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만주전선'의 명대사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우리한테 내일이 어디 있어. 사람들은 왜 자꾸 '내일, 내일'해. 지금 얘기해!"

연극 '만주전선' 중, 게이코의 대사다. 194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연극은 2014년의 '나'가 자신의 아버지를 키워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이코는 울부짖는다. 요시에의 불행한 상황을 듣고 그녀는 내일이 아닌, 당장 오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소리친다. 요시에는 회사에서 상사 부인에게 린치를 당한다. 상사와 바람이 났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게이코와 더불어 연극 자체는 계속 '오늘 당장'을 이야기 한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의 이야기를 말이다. 연극은 말한다. 1940년대 만주의 청년들에게 일어나던 자기 내면과의, 혹은 사회와의 투쟁은 2014년 당시의 '오늘'을 사는 나에게도 여전히 일어날 수 있음을. 아니, 일어나고 있다고 말이다.

또한 연극 '만주전선'을 보면서, 게이코의 울부짖음을 들으면서 '연극'의 본질을 되새긴다. 어제의 희곡을, 그리고 10년 전, 100년 전의 희곡을 무대에 올려놓아도,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연극은 '오늘의 연극'이 된다. 과거의, 혹은 미래의 이야기를 할지라도, 우리는 연극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이곳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생명력 가득한 무대는 더욱이 연극을 '오늘'답게 만든다.

  * 연극 정보

 - 연극제목 : 만주전선

 - 공연날짜 : 2014. 6. 13~29.

 - 공연장소 : 소극장 시월 (구.배우세상 소극장)

 - 제작극단 : 극단 골목길

 - 작/연출 : 박근형

 - 출연배우 : 강지은, 정세라, 권혁, 이봉련, 김은우, 김동원 등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