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김수영] 예전에 '아이돌'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할 당시에는 '10대들의 우상'이라는 뜻이 강하게 포함되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의미는 이미 옛날 표현이 되어버렸고, 지금은 10대뿐 아니라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대중이 사랑하는 '어리고 예쁘면서 노래 실력도, 춤 실력도 뛰어난 집단'들이 '아이돌'이라는 대명사로 불리게 된 듯하다.

그래서 '아이돌'이라는 단어 혹은 이미지를 떠올리면 '꺄악~'하며 무리 지어 다니는 소녀팬들을 떠올리게 되었다가 이제는 소녀뿐 아닌 소년, 혹은 청년 혹은 중년의 대중이 다양한 연령대의 팬덤을 만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스타를 각양각색의 표현으로 응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수많은 팬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스타'인 당사자들은 모두가 마냥 '아이돌'로 남고 싶어 하진 않는 모양이다.

적어도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시작했고, 노래가 좋아서 가수가 되었는데, 그래놓고 보니 '아이돌'이 되었고,
결국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적인 세계관이 자신이 속한 팀과 맞지 않는 이유로 팀을 탈퇴하여 자신이 결국에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며 솔로 아티스트의 길을 걷거나,

혹은 자신의 의지와는 크게 상관없이 제작자의 의견에 따라 솔로 앨범을 내는 경우들도 대개 있기는 하다.
아이돌 가수들이 각각 솔로 앨범을 내는 데에는 다들 조금씩 상황별, 개인별 차이들이 있을 터이니, 그 '이유'에 관한 것보다는 그들이 속한 팀을 나와 그들만의 음악을 내놓은 '결과'에 대해 한 번 가볍게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The X Factor UK'가 배출해낸 최고의 스타, 전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

2004년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는 영국뿐 아니라 미국, 호주를 비롯한
다양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는, 꽤 규모가 큰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브리튼즈 갓 탤런트' 같은 유명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꽤 여러 번 얼굴을 비추는 한 중년의 남성이 있는데, 그는 영국의 '사이먼 코웰'(Simon Phillip Cowell)이라는 프로듀서이다. 바로 이 사이먼 코웰이 2010년 영국에서 열린 '더 엑스 팩터'에서 건진 다섯 명의 소년들을 모아 만든 아이돌 그룹이 바로 '원디렉션'이다. (보통 줄여서 '1D' 라고도 부른다)

사실 원디렉션 멤버들은 그 당시 오디션의 우승자가 아니다. 그 해의 '더 엑스 팩터'의 위너는 바로 '맷 카들'(Matt Cardle)이라는 청년이었다. 원디렉션은 그때 3위를 차지했는데, 이미 그렇게 다섯 명의 소년이 집단(?)으로 얼굴을 비추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인기는 이미 왠만한 스타의 인기보다 훨씬 더한 것이 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2011년 11월에, 드디어 원디렉션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Up All Night'이라는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활동에 들어갔는데, 당시 이 앨범은 미국의 빌보드 차트 1위뿐 아니라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스웨덴 등의 앨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영국 앨범 차트에서도 2위까지 오르는 등 이들의 첫 앨범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아이돌 스타'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된다.

이후 발표한 정규 앨범들 역시 나왔다 하면 바로 차트 최정상에 오르는 등의 성과를 보이던 원 디렉션은
2015년, '제인 말리크'(Zayn Malik)가 솔로로 전향해 팀을 탈퇴하며 인기가 약간 주춤할까 싶었으나,
오히려 제인의 솔로가 마치 다른 멤버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듯, 그 후 각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팀에서 가장 먼저 솔로로 전향한 감성 아티스트, 제인 말리크(Zayn Malik)

원디렉션 멤버로 4집까지 활동하다 솔로로 전향한 제인 말리크는 'Zayn'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 5월,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Mind of mine'이라는 제목의 이 첫 정규앨범에서 'Pillowtalk'이라는 곡이 
빌보드 차트와 영국의 UK 차트를 비롯한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등의 여러 나라에서 싱글 차트 1위를 석권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원디렉션'이라는 후광을 입은 상태에서 발표하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앨범인 만큼 더욱 많은 기대치가 쏠렸던 것이 명확히 보인 결과이기도 했다.

이미 원디렉션의 멤버로 활동할 때에도 직접 송 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던 제인은, 원디렉션의 후광이 없어도 이미 자신의 솔로 앨범을 통해 많은 평론가의 음악적 호평을 받았으며 '미소년 밴드 출신의 멤버가 솔로로 전향해서 성공한다 한들, 속했던 그룹의 인기만큼이야 하겠느냐'라는 왠지 모를 걱정을 시원스레 덜어주기도 했다.

여전히 꾸준하게 솔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크리스 브라운, 스네이크힙스 등의 뮤지션들의 곡에
피쳐링 아티스트로도 참여하며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제인의 'Pillow talk' 뮤직비디오

마냥 소년일 것 같았던 멤버, 나일 호란(Niall Horan). 편안하면서도 남성적인 음악.

처음에 원디렉션의 멤버로 활약하는 모습을 봤을 때, '그래,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캐릭터처럼 생겼다는 건 바로 저런 얼굴일 거야'라고 생각했다. 금발의 머리와 유난히 하얀 얼굴, 그리고 웃을 때 보이는 순수한 모습은 누가 봐도 마냥 해맑은 소년처럼 보였을 것이다.

원디렉션 활동 당시에 딱히 자신이 맡은 파트가 그리 길거나 돋보이지는 않았던 나일 호란. 그러나 그가 작년에 새롭게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후, 많은 대중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고 있다.
2016년에 'This town'이라는 곡으로 첫 싱글을 발표하며 UK 싱글차트 9위, 빌보드 싱글차트 20위까지 올라갔고, 2017년에 발표한 'Slow hands'는 빌보드 차트 14위, UK 차트 7위 등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꽤 훌륭한 기타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두 곡 모두 편안하면서도 간결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기도 한다.
밴드의 센터에 서서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모습이 원디렉션 안에서의 모습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원디렉션 멤버 중에 유일한 아일랜드인이며 영어권 나라들의 팬들 사이에서는 '아이리시 특유의 억양이 매력적인' 남자 연예인으로 불리며, 한때 저스틴 비버의 팬이었다고 자청하는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얼핏 비슷한 매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 나일 호란의 'Slow hands'

남은 원디렉션의 멤버들인 해리 스타일스, 리암 페인, 루이 톰린슨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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