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 人] 최우혁 "'팬텀싱어2'에서 뭘 배웠냐고요?" (인터뷰)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최우혁은 앞서 말한대로 뮤지컬 '벤허'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이 올라가고 있는 충무아트센터는 그가 '프랑켄슈타인'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다시금 '벤허'로 이곳을 찾은 기분은 어떨까.

"데뷔한 곳에 다시 돌아오니까 기분이 오히려 무서워요. 그때는 극장이 뭔지도 모르고 왔거든요. 여러 작품을 하고 또 많은 작품을 보고 이곳에 오니까 2년 만에 본가에 돌아온 느낌이에요. 뭔가 익숙하면서 무서운 느낌이랄까요. 사람들이 이제는 제가 실수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실테니까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아무 사고 없이 왔다는 것 자체에 감사드립니다."

 

그는 '올슉업' 때보다 성장한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성장할 시기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변화가 느껴졌다. 그것을 묻자 "사람은 아무것도 안해도 성장하더라"며 웃었다.

"'올슉업' 이후 수술을 했어요. 한 5개월을 누워만 있었는데(*무릎 수술을 했다) 근데도 생각하는게 달라졌어요. 실력적인 면에서 발전했다거나 이런 건 제가 판단할 몫은 아닌 것 같고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대를 좋아해서 무대에 서는 것'을 넘어서 직업적인 마인드가 생긴 것 같아요. 무대에 서는 시간 외가 달라졌어요."

 

그런 그에게도 메셀라는 '힘든 역할'이었다.

"비중에 비해 실제 등장 장면이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씬 사이의 교집합. 이 장면에 등장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한 씬, 한 씬이 긴장됐죠. 거기서 보여주지 못하면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배우가 맡은 인물은 결국 몸에 맞는 옷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최우혁 배우의 '메셀라' 역시 그만의 스타일로 변했다. 그는 그것을 '여리다'고 했다.

 

"관객들의 평을 봤는데 '최우혁의 메셀라가 가장 여리다', '연민이 깊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제가 바란 평이었죠. 캐릭터라는 게 사이코패스가 아닌이상 본래 성질이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제 아무리 대단한 장군이 됐어도 사람인 이상 사랑과 연민, 슬픔을 느끼니까요."

그렇기에 최우혁의 메셀라는 여린만큼, 속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반가운 고향 친구 유다 벤허와의 첫 만남에서도 보다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톤을 유지한다.

"무서운 게 뭔지 아는 사람일수록 더 이성적이고 냉철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을 부하들이 있을 때와 없을 때를 확연히 다르게 하거나 해서 잘 드러나게 하려 했죠. 제가 아무리 로마 장군처럼 보이고 있어도 섬세한 말 한마디로 여린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는 메셀라의 테마곡인 '난 메셀라'를 보며 "부르기보단 듣고 싶은 노래"라며 웃었다. '난 메셀라'는 메셀라가 살아온 삶과 벤허에 대한 복수심이 집약된 노래다. '죽여야만 더 짓밟아야만 가질 수가 있어'라는 가사는 그를 한마디로 표현한다.

"검술을 하면서 불러야 해서 발성이 무척 힘들어요. 또 메셀라의 느낌, 장군의 느낌을 가지고 불러야 해서 더 그렇죠. 시츠프로브 때 노래를 가만히 서서 불렀는데 성취감이 없더라고요. 무대에선 이렇게 할 수 없는 걸 아니까요(웃음). 그런데 하다보니 되더라고요. 메셀라의 삶에 꼭 필요한 노래에요."

 

'팬텀싱어2'를 통해 '주연을 꿰찬 괴물 신인'에서 '4중창 중 1명'을 경험한 그는 과거 인터뷰의 이야기대로 '다음 수가 기대되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복에 겨운 소리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제 한계가 여기까지일까봐 무섭기도 해요."

그렇지만,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팬텀싱어2'에서, 뮤지컬 '벤허'에서 보인 최우혁은 아직 한계가 가늠되지 않는 배우였다. 최우혁이 공연 중인 뮤지컬 '벤허'는 오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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