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공연메모
극단 잎새의 김세한 작 연출 이상범 각색 최소현 공동연출의 기억하다
- 공연명 기억하다
- 공연단체 극단 잎새
- 작 연출 김세한
- 각색 이상범
- 공동연출 최소현
- 공연기간 2017년 9월 20일~10월 1일
- 공연장소 노을소극장
- 관람일시 9월 30일 오후 4시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노을소극장에서 극단 잎새의 김세한 작 연출, 이상범 각색, 최소현 공동연출의 <기억하다>를 관람했다.

김세한(1989~)은 청운대학교 방송연기학과 출신이다. 2013년 제3회 벽산희곡상 수상, 2014년 4월 ~ 2014년 9월 도요창작스튜디오 문학레지던스 입주작가, 2016년 제2회 윤대성희곡상 수상, <백돌비가>, <정글북>, <페리클레스> <니 애비의 볼레로> 등을 공연했다.

각색을 한 이상범은 <소갈머리>각색,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후산부 동구씨> 선정, 하트 드림페스티벌 <The yellow house>선정 작가다.

공동연출을 한 최소현은 <라스트 메이트>를 집필 연출하고, 무용극 <차나 한 잔 합시다> 무용극 <오이디푸스>를 연출한 미녀 작가 겸 연출가다.

<기억하다>는 다문화가족의 이야기다. 인구학적으로 봤을 때, 한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다인종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법무부 외국인정책통계에 따르면, 1998년 30만 명에 불과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는 2004년 75만 명, 2008년 116만 명으로 늘었고, 2012년에는 그 수가 145만 명에 이르게 됐다.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15 년 만에 네 배 이상 증가했다([그림1]). 이는 2012년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50,948,272명)의 약 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한국 사회의 인구구성 변동은 장기적인 사회변화의 한 흐름이 됐다. 단일민족으로 유지되던 민족적 동질성(ethnic homogeneity)도 도전을 받고 있다. 이미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국인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하고 있고, 일부는 한국인으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정부도 다인종·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을 준비하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여러 서구 유럽국가에서 다문화사회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문화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다문화 정책이 모두 실패하고, 사회통합을 훼손하는 결과만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학자와 정치인들은 프랑스, 독일, 영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정확한 의미의 다문화 정책이 실시된 적조차 없다며 이들 국가의 실패선언을 정치적 수사로 보기도 한다.

아직까지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다문화주의에 대한 담론이 시작될 경우, 한국인의 외국인과 다문화에 대한 관용도는 현재 서구유럽국가의 국민보다 낮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인의 다문화주의에 대한 의식 수준을 고려해 볼 때, 정부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보장하는 적극적인 다문화 정책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부터 해야 한다. 정부가 정확한 개념 정립 없이 사용해 온 ‘다문화’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더 이상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한국인’으로 받아주자는 류의 일방 통행식 정책을 다문화 정책의 전부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새로운 구성원이 한국 사회로 편입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한국 국민이 다양한 문화로 이루어진 사회를 거부감 없이 받아드릴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의 다양성에 대한 관용을 키우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눈앞으로 다가온 다인종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다 다양한 수준의 적극적인 다문화 이해 증진 정책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이민을 온 부부 중 부인이 아들을 낳고는 행적을 감춘다. 아들은 성년이 되어 어머니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방송국에도 알린다. 담당 PD가 찾아와 상세한 내용을 취재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과거사가 펼쳐지고 한국에 입국해 취업을 하면서 겪는 부당한 차별, 특히 밀입국자라 하여 일하는 영업소의 소장의 학대나 다름없는 처우가 극 속에 소개가 된다.

게다가 어머니는 벙어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주여성으로써 감내하기 힘든 일을 강요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진다. 이 사실을 발표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시치미를 떼고 모르는 체 한 소장, 이를 알고 비통해 하는 아들과 담당 PD의 충격의 모습 등이 주변의 인물들과 함께 마치 고발연극처럼 그려진다.

김태유가 이주노동자인 남편, 김영호가 아들, 박세화가 주모 겸 가수, 김용운이 영업소 소장, 서정수가 치매노인, 이지수가 어머니, 박세련이 방송국 PD, 정대진이 딸로 출연해 친 대중적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드라마터그 박제영, 조명감독 김민우, 음악감독 곽용훈, 무대감독 홍승오, 의상 이새날 박아롱, 소품 전은정, 무대제작 최현서, 그래픽 사진 김 솔, 진행 신진호, 조명오퍼 김상윤, 음향오퍼 김진성, 기획 이준희 박정수, 홍보마케팅 이창훈 등 스텝진의 열의가 드러나, 극단 잎새의 김세한 작 연출, 이상범 각색, 최소현 공동연출의 <기억하다>를 다문화가족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한편의 고발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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