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공연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선보이는 특성상 생동감이 아주 중요한 요소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극장으로 찾아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 현장에 없더라도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창작 뮤지컬, 혹은 외국 오리지널 공연 자료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홍보 영상조차 없는 경우가 다반수기 때문이다. 관극을 앞두고 설렘 속에 작품에 대해 찾아보려고 해도, 관극 후 여운을 만끽하고 싶어도 나오는 자료라곤 작품 포스터와 몇 장의 공연 사진, 배우 인터뷰 영상(대부분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때 찍는 거라 공연 내용과는 상관이 없다.)이 전부다. 뮤지컬을 소위 '덕질'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로 꼽는 이유다.

이 같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몇몇 작품들은 뮤직비디오를 제공한다. 작품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이미 본 관객이라도 다시 한 번 음악을 들으며 그 여운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중 눈에 띄는 세 작품을 꼽아봤다.

▶ 뮤지컬 '무한동력'
뮤지컬 '무한동력'은 개막을 앞두고 '가늘고 길게', '저 커다란 세상'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가늘고 길게'는 우수한 성적으로 수의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휴학한 후 말로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진기한의 곡이다. 허세로 포장했지만 자조와 불안을 떨칠 수 없는 백수 진기한이 가늘고 길게 롱런하겠다고 부르짖으며 가늘고 긴 것들(국수, 북어, 효자손 등)을 흔들어대는 '병맛 충만'한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반면 '저 커다란 세상'은 씁쓸하다. 고층 빌딩 가득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배우의 목소리는 달콤하지만, 자신의 자리가 어디일지 고민하는 청년의 심경을 표현하는 가사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봄은 또 올 것이고 꽃들은 다시 필 것이니' 잠시 눈을 돌리자 결심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힌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청년들은 언제쯤 세상에 도착할 수 있을까.

뮤지컬 '무한동력' 제작사 PAGE1 측은 "초연 공연의 인지도가 미약한 상황에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기대감과 친밀감을 유도하기 위한 시도로 준비했다"고 뮤직비디오 공개 이유를 밝혔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청춘에게 꿈을 묻는 뮤지컬 '무한동력'은 9월 4일부터 1월 3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지저스, 유다, 마리아 뮤직비디오를 차례로 공개해왔다. 개막 전 유다 역의 한지상, 최재림, 윤형렬이 부른 '내 마음속 천국'과 지저스 역의 마이클리, 박은태가 부른 '겟세마네'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데 이어 공연을 3주 정도 남긴 지난 24일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가 부른 '어떻게 사랑하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같은 곡, 다른 느낌'의 뮤직비디오로 관객들의 선택 폭을 넓힘과 동시에 다양한 캐스트를 홍보하는 셈이다.

또,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음악서비스 밀크(MILK)와 함께 '수퍼스타x밀크 스페셜 페이지'를 지난 7월 오픈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밀크 수퍼스타 스페셜 페이지에는 뮤직비디오 이후 발표되는 음원 선공개뿐 아니라 배우와 작품의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이 정기적으로 공개돼 2년 동안 작품을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다.

한편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작 중 하나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9월 13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 '엘리자벳'
오는 9월 6일 마지막 공연을 앞둔 뮤지컬 '엘리자벳'도 개막 전 조정은, 최동욱(세븐)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조정은의 경우 '원조 엘리자벳' 옥주현과 더블 캐스팅으로, 최동욱의 경우 첫 뮤지컬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공개를 통해 작품의 기대감을 높이고 새로 합류한 배우들을 향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

특히 조정은이 부른 '나는 나만의 것'은 자유롭게 살던 엘리자벳이 황제 프란츠 요제프와의 결혼 후, 엄격한 왕실 규율에 괴로워하며 자유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1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노래다. 뮤직비디오에는 녹음 현장뿐 아니라 연습 과정과 인터뷰도 담아 '알찬 구성'을 꾀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뮤직비디오 공개에 그치지 않고 음원까지 발매해 관객들이 더욱 편하게 넘버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개된 넘버 외에도 실베스터 르베이 특유의 감성이 잘 드러난 곡들을 공연을 꽉 채우는 뮤지컬 '엘리자벳'은 9월 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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