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야외오페라 '카르멘'이 지난 14일 저녁 시민 1,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수변에 특설 무대를 설치하여 진행한 이번 공연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걸작 오페라 '카르멘'을 야외 환경에 맞게 변형하여 제작했다. 한국 오페라 연출의 대가 장수동(서울오페라앙상블) 감독이 연출을 맡고, 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메조소프라노 추희명('카르멘' 役), 테너 엄성화('돈호세' 役)가 주역으로 출연했다. 수준급 공연임에도 전면 무료로 오픈된 이번 공연은, 투우를 상징하는 커다란 소뿔 모양의 오브제를 중심으로 개방하여 만든 무대를 통해 1천3백 개의 좌석 어디에서도 훌륭한 시야를 자랑했다.

 

인터넷 예약석은 입소문을 타고 공연 1개월 전에 매진됐고, 현장 배부석은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선 시민들로 인해 배부 10분 만에 동이 났다.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초등학생부터 70~80대 고령자까지 다양했다. 정장을 입는 것이 관례인 기존 오페라와 달리, 청바지나 등산복을 입은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가을밤 수변 오페라의 정취를 즐겼다.

 

당일 오페라를 처음 관람했다는 시민 김동헌 씨(63, 서울 마포구)는 "난생 최고의 밤이었다. 오페라가 이렇게 멋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젊을 적에 더 많이 보러 다녔을 텐데 아쉽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이런 클래식 행사를 많이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들뜬 소감을 전했다.

 

 

클래식의 높은 벽을 허물고 시민들이 다양한 차원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번 공연은 '제2회 M-PAT(Mapo Performing Arts & Tourism) 클래식음악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이번 공연 외에도 버스킹, 게릴라콘서트, 북 콘서트, 상영회 등 대중문화에서 익숙한 형식을 과감히 클래식으로 가져와 보다 가깝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도시, 음악에 물들다'라는 테마로 11월 24일까지 계속되며 포르테 디 콰트로, 폴 포츠, 손숙 등 대중에게 친숙한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마포문화재단 이창기 대표는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이 그렇지만, 오페라의 경우 특히 높은 제작비로 티켓가가 만만치 않다"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시민분들이 부담 없이 오페라를 즐기고, 클래식의 매력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계속되는 'M-PAT 클래식 음악축제'의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일부 공연은 지정좌석제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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