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JTBC '아는 형님'은 학교를 포맷으로 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고정 출연진 강호동, 이상민, 서장훈, 김희철, 민경훈 등은 교실에서 교복을 입고 게스트와 만난다. 여기까지만 보면, 학교 포맷을 빌려온 타 예능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아는 형님'은 강호동 등과 게스트가 서로 '반말'을 나누게 만든다. 학교라는 공간 하에 권력 구도를 없앤 것이다.

'아는 형님'의 대표 코너 '형님 학교'는 게스트들이 직접 질문을 준비해온다. 전학생 역을 맡은 게스트들이 자신에 대한 퀴즈를 던지는 식이다. 고정 출연자들은 퀴즈를 맞히는 과정에서 '아무말대잔치'를 벌인다.

▲ ⓒ JTBC 아는 형님

'아는 형님' 레전드로 꼽히는 '레드벨벳 편(2016년 6월 방영)'에서 아이린은 "요즘 내가 밥 먹은 후 꼭 먹는 것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강호동은 담배를 연관시키는 '은단'을 '언단'이라 답하고, 아이린은 '말아 먹는 것'이라고 힌트를 던진다. 이에 이수근은 '집안'이라고 답하며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반말을 통해 강호동·서장훈 등의 권위도 낮아지지만, 게스트 역시 존중받지 못한다. '라디오스타'처럼 '아는 형님'은 게스트를 쉴 틈 없이 공격하면서 방송 분량을 확보한다. '반말'과 '학교'라는 꽁트 속에서, B급 개그가 난무하며 신선한 웃음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B급 유머를 메인으로 내세우면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발했다. 실제로 캐릭터가 고착화되면서, 이전과 같은 신선한 개그가 등장하기 어려워졌다. '아는 형님'의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여성 게스트에게 '섹시 댄스'와 '애교'를 요구하고, 나이가 어린 아이돌과 출연진을 연결시켜주는 모양새를 취한다. 

▲ ⓒ JTBC 아는 형님

특히, 여성 게스트가 입는 교복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지적은 줄곧 이어지고 있다. 속바지가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가다. 최근 방영된 '아는 형님' 추석 특집 '아는 누님' 편에는 박미선, 조혜련, 이태임, 홍진영, 장도연, 한선화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미선을 제외한 타 게스트들은 모두 무릎선 위쪽을 훨씬 넘기는 짧은 치마를 입었다. 개그우먼 장도연의 경우, 속바지가 보일 정도로 짧은 길이다.

미디어는 시청자, 특히 청소년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방송에서 교복 치마가 짧게 등장할수록, 학생들의 인식 역시 '짧은 치마가 예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Mnet '프로듀스 101'과 '아이돌학교' 역시 모두 무릎 위 20cm 이상 올라온 짧은 교복 치마를 선보이며 문제가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교복을 섹시하게 만드는 미디어가, 미성년자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 ⓒ JTBC 아는 형님

'아는 형님'이 학교라는 포맷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한, '교복 치마'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교복'이 가지는 상징성을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차례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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