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18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뮤지컬 '1446'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뮤지컬 '1446'은 2018년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여주시와 HJ컬쳐가 함께 제작하는 작품이다. 세종대왕의 즉위와 한글 반포 등의 이야기 속에서 세종대왕이 아닌 인간 이도를 풀어간다. 그가 가진 고민과 고통, 눈이 멀어가는 과정에서도 어째서 그렇게까지 백성을 사랑했는지 등이 작품에서 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 '1446'의 제작을 맡은 HJ컬쳐는 '빈센트 반 고흐', '라흐마니노프' 등을 통해 인물이 중심이 되는 서정적인 전개로 마니아 층을 형성한 제작사다. 최근 대학로에서는 보기 드물게 끊임 없는 작품 개발과 관객 중심의 운영을 통해 '흑자 내는' 제작사로도 알려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원경희 여주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HJ컬쳐의 한승원 대표, 채현원 안무가, 김은영 연출, 세종 역 박유덕, 전해운 역 이준혁, 소헌왕후 역 박소연, 태종 역 김태훈, 양녕/장영실 역 박정원 배우가 참석해 '조선을 위해', '왕의 무게', '애이불비', '독기'까지 4개의 넘버를 선보였으며 이어진 간담회를 통해 '세종대왕'을 다룬 뮤지컬을 만드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 원경희 여주시장.

원경희 여주시장은 인사말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에 나가있는 해외 동포 외국인도 존경하는 사람"이라며 세종대왕을 소개했고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사람을 세종으로 꼽았다"고 세종대왕이란 브랜드가 현재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밝혔다.

배우들과 창작진 역시 간단한 인사말을 남겼다. 박정원 배우는 "연습기간이 좀 짧은 감이 있고 창작 초연이지만, 전 배우와 스탭이 열심히 하고 있다. 작품이 너무 좋게 나올 것 같고 넘버나 안무등도 좋아서 좋은 작품 나올 것 같다. 세계로 뻗을 때까지 화이팅하겠다"고 기합을 넣었으며, 이준혁 배우는 "또 하나의 빛날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소감을, 박소연 배우는 "공연 내내 세종의 곁을 지키며 세종이 꿈꾸는 나라를 옆에서 지켜보겠노라 다짐하는 역할이다. 세계로 나아가는 세종대왕 되길 바라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고 박유덕 배우는 "감히 제가 세종 역을 하게 됐다. 광화문에 가서 가볍게 말씀드렸다. 조만간 영릉 찾아가 인사드릴 예정이다"라고 세종대왕을 연기하는 소감을 밝혔다.

채현원 안무가는 "솔직한 맘으로 부담가는 작품"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서 "그 부담을 멋진 무대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창작 뮤지컬이란 게 어떤 방향으로 갈지 배우들의 역량이나 창작진 의도 등에 의해 여러 가지 갈래로 갈텐데 저희는 모두의 뜻이 하나로 모였기에 뜻 깊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이 작품 올라오면 세종대왕의 의미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세종은 대한민국 국민이 누구나 아는 사람이다. 제 역할은 여러 안무나 동선 등이 지루하거나 상상했던 이야기가 아니라 뭔가 파격적이고 신선하고 살아있는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 여러분이 와서 보셨을 때 우리가 아는 사극 이야기가 아니라 특별한 하나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는 느낌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안무가로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작곡가이자 첫 연출을 맡은 김은영 연출은 "이 작품 시작하기 앞서 많은 조사를 했을 때 세종을 알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많았다. 저희만이 가진 컨텐츠로 어떻게 접근할까 했을 때 세종이란 왕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가 어떻게 이런 많은 업적을 이뤘고 어진 정치를 했는지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했나'에 집중했다"며 이번 작품의 포인트를 전했다.

▲ 좌측부터 이준혁 배우, 한승원 HJ컬쳐 대표, 박소연 배우, 원경희 여주시장, 박유덕 배우, 김은영 연출, 김태훈 배우, 채현원 안무, 박정원 배우.

한승원 대표는 "처음엔 너무 뻔한 이야기라 하기 어렵지 않을까 했다"며 '세종대왕'이 지나치게 잘 알려진 컨텐츠란 점에서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영국 출장 갔을 때 셰익스피어 공연장이 불에 타서 재건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히 영국 사람들이 재건하려 했을 줄 알았는데 영국인이 아닌 미국인이 펀딩을 받아 어렵게 재건했다고 들은 뒤부터 머릿속에 세종이 떠나지 않았다. 안다는 것이 상당히 무섭다. 실제로는 잘 모르거나 왜곡해서 아는 것도 많다. 지금까지 세종을 안다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단 걸 깨달았다. 조사해 보니 세종대왕의 일대기는 그런 드라마적 요소나 갈등 구조가 많고 재밌어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90분으로 준비했는데 제가 욕심을 낸 끝에 2막 구조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너무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며 세종대왕이 가진 컨텐츠적 가치를 바라보게 된 과정을 전했다.

한 대표는 끝으로 "덧붙이자면 이 작품을 완성하는 단계별 제작 과정을 주의깊게 봐주시면 좋겠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창작하며 느끼는 감이란 게 있는데 이번에 상당히 좋다. 그리고 여주시에 많은 제안을 드렸는데 모두 실현되고 있다. 저희가 창작하며 꼭 하고 싶던게 단계별 개발이다. 트라이아웃, 해외 워크숍을 통한 개발, 본공연까지. 민간 차원에서도 이렇게 해야한다고 하지만, 시간과 돈 때문에 못했다. 그런데 여주시가 잘 도와주고 주무관께서 흔쾌히 일을 저지르고 계셔서 신나게 하고 있다"며 세종대왕 외에도 '1446'이 지니는 가치가 큰 점을 어필했다.

다음은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좌측부터 배우 이준혁, 박유덕, 원경희 여주시장, 배우 박소연, 김태훈, 박정원.

'1446'을 통해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ㄴ 한승원 대표: 눈이 멀면서까지 백성을 사랑한 왕이 세종이다. 왕이 그렇게까지 백성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도의 마음과 그의 의도. 백성이 주인인 나라인 조선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전하려고 했다.

여주에서 공연을 올린다. 서울 공연 계획이 없는지.

ㄴ 원경희 시장: 올해 공연 자체가 내년을 위한 준비다. 작품 완성도를 위해 여주에서 트라이아웃 공연 후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하려고 논의 중이다. 가능하다면 더 발전시켜서 전국 투어나 해외 공연까지도 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

서양과 동양의 음악이 조화롭다는 말은 다소 피상적이다.

ㄴ 김은영 연출: 우선 작곡가로서 음악에 대한 배경을 설명드리자면, 어지러웠던 조선의 밑거름이 된 태종과 그 기틀이 된 세종 이야기를 담기엔 음악적인 템포감이 중요하더라. 원래는 국악 정서를 많이 담고자 했지만 그런 템포감 떄문에 현대음악의 클래식한 면에 국악의 선율을 얹어 가려고 했다. 저희가 원하는 전체적인 음악 흐름은 어지러운 조선을 반영하듯 난해한 코드, 복잡한 리듬으로 어렵게 표현되다가 세종으로 인해 세상이 밝아지듯 음악도 점점 밝아지고 아름다울 예쩡이다. 국악적인 정서를 더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작 예산이 적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답변해달라.

ㄴ 한승원 대표: 뮤지컬 한 편 만드는데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다. 왜냐하면 단 9회 공연인데 여주시에서 3억의 직접 비용과 1억의 간접비용을 들였기에 적다곤 할 수 없는 예산이다. 세종을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에 많은 부분을 양보해주셔서 전체 비용은 4억 정도지만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세종을 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캐릭터를 만든 과정은?

ㄴ 박유덕: '세종' 역을 맡은 건 부담보다는 감사한 일이었다. 세종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동상에 가서도 제가 감히 해보겠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캐릭터 분석은 어렵지 않았다. 세종께서 백성을 보려 했듯 저도 배우들을 보려 하고 있고 대본에 담긴 사건 등을 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어렵진 않았다. 어려운 점은 그 시대의 언어가 지금과 좀 다른 점이 어렵다. 다른 배우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함께하고 있다.

첫 연출 맡은 소감이 있다면.

ㄴ 김은영 연출: 저도 많은 걱정과 염려속에 연출을 시작했다. 놀라운 게 프리프로덕션 기간에 세종에 대해 말하고 싶던 게 다들 한 방향으로 가더라. 그래서 연출로서 담아내고자 하는 이야기보다는 연습실에서 진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었다. 다행히 좋은 제작진, 배우들 만나서 한마음으로 가고 있어서 제 부담을 많이 덜어주고 계신다. 연습실 분위기는 밝게 잘 진행되고 있다.

배우들도 호흡 맞추는 소감을 말하자면.

ㄴ 박소연: 지금 분위기 좋고 박유덕 배우가 리더쉽이 좋아서 배우들이 잘 따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공연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많은 부분이 배우들의 화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저희 '1446'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기보단 매일이 너무 즐겁다. 일하는 거지만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 놀러가는 기분으로 연습 잘 하고 있다. 극이 좀 무거운 면이 있다. 제 역이 또 아픔과 한을 대변하는 역이기에 연습 중엔 웃을 일이 없다. 그러나 극 안에는 해학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있기에 역사극이라고 해도 무겁기만 하지 않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면도 많다. 많이 보러 와달라.

전해훈이란 인물에 대한 소개와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이준혁: 다들 실존인물이고 저만 가상인물이라 오늘도 튀어 보이려고 수염도 기르고 옷도 컬러풀하게 입어봤다(웃음). 전해훈이란 인물은 조선 초기에 고려인들을 수장시킨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거제도에 터가 있다고 해서 가라고 해놓고 수장시켰다고 한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마지막 인물이라는 설정이다. 제 목표는 연출님, 안무가님께서도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어주시겠지만, 제 인물이 정말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소감 부탁한다.

ㄴ 박유덕: 뮤지컬 '1446' 좋은 환경, 대본, 음악, 배우, 좋은 곳에서 시작하고 있다. 여러분 함께 즐겨주시고 같이 공연 즐기는 시간 되시면 좋겠다.

 

뮤지컬 '1446'은 오는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공연된다.

some@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