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5) 개막작 '이미지들' 프레스콜

 

 
▲ 안무가 라파엘라 카라스코(가운데)가 '이미지들' 중 '마에스트로' 레퍼토리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어떤 공연은 비주얼적이고, 어떤 공연은 시적이다. 성격이 각자 달라 폭발적이거나 평온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미지들'은 아름답고 시적인 공연이다." - 안무가 라파엘라 카라스코

스페인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 20주년 기념 공연 '이미지들'이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한국 첫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열리는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SIDance 2015)의 개막작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농도 짙은 플라멩코 연주와 절정으로 치닫는 노래,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출하는 매혹적인 춤으로 본능이 폭발하는 무대가 프레스콜을 통해 공개됐다.

30일 오후 '이미지들'의 첫 번째 파트인 '마에스트로(Del Maestro)'공연 시연 후, 라파엘라 카라스코 안무가와 이종호 SIDance 예술감독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앞 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스페인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Ballet Flamenco de andalucia)의 전신인 안달루시아 댄스 컴퍼니(Andalusian Dance Company)에서 1994년부터 수련 무용수, 공연 무용수 코치, 솔로 무용수, 안무가를 거쳐 이번 무대의 예술감독을 맡게 됐다.
 

   
▲ 라파엘라 카라스코(오른쪽)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한국에 온 소감을 묻자 그는 "아직 한국을 많이 볼 시간은 없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좋았고 서울의 평온함이 좋았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사람들이 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았다. 우리 문화는 스킨십이 많은 문화인데, 한국이 다른 동양 국가와 비교하면 더 우리와 가까운 것 같다"고 방문 소감을 이야기했다.

플라멩코는 아랍 지역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특유의 문화, 그리고 집시 문화가 섞여 있다.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인간은 노래와 음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감정을 이용하는데, 단순히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플라멩코라는 춤과 음악은 글로 쓰거나 악보를 통해 전해지기보다 직접 정해진 것을 고려하시면 된다"고 소개했다.

'SIDance 2015'의 개막작인 '이미지들(Images)'은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의 20주년을 맞이해 20년 동안 있던 일들을 모아 5개의 레퍼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지나간 5명의 국립발레단 예술감독들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장면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작품은 마리오 마야를 나타내는 작품 '마에스트로'로 라파엘라 카라스코에게 춤, 무대, 안무, 그리고 극장의 안팎에 대해 가르쳐준 스승에 대한 찬사다. 그가 의자에 앉아 춤추고 안무를 만들어내는 것에 착안해 작품으로 표출시켰다. '마에스트로'에선 두 사람의 대화에서 나오는 노래가 있는데, 그 장면에 대해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농부들이 밭에서 일하면서 내는 소리"라며 "농부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가축들을 몰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작품은 '빛의 어둠 속에서(En la oscuridad de la luz)'로 마리아 파헤스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루이스 부뉴엘 감독과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공동으로 만든 1929년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를 소재로 했다. 세 번째 '전설(Leyenda)'은 호세 안토니오 루이스 단장에 대한 작품이다. 그리고 원작이 헌정하고자 했던 무용수 카르멘 아마야에게 바치는 래퍼토리다. 네 번째 '남쪽을 마주하며(Mirando al Sur)'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은 크리스티나 오요스 단장에 대한 이야기로, 예술가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여행용 가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전했다.

마지막 '네 모서리(Las cuatro esquinas)'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발레단 감독을 맡은 로벤 올모에게 바치는 것이다. 루벤 올모의 대부분 작품에서 보이는 숄을 이용했다고 밝힌 라파엘라 카라스코는 "다섯 가지 레파토리는 안무를 재활용한 것은 아니고, 예전에 있던 안무가들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새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종호 SIDance 예술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편, 이종호 SIDance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종합선물세트"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그는 "다른 축제처럼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만 하는 스타일에 집중해서 전문화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될 수 있으면 많은 이들이 창작, 예술 무용을 알고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본 취지로 프로그램을 짠다. 그래서 창작된 춤이면 다양한 스타일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8년 전과 많은 변화가 있다. SIDance 뿐 아니라 LG아트센터 공연, 모다페의 발전 등 다양한 공연이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그전과 비교하면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작품을 보는 안목도 굉장히 높아졌다.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희망이 있다. 일반관객들에게 현대무용을 인식하도록 길거리 공연 등 온갖 실험을 다했다. 하지만 여전히 창작무용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는 적고, 그 인식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플라멩코'처럼 대중적이고 민속적인 창작부터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공연까지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운용했다. 무용전문가들이 아닌 사람들도 현대무용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이종호 예술감독은 "한국은 물론 외국 무용가 중 좋은 안무가가 있다면, 그 안무가를 섭외해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한 축제, 극장, 기관 등이 돈을 투자해 안무가가 작품을 완성하면, 투자한 곳에서 공연을 하고 투어를 하게 되는데 저희는 재정상 꿈도 꾸지 못한다. 능력 부족보단 예산 문제"라고 털어놨다. 이어 "또 한 가지 욕심으로 '후즈넥스트(Who's Next)' 프로그램이 있다. 세계 무용을 이끌 다음 세대가 누군지에 대한 질문으로 기획한 것으로, 한국의 젊은 안무가를 소개해 초청해가라는 방식으로 효과가 있었다. 이번엔 그것에 벗어나 전세계 장래성 있는 안무가들을 불러모아 한국이 하나의 허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번 'SIDance 2015'엔 다양한 장르의 현대무용 작품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한편, 10월 18일까지 열리는 SIDance 2015는 스페인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 남산골한옥마을 국악당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스페인,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미국, 홍콩, 독일, 브라질, 터키, 오스트리아, 팔레스타인, 일본,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등 다양한 국가의 무용수 공연을 지켜볼 수 있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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