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음악에 대한 다양한 '거리'를 나눠보는 시간, 트렌드피디쇼 첫 코너 '음악꺼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엠넷 '쇼미더머니6'에서 활약한 1세대 래퍼 원썬을 만나봅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MHN 편집장·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래피 (가수·음악 감독)

▶ 게 스 트 : 원썬 (Onesun·본명 김선일)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힙합 뮤지션 원썬입니다. 최근 '쇼미더머니' 시즌6에 출연하면서 인지도가 올라갔다. 사실 그동안, 유명했던 적이 없다. 힙합 언더에서 자리 지키고 있던 래퍼였다.

ㄴ 래피: 90년대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성지, 마스터플랜에서 활동을 시작한 1세대 래퍼다. Mnet(엠넷) '힙합 더 바이브'라는 방송을 함께하기도 했다.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ㄴ 처음 무대에 섰을 때가, 1998년이었다.

ㄴ 래피: 당시에는 힙합이 지금처럼 인기 있지 않았다. 마이너 장르였다.

마이너 장르였던 힙합, 어떻게 접했나

ㄴ 어떤 체계적인 공부를 했던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자주 듣고, 힙합을 사랑하게 됐다.

▲ ⓒ Mnet 쇼미더머니5

마스터플랜은 어떤 곳인가

ㄴ 힙합을 들을 수 있는 무대를 찾아 헤맸다. 신촌, 홍대, 이태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힙합 음악이 나오는 곳을 찾았다. 당시에는 그런 가게를 찾기 무척 힘들었다. 결국 '소울트레인'이라는 작은 바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손님으로 방문했는데, 어느새 일까지 하고 있었다. 붙임성이 좋은 편은 아닌데, 빠지면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습관적으로 매일같이 가게에 들렀다. 교통편이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즈음부터 마스터플랜 공연장 무대도 오르게 됐다. 음악 하는 친구들도 만나게 됐다.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른 건 언제인가

ㄴ 첫 무대는 마스터플랜 공연장이었다. 원래 음감회를 주로 하는 곳이었다가, 락 음악을 하는 공연 클럽이 됐다. 힙합 뮤지션들이 등장하면서 힙합 클럽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PC 통신 힙합 동호회에서 모인 뮤지션들이, 마스터플랜에서 공연했다.

첫 곡으로 일 스킬즈(Ill skillz)의 '알아들어(Feat. DJ Soulscape)'를 추천했다

ㄴ 처음 무대에 오를 때는 힙합이 이렇게 대중화될지 몰랐다. 제가 생각하는 힙합의 클래식이 바로 이 노래다. DJ Soulscape와 일 스킬즈가 부른 '알아들어'다.

쇼미더머니 출연 이후 화제가 됐다. 달라진 인기를 체감하나

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피드백은 확실히 받았다. 솔직히 '쇼미더머니'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출연한 것도 아니다. 그냥 "저 사람 웃기네" 정도였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사람들과 소통을 시작하고 그 내용이 화제가 됐다.

▲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팬들에게 일일이 카카오톡 답변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ㄴ 작년에 '쇼미더머니5'에 나갔다. 예선 광탈을 하고, 일만 하며 살았다. 그러다 모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가 됐다. 대본을 받아보니, 일명 원썬 어록이 존재하더라.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원썬이라는 존재가 상당히 재밌는 소재가 돼 있었다. 그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그날 저녁 우연히 모르는 사람에게 카톡이 왔다. "원썬 님 아니냐"는 연락이었다.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카카오톡 아이디를 추정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무척 고마웠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 카톡 아이디가 퍼졌다. 하루에 메시지가 1,000개 이상 올 때도 있었다. 신기한 것이, 저에게 나쁜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초등학생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메시지를 받으면서, '답 해줘서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다. 저는 제게 말을 걸어준 것이 고마웠다. 그런 응원들이 에너지가 됐다.

사람들이 왜 원썬과의 대화에 열광했을까

ㄴ 저는 히트곡이 없는 뮤지션이다. 그냥 계속 버티고 이어왔다.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는 결과들로 가치를 측정 받는다. 그런데 저는 대단한 성과가 없어도 계속 힙합을 해왔지 않나. 그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 것 같다.

ㄴ 래피: (원썬의 인생이) 감동적인 요소가 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나

ㄴ없었다.

▲ 인터뷰 녹음 현장. 좌측부터 래피, 원썬, 이우람

두 번째 노래는 어떤 곡인가

ㄴ 오늘은 제 노래보다 올드 스쿨 추억 탐방을 하면 좋을 것 같다. 70년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74년에 발표된, 'Gladys Knight & The Pips'의 'The Makings of You'다.

다양한 곡을 발표했다. 그중 사랑을 받은 노래가 궁금하다

ㄴ 영화 두사부일체 OST '꼬마달건이'가 꽤 사랑을 받았다.

20년간 원썬을 버티게 한 요인이 있다면?

ㄴ 긍정적인 태도가 컸던 것 같다. 지금 뭔가 안 풀려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일단 부딪치고 맞아보자 싶었다.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지만 견뎌내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면 힘들지 않은 거다. 그런 점에서 저는 별로 힘들었던 적이 없다.

▲ ⓒ Mnet 음악의신2

긍정적인 성격은 부모님 영향인가

ㄴ 부모님께는 늘 감사하다. 밝고 긍정적으로 키워주셨다. 아버지가 음악을 무척 좋아하신다. 작은 카세트테이프를 몇 번이나 돌려 들으실 정도다. 그런 점에서 영향을 받았나 싶지 않다.

정기 언더그라운드 힙합공연 '샤이닝 그라운드'도 운영 중이다

ㄴ 마스터플랜에서 공연했던 시기가, 뮤지션으로서의 원썬을 가장 성장시켰다. 후배 아티스트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싶었다. 라이브 무대에 정기적으로 서서 관객과 소통하는 경험은 정말 엄청나다. 2011년부터 일명 '듣보 래퍼'들과 공연을 시작했다. '샤이닝 그라운드'에 넉살 씨가 활동하기도 했다.

8월 23일에 새 싱글이 나왔다. 'Pionnier Du Game', 어떤 노래인가

ㄴ 'Pionnier Du Game'은 프랑스어다. 프랑스 래퍼 Blaike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ㄴ 래피: 원썬 씨의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을 들을 수 있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ㄴ 추억에 젖는 시간이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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