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리디아 부사장] ▶ [박리디아가 만나는 대한민국 최고예술가 100] 28. 모델 김동수 "20대 美·유럽 진출, 찬란했다" ② 에서 이어집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국에서 인정을 받은 후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가 됐다.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모델을 왜 해야 하는지, 모델이 뭔지를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 한다. 그 접근 방법이 쉽지는 않다. 일단 해 봐야 하는데, 대부분의 제자가 처음 왔을 때 "너, 키가 커보니 모델 한 번 해봐"라는 타인의 권유로 온 친구들이 반 정도 되고, 자기가 좋아서 온 친구들이 반 정도 된다. 그러다 보니 무용, 성악 등 타 예술 분야보다 늦게 입문을 한다. 늦게 접하다 보니 부모님이 주신 우월한 유전자를 기반으로 온 친구들이 쉽게 접근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막상 들어오고 나니 '모델'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성 교육을 늦게 접하다보니 시간이 걸리는데,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다. 모델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배우고, 본인들이 애정을 갖고 국내뿐 해외로 나가는 친구들도 있다. 결국, 자기가 좋아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미쳐볼 만한 가치가 있는데, 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조건 튀고 싶고, 돈을 벌기 위해서 모델을 할 필요는 없고, 다른 길로 가야 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모델을 하지 않았으면 뭘 했을지 모르겠다. (웃음)

▲ 2000년대 모델 김동수의 활동 모습 ⓒ 김동수

한국모델학회 회장을 역임 중인데, "왜 '모델'에 학문이 필요하는가?"라는 지적도 있었을 것 같다.
ㄴ 모델은 몸을 움직인다. 그래서 체육, 운동 생리학 쪽에서 등장했다. 무용 역시 그 분야에서 빠져나왔다. 그래서 우리도 처음엔 스포츠대학에 모델과가 속해 있었다. 아직 학문적으로 가르치고는 있으나 역사가 100년도 채 나오지 않았다. '학'자가 들어간다면, 학문적인 깊이로 연구를 계속 해야 하는데, 모델의 시대적 변화가 빨리 이뤄지고, 융합적으로 일어나서 '학'자를 뺐다. 체육 역시 '체육학과'와 '체육과' 중에 '체육과' 비율이 더 높다. 체육학과는 학문 쪽으로 좀 더 깊게 가는 차이가 있다.

모델이 왜 4년제 대학, 석사를 만드느냐고 했을 때, 모델은 철저하게 상품이다. 마케팅 수업을 해야 하면서, 예술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사람의 외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하므로, 미학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커리큘럼을 보고 깜짝 놀란다. 겉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매력적, 도발적 걷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와서 보면 워킹 수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워킹은 꾸준히 늘 해야 하는 거니, 어떻게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피치 수업, 마케팅 수업, 음악과 의상 및 공간 연출 등을 배운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 2000년대 모델 김동수의 활동 모습 ⓒ 김동수

지금은 모델이 연기자, 연예인이 되기 위한 기초 발판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ㄴ 그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말로 이야기한다면 '혼합', '융합'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하나만 했었다. 지금은 멀티플레이어를 뽑는다. 다재능인 사람들이다. 나 역시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인식하려 한다.

15년 전에, 모델들이 체격 조건이 좋다 보니 새로운 시선으로 카메라를 잡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연기는 배워가면서 늘으면 되니, 연기자로 모델 출신을 선호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차승원, 김우빈, 권상우 씨 등이 대표적인 톱 모델 출신 배우다. 그 사람들은 연기도 뛰어나고 외모도 뛰어나다. 그런데 어떤 모델들은 가수, 연기 다 떠나서 오로지 모델로 워킹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한국에서 빛을 발하지 못해 스스로 외국에서 개척한 친구들도 있는데 자랑스럽다.

자연스럽게 모델이 미디어의 노출 빈도가 높으니, 졸업 이후 저런 길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우뿐 아니라 보이지 않은 패션쇼 연출 기획도 하고, 모델 지도자도 됐고, 심지어 기자도 태어났다. 생각이 풍부해지고 있다. 피아노도 배우거나, 3개 국어를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잘 활용하면 문화예술계 가교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 김동수 모델(왼쪽)과 박리디아 문화뉴스 부사장(오른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동수에게 '모델'이란 어떤 의미인가?
ㄴ 내 삶의 전부다. 일부분이라고 하면 좋겠지만, 그 이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델을 해서 행복했고, 감사하고, 앞으로 다시 태어나도 모델이 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ㄴ 예전에는 긴 계획도 있고 했지만, 날마다 충실하게 잘 하고 싶고, 늘 즐겁게 하고 싶다. 올해도 무대를 한 3번 섰다. 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특히 후배나 제자들이 날 필요로 한다고 하면 무조건 'OK'라는 원칙을 정했다. 그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지금보다 건강하고, 지속성을 갖고, 유지하는 것도 꿈이다.

golydia@mhns.co.kr 정리·사진ⓒ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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