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 베로나 공식 홈페이지

[문화뉴스 MHN 박문수 기자] 아쉽다. 헬라스 베로나의 '코리안 메시' 이승우의 데뷔전이 또다시 연기됐다. 소속팀 역시 로마에 0-3으로 패하며 4라운드 연속 승점 3점 확보에 실패했다.

이승우의 베로나는 17일 새벽(한국시간)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4라운드' 로마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지난 피오렌티나전 0-5 패배에 이은 2연패다. 이날 패배로 베로나는 4경기 동안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강등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떠나 베로나에 입성하며 유럽 1부리그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건도 좋았다. 베로나는 승격팀이다. 젊어진 팀 컬러를 무기로 공격진 쇄신에 나섰고,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소속이었던 이승우야말로 베로나에 안성맞춤이었다. 20세 이하 월드컵에서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팀 적응만 마친다면 출전 시간 보장도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꼬였다. 팀이 못 해도 너무 못 한다. 감독으로서는 새로운 선수를 시험할 기회가 없다. 오히려 기존 선수들 혹은 세리에A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자원들을 중심으로 전술 운용을 이어가게 됐다. 이에 이승우를 위한 자리도 없었다.

베로나의 페키아 감독은 로마전에서 공격진 변화를 줬다. 파치니를 대신해 모이스 킨을 원톱으로 내세우면서 호물루와 발로티를 측면에 배치했다. 주목할 점은 발로티와 호물루다. 두 선수 모두 미드필더다. 

호물루는 중앙 미드필더 지역은 물론이고 풀백으로도 기용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활동량이 좋은 만큼 측면 공격진에 배치해 로마 측면을 윗 선에서부터 방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발로티 역시 전문적인 공격 자원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 기용은 실패로 끝났다. 지난 피오렌티나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진 조직력이 불안했다. 그렇다고 미드필더 지역에서부터 공 배급이 잘 된 편도 아니었다. 수비진은 불안하고, 미드필더진은 공격 전개 자체에 애를 먹으면서 상대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준 베로나였다. 공격진 역시 킨을 투입하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팀이 0-3으로 끌려 다니면서 이승우를 위한 기회는 마련될 수 없었다. 베르데와 파치니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로마는 베로나에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설상가상 수프라옌의 경고 누적에 따른 퇴장까지 겹치며 베로나는 더욱 소극적인 경기 운용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이승우는 다시 한 번 벤치에서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변화가 필요하지만 섣불리 바꿀 수도 없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베로나의 현 주소다.

pmsuzuk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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