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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의 목적' 보러 왔어요 >_<

"연애는 노력이다"

두 번째 보는 연극. 연애하고 있을 때 보는 '연애의 목적'과 솔로가 되어서 다시 보는 '연애의 목적'은 같은 내용 다른 느낌이다.

연극을 보기 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답을 구해보지만 잘 모르겠다. '연애의 목적'

연애에 목적이 있을까?

   
▲ 당신의 연애의 목적을 알려주세요!

연극 '연애의 목적'은 새로 오픈한 바에서 대부분의 사건이 일어난다.

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구수애'. 개업 축하 인사를 하러 온 '최지성'.

이 둘은 옛 연인 사이. 헤어진 연인을 우연히 다시 만난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어떻게 헤어졌느냐에 따라 다시 만났을 때 반응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이 둘은 그다지 좋지 않은 이별이었기에 서로에게 차갑게 군다. 연극 중반부에 '구수애'와 '최지성'이 서로 사랑하던 때를 재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알콩달콩~ 정말 영원히 사랑할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사랑스러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왜 눈물이 났던 걸까. 글로는 풀어내지 못할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뒤섞여있었다.

연극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영원한 사랑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내 생각은 'NO'이다. 어릴 때는 영원한 사랑이 존재하고 내 사랑은 영원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몇 번의 이별을 겪고 깨달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한다. 눈에서 안 보이면 잊히고, 익숙해지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진 것처럼. 하지만 방법은 있다. 바로 '노력' 멀리 있어도 계속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오래됐어도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 둘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결국 다시 사랑하게 된다.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인. 누군가는 말한다. 한 번 헤어지면 반드시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지게 된다고. 물론 같은 생각이지만 노력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사실은 반드시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한 사람만 죽으라 노력한다고 관계가 잘 유지 될 수 있단 생각은 금물! 감정이라는 것도 소모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반드시 채워주어야 한다.

   
▲ 연극 '연애의 목적' 무대

 

'천국' 이와 '순순이'의 사랑을 보면서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건 왜일까? 여자가 느끼는 서운함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까지 너무 정확하게 표현하는 배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반전은 여장을 한 남자라는 사실. 남성인데 어쩜 그렇게 여성의 감정을 잘 표현했을까? 배우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많은 남성 관객들이 모두 함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게 만들었던 장면."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앞머리 다듬었잖아~!!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 너무해!" 그리고 '천국' 이의 미안하다는 말에 "뭐가 미안한데? 도대체 뭐가 미안한데~ 뭘 그만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여자다. 조그마한 변화도 알아봐 주길 원하고, 진심이 담긴 사과 한마디를 듣고 싶은 거다. 여기서 진심이란 "진심으로 미안해"가 아니라 "내가 이러이러한 행동 때문에 네가 화났구나. 미안해". 이거다. 어쩔 수 없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 제가 지어준 오늘의 바 이름 '섹쉬한 오빠'입니다 :-)

사실 처음에는 '천국' 이와 '순순이'가 곧 헤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웠다. 시간이 지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뾰족한 부분은 닳아 없어지고 서로에게 꼭 맞춰진 모습이었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장점만 보는 사랑, 단점을 고치려는 사랑이 아닌 서로의 약한 부분까지도 끌어안아 주는 멋진 사랑. 이런 사랑을 하기엔 내 마음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걸까. 연애하던 때가 그립다. 그때보단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배우들과 찰칵!

그냥 가만히 앉아서 바라만 봐도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반드시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서로의 감정에 책임지며 속도를 맞추려는 노력.

연인이 함께 보러 간다면 더욱 좋겠지만, 혼자서도 친구와 함께 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연극이다. 
연인과 함께라면 두 손 꼭 붙잡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우린 절대 헤어지지 말자'라는 다짐을 하면 되고,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라면 사랑, 연애라는 것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가올 사랑을 준비하면 되는 거다. 내 안에 사랑이 있다면 연애한다고 부러워할 것도 없고, 혼자라고 외로워할 이유도 없다.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김미혜 mihye0330@mhns.co.kr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리라'. 보기와는 다른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으로 모든 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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