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작전을 그린 5일 오후 8시 50분 JTBC에서 추석특선영화로 방영된다.

2016년 9월에 개봉했던 '밀정'은 워너 브라더스가 최초로 한국 영화에 제작비 862만 달러 전액 투자한 영화이자, 과거 '놈놈놈'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재회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공유를 비롯해 한지민,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이병헌, 그리고 조연으로 출연했던 엄태구 등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으며, 누적 관객 수 750만 명을 돌파해 2016년 역대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밀정'이 추석특선영화로 TV에 방영됨에 따라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인물이 누구였는지 다시 한 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송강호가 맡았던 일본경찰출신 이중간첩 '이정출'과 공유가 연기했던 의열단의 리더격으로 활동했던 '김우진'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활동했던 인물 황옥과 김시현을 본따 만들었다.

 

먼저, 황옥은 1887년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나 1920년 경기도 경찰부 직속 도경부에 특채로 발탁되었다. 경기도경찰부에서 근무하던 도중 김시현을 만나 독립운동에 헌신하기로 다짐했고, 김상옥 의사가 중국으로 망명하는 데 숨은 조력자이기도 했다.

이후, 1923년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범인을 검거차 중국으로 출장을 떠났고, 그 과정에서 의열단 단장 김원봉과 만나 항일 독립운동에 가담할 것을 서약하고, 조선총독부 등 일제의 기관 파괴와 일제의 요인 및 친일파 암살 등의 지령을 받았다. 권동산·김시현·김재진 등과 함께 폭탄과 권총 등을 경성까지 운반하다 김재진의 밀고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수감되었는데, 이를 '황옥 경부 폭탄사건'이라 부른다.

광복절 이후, 황옥은 반민특위로 활동하다 6.25전쟁 도중 납북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역사계에서는 황옥을 향해 친일파였다, 독립투사였다로 엇갈리고 있다. 비밀경찰로 밀정활동을 펼친 황옥의 행적은 일제가 의열단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대표적 공작활동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나, 출옥 후에도 김시현, 우승규와 같은 의열단원들과 계속 교류했던 점, 해방 후 반민특위에서 친일경찰의 악행을 증언한 점, 의열단장 김원봉이 황옥을 두고 "경기도경찰부 고등과 경부이나 과거 의열단원으로 활동했으며, 불행히 관헌에 체포된 애련한 자"라고 발언한 점을 보면 친일반민족행위자라 규정할 수도 없다.

 

김우진의 모티브가 된 김시현은 1883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나 3.1 운동 후 의열단에 가입하면서 단장인 김원봉과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0년 김시현은 황옥과 접촉해 후일을 도모했고, 1923년 함께 폭탄과 권총을 경성으로 운반해오다가 발각되어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후에도 김시현은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펼쳐왔고, 투옥 중에 광복을 맞이했다. 광복 이후 그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는데, 1952년 발췌 개헌 등으로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계속될 조짐이 보이자 이승만 대통령을 암살 시도를 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이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김시현은 1960년 4.19 혁명을 통해 풀려났다. 그 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시 한 번 당선되어 제5대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다. 몇 년 후인 1966년에 숨을 거두었다. 

그외 이병헌이 연기한 '정채산'은 의열단장 김원봉, 박희순이 연기한 '김장옥'은 김상옥 의사를 모티브했다. '밀정'을 보면서 실제 모티브한 인물들의 행적을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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