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진출, 감독상을 받은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감독 소피아 코폴라)이 6일 개봉했다. 토머스 컬리넌의 장편 소설이 원작인 '매혹당한 사람들'(원제 The Beguiled)은 1971년 돈 시겔 감독의 작품으로 개봉하기도 했었다. '대부' 3부작을 연출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외동딸이자 영화 '그녀'를 연출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전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뮤즈이기까지  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재해석한 '매혹당한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1864년 미국 남북전쟁 시기 탈영한 북군 '존 맥버니 상병'(콜린 파렐)이 심각한 다리 부상을 당한 채 숲속에 쓰러져있다. 죽기 직전인 그를 발견한 소녀는 바로 숲속에서 버섯을 따고 있던 '에이미'(우나 로렌스)로 근처 저택에 자리한 여자 신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여교장과 여선생, 그리고 다섯 명의 여학생만이 있는 이 학교는 남부에 자리한 곳으로 전쟁 동안 모두가 떠나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그런 곳에 남자, 그것도 적군 탈영병을 본 그들은 남부군에게 넘겨야 할지 내보내야 할지 고민하지만, 그의 다리 부상을 우선 치료하기로 한다.

치료 후 깨어난 그는 세심한 성격과 매혹적인 화술로 7명의 여자를 은밀하게 유혹한다. 차가운 듯 보이지만 혼자 학교를 이끌며 강한 모습만 보여온 '미스 마사'(니콜 키드먼)는 학생들에게는 엄하게, 그에게는 부드럽게 대하고, 아이들을 리드해온 처녀 선생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는 그에게 푹 빠져버린다. 그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성인 여자가 되고 싶은 '알리시아'(엘르 패닝)와 그를 구한 '에이미'까지 모두가 매혹당한 상황에서 긴장감 넘치는 그녀들의 심리전이 펼쳐진다.

 
 
 

실제 빈티지 렌즈를 사용하여 촬영했다는 이 영화는 1864년의 아련함과 우아함을 잘 나타냈다. 남성 중심 사회였던 당시 억눌린 여성들이 권력을 가졌을 때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나잇대는 다르지만 한 남자를 두고 라이벌이 되어버린 그녀들의 눈치 싸움은 치열하기만 하다. 영화에서는 이런 치열함을 이용해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눈에 띄게 신경 쓴 옷 스타일과 머리 스타일, 그리고 '존'이 맛있다고 하는 애플파이에 서로 누가 요리했고, 레시피를 주었고, 사과를 따고, 땅을 갈았다는 깨알 어필까지 웃음을 자아내는 그녀들의 모습은 사랑스럽지만, 점점 위험해져 간다. 영화 '미저리'(로브 라이너 감독)가 떠오를 정도.

원작과 다르고 지난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은 여자들을 중심으로 신선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심리적인 긴장감에서는 다소 아쉽기도 하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9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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