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 공연메모
공상집단 뚱딴지의 윤영선 작 문삼화 황이선 연출의 사팔뜨기 선문답
- 공연명 사팔뜨기 선문답
- 공연단체 공상집단 뚱딴지
- 작가 윤영선
- 연출 문삼화 황이선
- 공연기간 2017년 8월 17일~27일
- 공연장소 선돌극장
- 관람일시 8월 23일 오후 8시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윤영선 작, 문삼화 황이선 공동연출의 <사팔뜨기 선문답>을 관람했다.

윤영선(1955~2007)은 전라남도 해남군(海南郡) 춝신이다. 출생지는 충청남도 보령(保寧)이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ersity of New York) 대학원에서 연극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해대학교 전임강사로 재직하였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아카데미 연기연출 대표강사를 지냈다. 2000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를 지냈다.

사회 저변에 대한 관심을 녹여낸 연극으로 주목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였는데, 작품으로는 창작희곡 「사팔뜨기 선문답」‧「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키스」‧「맨하탄 일번지」‧「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파티」 등을 남겼다.

또한 연출 작품으로 「목이 긴 두사람의 대화」‧「아마조네스의 꿈」‧「도깨비 스톰」‧「벚나무 동산」 등이 있다.

1994년 <사팔뜨기 선문답-난 나를 모르는데 왜 넌 너를 아니>를 발표하면서 작가, 연출가로 정식 등단한 윤영선은 연우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다. 1997년 창작희곡 「키스」를 통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연극베스트3’에 선정되었다. 2000년에는 창작희곡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가 ‘새로운 예술의 해 연극부문위원회 공식선정작’이 되었다. 2005년 발표한 <여행>은 그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공식 초청작이 되며 여러 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임차인」으로 제8회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하였다. 2007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문삼화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잘자요 엄마> <뽕짝>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를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황이선은 원래 사회복지사였다. 일반 회사에도 있었고, 정신병원에서도 근무하다가스물 다섯 나이에 서울예대 극작과에 들어갔다. 공산집단 뚱딴지에 들어가 문삼화 연출가의 조연출을 하다가 극작과 연출을 하면서 기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팩토리 왈츠> <바람이 들려준 이야기>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비잔틴 레스토랑> <러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 <봄은 한철이다> <리어> <모든 건 타이밍II> <앨리스를 찾아서> <프로메테우스>를 집필 또는 연출했다. <환영> 연출로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대상, 연기상, 스텝 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건강한 미녀 연출가 겸 작가다.

무대에는 정면에 높고 낮은 네 개의 긴 벤치처럼 생긴 백색의 조형물을 계단처럼 놓아두고, 정사각의 백색으로 된 입체조형물 너덧 개와 백색의 등받이 의자 두 개를 배치하고, 장면전화에 따라 출연자들이 이동배치하며 사용한다. 긴 벤치를 차곡차곡 쌓기도 하고, 그 위에 각기 눕기도 하고, 기둥 뒤에서 백묵을 집어 무대 바닥에 낙서를 하고 조형물마다 낙서를 한다. 다섯 명의 남녀 출연자들은 백색의 정장을 하고, 각자 빨강, 주황, 노랑, 청, 보라 티셔츠를 속에 입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로 연기를 할 때도 있고,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름대로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죽음을 연기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관객에게 전달하려 애쓴다. 천정 조명은 청색과 백색 젤라틴을 붙였고, 세 개의 커다란 갓이 달린 등을 달아놓고, 무대 좌우 벽에는 총포처럼 생긴 수평의 조명기구에서 빛을 발한다.

연극은 도입에 다섯 명의 남녀출연자가 등장해 정사각의 조형물에 객석에 등을 돌린 채 앉은 장면에서 시작된다. 한명씩 객석방향으로 돌아앉으며 대사를 시작하고, 대사는 작가의 내면을 하나하나 연기해 낸다. 무대를 종횡으로 누비고, 엎드리고 눕기도 하면서 자기주장을 하거나 남의 주장을 억누르고 구타를 하고 죽이기도 한다. 죽은 것처럼 뵈는 인물을 긴 벤치처럼 생긴 조형물에 옮기고 또 벤치를 차곡차곡 쌓아놓고 그 위에 한 명 한 명 올려놓는다. 그들을 흔들어 일으키면 곧 백색정장이 아닌 인물 한 명이 등장을 해 출연자들에게 흰 종이를 나누어 주면 출연자들은 그 종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출연자 한 명이 풍선을 힘껏 불어 터뜨리면 풍선의 잔해가 종이테이프처럼 무대 바닥에 깔린다.

대단원에서 긴 벤치 형 조형물을 객석 가까이 옮겨 나란히 세우고 출연자들도 그 사이사이에 나란히 서면 조명이 집중되면서 벤치마다 또박또박 적혀있는 작가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질의와 고뇌 “난 나를 모르는데 왜 넌 너를 아니”가 강조되듯 펼쳐져 보이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백진철, 한철훈, 손예원, 심태영, 오윤정,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갈채를 받는다.

 

 

 

조명 김용호, 무대 김혜지, 음악 류승현(RAINBOW99), 조연출 김찬미 김초원 등의 노력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공상집단 뚱딴지의 윤영선 작, 문삼화 황이선 공동연출의 <사팔뜨기 선문답>을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문제작이자 실험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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