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최선희 프로그래머, 박재동 추진위원장, '뼈' 최진영 감독, '동행' 김준성 감독, '존재증명' 김태윤 감독, '산나물 처녀' 김초희 감독, 신장열 조직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캐나다 밴프 영화제, 이탈리아 트렌토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발돋움하겠다."

'자연과의 공존'을 주제로 삼아 산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영화제가 열린다.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이하 UMFF)가 울산광역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는 21개국 97편(장편 17편, 중편 5편, 단편 75편)이 상영되며, 이중 월드 프리미어(최초 상영)는 9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4편, 아시안 프리미어는 28편, 코리안 프리미어는 16편이다. 개·폐막식과 야외상영은 UMFF시네마에서, 일반상영은 알프스시네마, 신불산시네마, 가지산시네마, UMFF홀에서 이뤄진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UMFF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울주군수인 신장열 조직위원장은 "울주군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이 있으며, 선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곳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라면서, "지난해에 울진군이 아닌 울주군에서 열린다고 말할 정도로 홍보가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나 UMFF를 통해 문화콘텐츠가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지난해 1회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막을 내렸다. 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영남알프스를 다녀갔고, 106억이 넘는 경제파급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 울주군수인 신장열 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이어 신장열 조직위원장은 "지난해 산악인으로 살아 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를 초청해 많은 산악인이 영화제를 찾았다"라면서, "올해는 울주세계산악문화상을 신설했다"라고 언급했다. 울주세계산악문화상은 전 세계의 자연, 환경, 등반, 문학, 영화, 언론 및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악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초대 수상자는 '지구의 아들' 릭 리지웨이로, UMFF 측은 "리지웨이의 도전, 많은 산악인에게 영감을 준 그의 저서와 다큐멘터리, 그리고 환경운동가로서의 활동이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영화제 주제와 가장 부합해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신장열 조직위원장은 "지난해엔 182편이 출품됐지만, 올해는 260편이 출품작으로 제출됐다"라면서, "상영작도 78편에서 97편으로 18편을 늘어나 내용면에서도 늘어났다. 앞으로 영구히 전문가가 UMFF를 지속할 수 있도록 별도 법인체를 만들겠다. UMFF가 캐나다 밴프 영화제, 이탈리아 트렌토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울주엔 언양불고기와 서생배가 유명한데, 멋진 궁합이다. 맛있게 드시면서, 영화 구경도 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즐기고 간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 박재동 추진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박재동 추진위원장은 "옆에 계신 신장열 군수님이 3선을 하면서 7년 전부터 꾸준히 UMFF를 준비했다"라면서, "UMFF가 열리는 곳에 오는 외국인이나 내국인은 모두 깜짝 놀란다. 산 중턱에 이렇게 멋있는 곳이 있는가다. 우리가 지향하는 UMFF가 있다. 지금은 UCC의 시대로 누구나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다. 어린아이부터 영상을 잘 찍는다. 우리가 좋은 것을 모아서 보여주는 것은 기본인데, 프로그래머가 탄탄히 준비했다. 그 기본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를 출발하고자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선희 프로그래머가 개·폐막작 및 프로그램 소개를 진행했다. 2회 UMFF는 전체 상영작 증가를 바탕으로 좀 더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다룬 산악영화를 소개하며,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대중적인 작품들을 확대 편성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외 애니메이션, 가족 드라마, 환경 다큐멘터리, 유쾌한 산악영화들을 패밀리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히 선정했다. 또한, 마니아 관객들을 위해 산악 스릴러 및 B급 좀비 액션 호러, 익스트림 산악영화를 묶어 밤새 즐길 수 있는 심야상영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국내외 산악인들과 영화인들이 생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일반 관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도 신설했다. 산악계의 뜨거운 이슈에 대한 토론을 관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포럼, 전문 산악 영화감독의 아웃도어 사진 촬영 및 영상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 영화제를 찾은 국내외 게스트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주제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패널토크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다.

▲ (왼쪽부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군수인 신장열 조직위원장, 박재동 추진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개막작은 오토 벨 감독의 '독수리 공주'다. 2017년 런던비평가협회상 다큐멘터리 작품상, 미국감독조합상 다큐멘터리부문 감독상 수상작으로, 두터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양성평등의 가치를 용감하게 실현해나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동료인 독수리와 함께 자라나는 아이숄판의 성장 드라마다. 특수 제작한 드론으로 포착해낸 여우 사냥 장면과 독수리 사냥 축제 장면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폐막작은 앤드류 힌튼, 조니 버크 감독이 연출한 '타쉬, 그리고 선생님'으로, 히말라야 지역 자연 속에서 살아가며 서로를 돕는 아이들이 이룬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의 산악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UMFF 프로젝트인 '울주서밋 2017' 섹션에는 4편의 극영화가 상영된다. 판타지, 공포 스릴러, 멜로, 드라마까지 각각 서로 다른 장르와 색깔로 산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해냈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외계인과 선녀와 나무꾼 설화를 코믹하게 엮어낸 김초희 감독의 '산나물 처녀'에는 윤여정, 정유미, 안재홍 등이 출연한다. 

또한, 김태윤 감독의 '존재증명'은 타임 루프의 형식을 빌려 흔들리는 존재의 불안함을 긴장감 있게 표현했으며, 등산하는 젊은 연인의 슬픈 사연을 다룬 김준성 감독의 '동행'은 한국의 산이 가진 너른 품과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마지막으로 제주 4.3 사건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현재에 교차하는 과거를 통해 묵직하게 보여주는 최진영 감독의 '뼈' 등은 한국인에게 산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서로 다른 목소리로 표현해낸다.

▲ 홍보대사인 '움피니스트'로 위촉된 산악인 김창호(왼쪽)와 배우 예지원(오른쪽)이 포즈를 취했다.

한편, UMFF 홍보대사인 '움피니스트(UMFFinist)'로는 산악인 김창호와 배우 예지원이 위촉됐다. '움피니스트'는 영화제 약칭인 UMFF와 산에 대한 전통을 지키는 산악인의 정신을 기리는 호칭인 '알피니스트(Alpinist)'의 합성어다. '움피니스트'는 UMFF를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축제 기간에는 방문객들과 소통하며 축제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나아가 산악영화 활성화와 건강한 산악문화 정착을 위해 힘쓴다. 그래서 UMFF는 매년 전문 산악인 1인과 영화인 1인을 움피니스트로 선정한다.

2회 UMFF 움피니스트 산악인 김창호 대장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최단기간 무산소 완등, 네팔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신루트 '코리안 웨이' 개척 등 여러 기록을 세웠으며, 한국인 최초 황금피켈상 심사위원 특별상, 대한민국 산악대상 등을 받았다. 김창호는 "이번 UMFF가 자연과 산이 사람과 공존하는 영화제로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드라마 '또 오해영', 영화 '우리 선희',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예능 '정글의 법칙' 등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배우 예지원은 "개인적으로 자연을 좋아해서 많이 찾아다니고, 자연과 함께하는 영화를 많이 본다"라면서, "UMFF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많은 영화가 상영된다. 이 작품이 많은 분과 만날 수 있도록, 영화제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산나물 처녀'가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