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사랑은 비를 타고' 출연하는 걸그룹 '마틸다' 해나, 세미 인터뷰 ②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비포선라이즈] "소중한 '마틸다', 뮤지컬로 업그레이드"에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미리'도 세 명인데 어땠는지.

ㄴ 세미: 저희도 '선' 배우들처럼 친하다. 공연이 없는 배우도 그냥 극장 들러서 같이 사진 찍고 응원하고 그렇게 가깝게 지낸다. (해나)언니 이야기 들으니 생각났는데 저희는 '미리'가 왜 이럴까? 의문을 갖고 의견을 모으기보단 각자가 생각하는 '미리'를 만들었고 서로의 해석을 '틀리다'고 하지 않았다. 자기가 연습하고 공연하며 느끼는 것도 있으니 서로의 연기를 존중하고, 배웠다. 연출님도 배우들이 의견을 내면 '그렇게 해보시죠' 해서 시도한 뒤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저는 완전히 막내 중의 막내고 뮤지컬도 처음이라서 주로 연출님이나 선배님들 하는 걸 보면서 제 나름의 해결방법을 찾아갔다. 한 가지 힘들었던 건 안무를 잘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웃음)

ㄴ 해나: 그룹에서도 저희 둘이 느린 편이다.

ㄴ 세미: 스케줄 때문에 연습 빠지면 언니들이 영상 찍어서 따로 보내주고 그랬다. 너무 고맙다. 그럼 그거 보면서 행사 대기할 때 연습하고(웃음). 그리고 또 어려웠던 게 저를 아는 분들은 '사비타'를 보고 '이거 그냥 너인데?' 하더라. 그런데 '나처럼' 하는 게 제일 어렵지 않나. 그래서 너무 오버하며 연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미리'는 취업 준비생, 이벤트업체 직원인데 혹시 그 심정이 와 닿았나? 어릴 때부터 활동 중이라 이해가 어려울 것 같다.

ㄴ 세미: 정말 힘든 것도 많았지만, 그 대사가 가장 어렵다. 제가 편하게 살아서가 아니라 '미리'의 고생은 제가 해보지 않은 일이라 더 그랬다. '미리'는 평범하게 대학을 나와서 취업 준비를 하는 캐릭터인데 저는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다(웃음).

ㄴ 해나: 물론 '미리'도 평범한 사람이라 하기엔 범상치 않지만(웃음).

ㄴ 세미: 전 그래서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하고, 부족한 면은 당장 해결할 수 없으니 하면서 발전하자'고 생각했다. 연습 시간은 한정됐는데 안 되는 걸 계속 붙잡을 순 없으니 선택을 해야 하지 않나.

무대 위에 오르면 공연하면서 찾아지는 게 있다.

ㄴ 세미: 한 번은 특공 때였는데 영업쪽 일하는 어머님이셨다. 그런데 (황)만익 선배님이 "오늘 어머님들 오시면 리액션이 좋을 거야. 많이 울고 웃으셔. 공감이 되시나 봐"라고 말씀하시더라. '미리'에게 발로 뛰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동질감을 느끼시는 거다. '미리' 직업이 흔치 않은 편인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꼭 '25살의 이벤트 업체 직원 미리'가 아니어도 제가 '미리'에게 공감할 수 있는 연관성을 찾게 됐다.

 

작품에서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다면?

ㄴ 세미: 전 공연 전 마이크테스트 할 때 늘 '언제나 그 나이 땐'을 부른다. 처음 연습 때부터 그 노래만 봤다. 가사와 멜로디가 모두 좋았다. '결혼 축하해요'가 유명한 곡이고 오디션 곡인데도 그거보다 '언제나 그 나이 땐'을 먼저 외웠다. 그 노래를 시작 전에 해야 안정된다. 안 부르면 불안해지기도 하는 징크스 같은 곡이다.

ㄴ 해나: 저도 그런 곡이 있다. '촉촉'을 부르지 않고 공연에 들어가면 좀 불안해지는 게 있다. 좋아하는 넘버는 '생각할 시간'이다. '캣츠비'에게 처음으로 직접 '나에 대해 궁금하지 않냐'며 마음을 드러내는 가사다. 그 노래의 의미를 알고 보면 노래할 때 울컥하면 안 되는데 자꾸 감정이 올라온다. '선'이 아니라 '해나'로서 감정이입되는 노래다.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개취(개인의 취향)'다.

 

공연에선 '개취'가 참 중요하다. 보는 사람마다, 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지 않나.

ㄴ 세미: 꼭 한 번 말하고 싶은 게 있었다. 제가 '사랑은 비를 타고 세미'를 검색한 적 있다. 그런데 어떤 관객이 동욱 이야기 조금, 동현 이야기 많이, 제 비판을 엄청 길게 쓰시더라(웃음). 전문적인 단어도 쓰시면서 '동선 정리 좀 해주시면 좋겠다'면서. 분명 제 기억에 제가 틀린 게 아니었는데(웃음). 보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그룹 '마틸다'는 신인 그룹인데도 빠르게 그룹 활동과 함께 개별 활동을 하고 있다. 이유가 뭔지.

ㄴ 해나: 저희가 앨범 세 장을 내고 음악 방송도 많이 했다. 그런데 세미도 뮤지컬을 하고 싶어했고 저도 언젠가는 하고 싶었다. 그런데 소속사가 제작회사고 배우들이 많은 곳이라서 저희에게도 연기를 시키고 싶은 마음이 강하셨다. 그래서 기회가 닿아 여러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저희도 뮤지컬이 하고 싶으니까 준비를 엄청 열심히 한 거다(웃음). 요즘엔 '마틸다'가 조금 멀어진 느낌이 들지만, 저희에겐 '마틸다'가 무척 소중했기에 얼마 전에 '주간아이돌'에도 나오는 등 '마틸다' 활동도 계속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이나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ㄴ 세미: 일단 마지막 앨범 활동이 반년 정도 지났다. '마틸다' 팬 분들께서 지치지 않으시면 좋겠다. 기다려달라는 말도 뭔가 좀 어색하지만, 기다려주셔서 고맙고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다. 오랜만에 이런 이야기를 하려니 조금 울컥한다.

ㄴ 해나: 옆에 (눈물) 하나 써달라(웃음). '마틸다'로서는 활동을 오래 못하긴 했지만, 한국에 계신 팬들은 뮤지컬을 통해 더 가깝게 보고 직접 만날 수 있게 돼 친해지기도 했다. 또 뮤지컬을 통해 저희가 많이 성장했고 여기서 배운 걸 가수로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다음 앨범은 더 완성도 높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기다려주시고 사랑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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