁', '혹성탈출: 지하 도시의 음모' 스틸컷(위에서부터 아래로)

6. '반란군'의 특이한 문양 "AΩ"의 뜻은 사실...
극 중 인류 반란군의 문양인 'AΩ'는 1970년 개봉했던 '혹성탈출: 지하 도시의 음모'에서 인류가 숭배하는 폭탄 날개에 새겨진 문양에서 가져왔다. 그리고 'AΩ', 그리고 그들의 모토인 "우리가 처음이자 끝이다"는 그리스 상형문자 중 첫 글자인 '알파(A)'와 마지막 글자 '오메가(Ω)'에서 따온 것이다. 또한, 그리스식 표현인 "모든 것의 알파와 오메가"는 처음(A)과 끝(Ω)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뜻으로 쓰인다.

7. '혹성탈출 트릴로지'에 등장하는 착한 인간들에게 슬픈 사연이 있어
'혹성탈출 트릴로지'에는 세 편 모두 등장한 인간 주인공이 다 달랐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 '시저'와 함께 살았던 '윌(제임스 프랭코)'은 시미안 플루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고, 다음 편인 '반격의 서막'에선 캠코더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 '반격의 서막'에 등장한 '말콤(제이슨 클라크)' 또한 윌의 전례(?)를 밟아 '종의 전쟁'에 등장하지 못했는데, 대령이 그를 죽였기 때문이다. 대신 '종의 전쟁'에는 말 못하는 소녀 노바가 등장했다.

 

8. 시저는 구세주의 오마주?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보다보면 성경의 일부 구절들이 반영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유인원의 구원자'를 대변하는 시저는 극 중 '성 앤드류 십자가'로 불리는 X자 모양 십자가에 묶이고, 인간들로부터 굴욕적으로 물을 먹는 모습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서 수모를 겪을 때를 연상케 했다. 또한 시저가 유인원들을 이끌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인도하는 모습은 마치 모세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시저는 모세와 달리, 새로운 땅에 도착하고 숨을 거두었다.

 

9. 마지막 장면에 담겨진 비밀
시저가 모리스 앞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 이는 모리스가 유인원 무리에서 통치자로서 자리를 이어가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는 머나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혹성탈출'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정부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오랑우탄 자이우스 박사로 이어진다. 그리고 모리스가 인간의 언어로 노바의 이름을 부를 때 냈냈던 실제 목소리는 1968년 '혹성탈출'에서 '테일러' 역할을 맡았던 故 찰튼 헤스턴이었다.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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