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47 '베이비 드라이버'

▲ ⓒ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9월 둘째주에 박스오피스에 등판하는 영화들이 유독 넘쳐난다. 극장에 걸리는 신작만 무려 10편이 넘어간다. 그래서 이번주 따끈따근한 영화 중 무엇을 볼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중에서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관객들의 '마음 속에 저~장'할만한 영화를 하나 꼽았다. 바로 미국현지에서도 혜성같이 등장해 모든 이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던 '베이비 드라이버'다.

두 사람은 '베이비 드라이버'를 어떻게 보았는가?
ㄴ 석재현 기자(이하 석)  :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한국 관객들 취향에 딱 맞는 액션영화다!' 였다. 대체로 국내 관객들이 호쾌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액션, '라라랜드' 같이 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영화들에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두 가지 요소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감독인 에드가 라이트는 애초에 영화삽입곡으로 사용하고자 30여 곡을 먼저 고른 뒤, 이를 뼈대 삼아 하나의 영화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렇기에 '베이비 드라이버'가 관객들의 "마음 속에 저~장"이 안 될 수가 없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을 들어봤을 'GTA' 시리즈를 영화화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바로 '베이비 드라이버'라고 답하고 싶다. 강렬한 카 체이싱, 스토리모드를 풀어가면서 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 그리고 차를 타면 항상 들려오는 라디오 속 음악까지 이 모든 것이 균질하게 넘어가는 시원한 영화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차세대 미남 스타인 안셀 엘고트의 매력이 넘쳐난다. 작품의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배츠' 역의 제이미 폭스 또한 강렬한 모습을 남긴다. 같은 소니 영화였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속 악역 '일렉트로'는 지워도 좋다.

두 사람이 꼽는 '베이비 드라이버'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ㄴ 석 : 후반부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베이비'와 '버디'의 1대 1 대결 장면이다. 이 장면에는 사실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있다. 에드가 라이트는 내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 장면을 만들 때 퀸의 'Brighton Rock'을 감상하고, 자신만의 표현으로 클라이막스를 연출해보고 싶었다며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퀸의 마니아들이나, 혹은 이 노래를 들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브라이턴 록'은 경쾌한 로큰롤과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독주가 매력 포인트다. 이 매력 포인트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액션으로 승화시킨 에드가 라이트의 연출에 놀라고, 또 한 번 놀랐다.

 

양 : 영화의 첫 장면이다. 베이비가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벨바텀스'를 틀은 이후, 악당들이 한탕을 하러 나간다. 그 사이 베이비는 차 안에서 노래 속 멘트를 따라 하거나, 몸을 움직이면서 기다린다. 정확하게 범죄 현장에서 빠져나온 멤버들을 태운 이후, 베이비는 '분노의 질주'를 펼친다. 그리고 경찰을 따돌리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음악과 싱크로 되면서 펼쳐진다. 만약 사운드 효과가 좋은 상영관이라면, 그 현장에 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 기어 변속음, 브레이크 소음 모두 말이다. 앞으로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가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다른 영화보다 수많은 OST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추천하고픈 곡이 있다면?
ㄴ 양 : 퀸의 'Brighton Rock'이다. 베이비가 아이팟으로 초반부에 듣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복선이 된다. 스토리 상으로도 중요한 곡인데, 놀랍게도 이 노래의 원작은 그레이엄 그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 '핑키'는 갱단에 있는 10대로, 핑키는 식당 종업원인 '로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즈는 절실한 가톨릭 신자로 핑키가 잃은 순수함을 대변하는 인물이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기꺼이 타락할 각오가 된 인물로 변한다. 이 정도만 말해도 흥미로울 텐데, 재미를 위해 원작 소설의 결말과 작품의 결말은 이야기하지 않겠다.

 

석 : 양 기자가 고른 'Brighton Rock'처럼 극 중 경쾌한 음악들이 대거 포진되어있지만, 나는 오히려 베이비와 '데보라'를 연인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티렉스의 'Debora'를 고정픽으로 정했다. 베이비와 데보라는 서로의 이름이 들어간 곡 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데보라라는 이름을 가진 곡은 세 곡밖에 없다면서 말을 건네는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괜히 달달했다. 그와 함께 장면 한가득 메우는 '데보라'는 서로를 향해 한눈에 반하고 깊게 빠져가는 것을 대변하는 듯했다. '베이비 드라이버'를 본 솔로 관객 중 일부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나만의 데보라'를 찾을 지도.

'베이비 드라이버'에 대한 당신의 점수는?
석 : ★★★★ / 액션과 음악의 환상비율,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균형
양 : ★★★★ / 이런 액션 영화를 극장에서 안 보겠다는 것은 손해

syrano@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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