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기획취재팀] "대법원 결과는 마음을 비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결과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MHN 미디어센터에서 이뤄진 추석 화보 촬영에서 만난 배우 곽현화가 근황을 전했다. 곽현화 배우는 2012년 영화 '전망좋은 집'을 2014년 무삭제판이라는 이름으로 IPTV 등에 배포하면서, 동의 없이 노출 장면을 유포한 이수성 감독에 대해 '성폭력범죄혐의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이수성 감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검찰은 곽현화로부터 고소를 당한 이수성 감독에 대한 법원의 1심, 2심 재판 결과에 불복하고, 상고장을 제출했다. 

곽현화는 "2심까지 결과가 나오면 거의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마음에 두면 너무 힘들 것 같아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난 11일 기자회견 이후 응원 메시지가 늘어난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진짜 큰 힘이 많이 됐다. 확실히 댓글 내용도 너무 많이 달라지고 해서, 그동안 억울하고 힘든 마음이 녹아내리는 느낌이어서 감사했다.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분도 계셨다"라고 답했다.

눈에 띄는 댓글에 대해서 곽현화는 "여자분들이 많이 남겨주실 거라 생각했고, 기자회견 전에는 여자분들이 더 힘내라라는 글을 썼다"라면서, "이제는 녹취 발표 후 남성분들이 나한테 메시지를 더 많이 주셨다. '의미 있는 싸움이니 끝까지 지치지 않고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최근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의 배우 폭행 사례,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감독이 서예지 배우에게 촬영 중 실제 연탄가스를 마시고 연기를 하게 한 사례 등 남성 감독과 여성 배우 사이에서 일어난 영화계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곽현화는 "남성 감독과 여성 배우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면서, "크게 보면 시스템 문제다. 외국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 영화계에선 IPTV로 무삭제판을 만들어 2차, 3차로 영화가 재탕되고 있다. 그렇게 무삭제판을 내는 것이 감독의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담아내자는 취지인지, 수익 창출을 위한 하나의 도구인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상업영화는 이익 추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언급한 곽현화는 "그전에 배우, 감독, 제작사 간에 서로 예의와 지켜야 할 선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꼭 남성 감독, 여성 배우의 대결로만 이 문제를 삼고 싶지 않다. 시스템 적인 면을 건드려보고 싶었다. 규모가 큰 영화의 경우는 정형화되어 있어도,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는 배우가 계약서 내용을 한 번 재고해주셨으면 좋겠다는 태도를 보이면, 조금 불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배우의 권리라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렇게 된 시스템에서 배우의 권리는 없어지고, 희생해야 할 존재로 여겨졌다"라면서, "나는 그렇게 보지 않고, 좋은 작품을 위해서 배우, 제작사, 감독 등 모든 스태프가 영화의 한 일원으로 생각하고, 각자 환경에 최선을 다할 배경이 필요하다. 일방적인 희생이 필요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추구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추석 연휴 계획을 묻자 곽현화는 "고향이 부산"이라면서, "기차표를 예매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사실 인터넷을 잘 하지 못하는데, 너무 사람들이 빨랐다. 그래서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다. 전에 다녀올 예정이고, 추석 때는 집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서울에 남아있는 친구들과 함께 보낼 것 같다. 마음은 늘 '한가위'처럼 풍성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글=양미르 기자, 사진/편집=김희윤 기자, 권혁재 기자, 영상/편집=임우진PD/김면수PD]

[의상협찬=꼬레아노, 헤어메이크업=마노헤어 임지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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