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구호 연출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립극장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정구호 연출이 '춘상'의 의상, 대중음악 사용 등 작품의 콘셉트를 소개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 '춘상(春想)'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2017-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안무가 배정혜, 연출가 정구호가 만나 화제가 됐다. 배정혜 안무가는 2006년 'Soul, 해바라기' 이후 11년 만에 국립무용단과 함께한다. '춘상(春想)'은 '봄에 일어나는 다양한 상념'이라는 의미로, 스무 살 청춘이 겪을 법한 사랑의 감정을 1막 8장 구성으로 펼쳐진다. 고전소설 '춘향전'의 '춘향'과 '몽룡'이 오늘날 고등학교 졸업파티에서 서로 첫눈에 반하는 청춘 남녀 '춘'과 '몽'으로 재탄생된다.

정구호 연출은 "한 나라의 문화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전통을 고수하고 연구하는 집단이 있어야 하고, 전통을 현대화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 집단이 있어야 하고, 계속 실험적인 창작을 해야 하는 그룹이 있어야 한다"라면서, "이 집단이 균형을 이룰 때 그 문화가 활성화된다고 믿고 있다. 한 시대를 반영한 음악과 춤은 뉴 클래식이 된다. 기본 춤 베이스는 한국무용에서 두기 때문에, 기초 스텝의 정통성은 유지가 되고 있다. 일반 관객이 전통이냐 아니냐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국립무용단 신작 '춘상'의 연습 공개가 4일 오후 열렸다. ⓒ 국립극장

'춘상'은 베이지, 그레이, 버건디 세 가지 색의 의상으로 사랑의 감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정구호 연출은 "전통 옷을 입고, 음악을 틀고 춤을 춰야만 전통이라고 하지만, 전통 음악을 틀고도 모던 춤을 출 수 있다"라면서, "옷과 실내의 데코레이션은 전통적이면서 모던함이 다 들어가 있다. 우리나라 전통의 화려한 오방색만 이야기하지만, 서민들은 백의민족으로 흰옷을 입는 등 단색 옷을 더 많이 입었다. 그래서 화려한 유채색 대신 무채색으로 나왔다. 모던 기준으로 작품을 만든다면 요즘 옷인 와이셔츠, 미니스커트, 청바지를 입는 게 맞겠지만 네오 클래식을 담았다"라면서 의상 설정을 언급했다.

이어 정 연출은 "기본 정서는 '춘향'과 전혀 다름이 없다"라면서, "실제 사랑에 대한 정의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사랑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위기라는 것은 항상 있는데, 어떤 이유로 오느냐가 중요하다. 춘향전에서는 '변사또'를 통해 위기를 주지만, 많은 멜로드라마를 보시면 집안 부모 관계로 위기가 찾아온다. '변사또' 역할을 양쪽의 부모로 선택했다. 두 부모의 반대 이유는 '춘'과 '몽'이 어릴 수도 있고, 어떤 집안 문제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인해서 할 수 없이 갈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가 다른 이유로 해석되어 헤어지게 되고,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테마는 같다고 본다"라고 언급한 정구호 연출은 "외국에서 '라 트라비아타' 오페라를 보면서 굉장히 오래된 클래식 공연이 다양한 안무가가 하는 데도 매번 다른 버전으로 관람했다. 전통 버전, 그 시대를 반영하는 버전 등 다양한 작업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좋은 클래식이 너무나 많은데 재해석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한국무용도 변화의 작업이 있으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춘상'의 '춘향전' 재해석 이유를 밝혔다.

끝으로 정구호 연출은 "대중음악 중 싸이나 알려진 K팝 스타의 음악을 쓴다면 그 음악의 유명에 얹혀가지 않을까 싶었다"라면서, "인지도가 강해 무용이 죽어 보일 것 같아, 좀 더 자신의 실력을 탄탄하게 키워가고 있는 젊은 싱어송라이터를 베이스를 했다. '춘상'을 통해 요즘 활동 중인 인디 아티스트를 같이 홍보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했다"라고 전했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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