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문수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히딩크 감독이 직접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을 주고 싶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히딩크 감독의 거취 논란이 다시금 확산된 상태다.
히딩크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한국 취재진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은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떠한 형태든 어떠한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 복귀설은 이미 9월 초 한 차례 이슈된 바 있다. 사건의 발단은 노제호 히딩크 재단 사무총장에서부터 시작됐다. 노 사무총장이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 복귀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복귀설이 이슈화됐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곧바로 선을 그었다. 이미 감독으로 선임된 신태용 감독을 믿고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달 초만 하더라도 히딩크 감독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아니었다. 대변인을 통해 제기된 이야기인 만큼 현실성도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히딩크 감독이 직접 복귀설을 밝혔다. 잠잠했던 히딩크 감독의 복귀설이 갑작스레 탄력을 받게 된 점도 이에 기인한다.
여기에 노 사무총장이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복귀설 초반 김호곤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 측근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카카오톡 메시지 공개 후에는 카톡은 받았지만 당시에는 감독 선임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 히딩크 감독의 복귀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대표팀은 신 감독을 선임했고, 험난했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멀쩡한 감독을 내쫓고 히딩크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모험수에 가깝다. 신 감독에 대한 도리를 생각해도 이는 걸맞지 않은 행보다.
뿐만 아니라 히딩크 감독 선임이 러시아 월드컵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02년은 어디까지나 과거일 뿐이다. 다시금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선수층도 달라졌고, 여건도 분명 좋지 않다. 히딩크 감독 역시 "2002 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한 상태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기술고문이다. 히딩크 감독이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이다. 경험이 풍부한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 경력이 부족한 신태용 감독을 서포팅 하는 역할이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없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대표팀에 도움을 줄 수 있고, 협회 역시 멀쩡한 사령탑을 끌어 내리는 촌극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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