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서정주 액션감독, 한효림, 김영미 안무, 최종실 예술감독, 오경택 연출, 서범석, 송용진, 김도빈, 최정수가 단체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한글을 말하고 쓸 수 있는 모든 분께 추천하고 싶다."

집현전 내 살인 사건 뒤에 숨겨진 한글 창제의 비밀이 펼쳐진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인 '뿌리 깊은 나무'가 한글날인 9일 개막했다. 지난해 한글날 568돌과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을 기념해 초연한 '뿌리 깊은 나무'는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2011년 한석규, 장혁, 신세경 주연의 SBS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25.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사랑을 받기도 했다.

집현전 학자들의 연이은 죽음의 비밀을 밝혀내는 흥미진진한 추리 서사 위에 아름답고도 비장한 선율의 음악, 우아하면서도 힘 있는 안무를 얹어 다른 장르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고, 올해 다시 상연된다. 9일부터 18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막이 오르는 가운데, 8일 오후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최종실 예술감독, 오경택 연출, 김영미, 한효림 안무, 서정주 액션 감독이 스태프를 대표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최종실 예술감독은 "한글날을 맞이해 '뿌리 깊은 나무'가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뿌리 깊은 나무'가 한글날 생각나는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프레스콜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인 '세종' 역의 서범석, '채윤' 역의 송용진, 김도빈, '무휼' 역의 최정수가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오경택 연출(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 어떤 점을 더 신경 썼나?

ㄴ 오경택 연출 : 지난해 한글날 초연도 했고,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았고 재연까지 했는데 1막 장면 구성을 바꿔봤다. 양반에게 당했지만, 억울한 사연을 가진 '채윤'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살리기 위해 저희가 장면 구성을 손봤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원작도 그렇고 공연 버전도 그렇고 연쇄살인사건 진실을 풀어나가는 과정의 추리를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을 보강해서 추리 과정을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는 초연을 준비하면서 아쉬웠던 디테일을 섬세하게 구성해서 밀도 있게 작품을 구성했다.

무술과 춤이 많았다.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ㄴ 김영미 : 액션과 안무 장면이 나뉘어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다. 초연과 다르게 북벌전쟁의 무술씬이 첨가가 됐다. 그 장면이 무술과 안무가 협업이 되어 있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보시는 관객분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기대도 되고, 부족한 부분을 서정주 무술 감독이 많이 채워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웃음)

눈여겨보면 좋을 장면은?

ㄴ 한효림 : 모든 장면인 것 같다. (웃음) 장면마다 특색이 있어서 하나를 뽑으라면 어려울 것 같고, 편하게 즐기시면서 보시면 될 것 같다. 오경택 연출님께서 안무적인 부분으로 요청한 것이 장면마다 단편적 이미지를 주기보단 움직임 자체가 전체적인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요구해주셨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무술을 담당했다. 초연에 이어 올해도 같이 작업을 했는데,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은?

ㄴ 서정주 : 2막에서 강녕전 싸움이 있는데, 그 부분이 초연 때는 아무런 구성이 없어서 너무 힘들게 작업했다. 작년에 한 스케치가 남아있어서 밀도 있게 불필요한 부분을 빼고 스피드있게 연출했는데 그 장면이 볼만하다. 북벌전쟁에서 잠깐 액션과 안무가 협업을 했는데 그 장면도 조금 도드라진 것 같다.

 

   
▲ 서범석이 지난해에 이어 '세종'을 연기한다.

누가 제일 무술에 능했나?

ㄴ 서정주 : 역할 상은 '무휼'이 조선 최고의 무사다. 아쉽게도 공연에 그렇게 드러나는 부분은 없고, '무휼'을 맡은 송용진, 김도빈 배우님이 짧은 시간 많은 합을 해야 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았다. 다치기도 했지만, 열심히 하셨다. 그리고 합을 받아주시는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반응을 해주는 게 너무 어려웠는데 그것도 잘해주셨다. 서범석 배우님도 한글을 만들면서도 동시에 액션을 잘 해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초연 이후 또다시 세종을 맡았다.

ㄴ 서범석 : 창작 뮤지컬이 다시 재연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기쁘다. 처음 만들어져서 그다음 해엔 빛을 못 받고 사라져 가는 창작 뮤지컬이 많은데, '뿌리 깊은 나무'는 평이 좋아서 재연해서 기쁘다. 여기에 이번엔 재연뿐 아니라 업그레이드되어 찾아와서 기쁘다. 특히 대왕 중의 대왕인 '세종 대왕'님을 계속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한글날이 얼마나 뜻깊은 날인지를 늘 되새기고, 한글의 소중함을 가슴 깊숙이 새기고 살아가고 있다.

사극엔 처음 도전하게 됐다.

ㄴ 송용진 : 그동안 계속 현대극 위주로 많이 했다. 우리나라 정통 사극은 처음이다. 어려움도 있었다. 연습 기간이 저 같은 경우는 짧았다. 짧은 연습 기간에 분량도 많고 무술도 힘들었다. 몸을 잘 못 쓰는데 감독님이 잘 가르쳐주셨다. 연습 중 손에 굳은살이 배기기도 해서 '사극이 어렵구나'라고 생각했다. 잘 돼서 재연을 하게 됐는데,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초연에 이어 '채윤'을 맡았다. 어떤 점을 신경 썼나?

ㄴ 김도빈 : 두 가지로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로 무술 장면을 무술 감독님과 상의 후에 두 세 장면 추가했고 그거 연습하느라 고생했다. 조명, 음악도 완벽하니 제가 합만 잘 맞추면 좋다. 두 번째는 '소이' 낭자와의 로맨스를 초연보다 강화했다. 그 부분을 보시는 맛도 있을 것이다. '소이' 낭자의 설레는 감정과 남자의 순정을 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 (왼쪽부터) 송용진, 서범석, 김도빈, 최정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을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

ㄴ 최정수 : 모든 분께 추천하고 싶다. (웃음) 한글을 말하고 쓸 수 있게 된 이유가 이 공연에서 비롯된 것 같다. 세종대왕 님의 업적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훌륭한 한글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이 글과 말을 쓰시는 모든 분이 이 공연을 봐야 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세계 어떤 나라에 가서라도 이 공연을 한국의 문화와 예술의 우수성을 보여줄 기회라 본다. 살아계신 모든 분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웃음)

최근 '뿌리 깊은 나무' 드라마 작가가 '육룡이 나르샤'를 하고 있어서 전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ㄴ 서범석 : '육룡이 나르샤'를 저도 2회 연속 봤다. '뿌리 깊은 나무'도 다 봤다. 원작 외에 또 다른 상상력으로 '뿌리 깊은 나무'에 접근했었고, 저희는 원작에 상당히 충실히 가려 한다. '육룡이 나르샤'도 하면서 '뿌리 깊은 나무'도 재조명되기에 저희 작품에 간접적 홍보도 되겠다는 그런 마음도 가졌다. (웃음)

사극에 출연하는 마음 자세는 어떠한가?

ㄴ 서범석 : 사극은 그런 것 같다. 출연하는 마음 자세는 "옛것을 입혀서 새로운 것을 가져간다"다. 특히 이 작품은 한글에 관련됐기 때문에 우리와 밀접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한글의 소중함을 모르고 편안하게 쓰고 있어서 얼마나 소중하게 나왔는지, 어렵게 탄생하였는지를 알려 주려 한다. 주변 사랑하는 동료가 죽어 나갈 정도다. 중국의 힘, 사대부들의 방해가 나와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보시는 분들이 "한글이 저렇게 어렵게 탄생했고, 아름다운 글이니 소중히 여기자. 외래어가 판치는 세상에서 한글을 더욱 많이 쓰자"는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이우람 기자 pd@munhw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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