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접수되는 성추행 제보, 그 끝은 '형사처벌'

▲ 매년 많은 유망주들이 프로행을 결정짓는다. 그러나 이들이 전인(全人)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사회화 교육도 분명 필요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2008년 11월부터 뒤늦게 이 일을 시작, 2009년부터 본격으로 그라운드에 나섰습니다.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도 좋았지만, 미래의 프로야구 선수들을 만나는 것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국대회 결승전 등을 통하여 많은 선수들의 웃고 우는 모습을 지켜봤고, 프로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을 털어 놓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8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프로야구 못지않게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던 아마야구의 뒷이야기들, '김현희의 야구돌 시트콤'에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그4편은 시트콤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뤄 봅니다. 아직은 선수들의 이성 교제를 보수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눈, 그 속에서 그릇된 성(性) 문화를 지니게 된 일부 선수들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어찌 보면, 그 상황 자체가 '시트콤'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심코 내던진 말 한 마디, 한 줄의 글이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오는지에 대해서는 그나마 이 코너를 빌어서 경각심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사내들끼리 하는 성적인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이 녀석들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서는 범죄가 된다고!

사실 성교육과 관련한 내용은 본지에서도 두 차례 보도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2016년 12월, 2017년 2월). 물론 지금 이야기하려는 내용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잊을 만할 때 한 번씩 더 언급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이 시나브로 일어나는 것은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얼마 전, 본 기자 앞으로 꽤 충격적인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추행을 당해 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이 녀석들이 내가 그토록 아끼던 그 선수들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사내들끼리 할 법한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은 오히려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부는 아예 대놓고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바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장면이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에서도 버젓이 보여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명백한 성추행입니다. 그러한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안쓰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추행이나 성희롱은 피해자 입장에서 수치심을 느꼈다면, 고소/고발이 가능한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관련 근거는 대한민국 형법 제 297~299조에 의합니다. 특히,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 조문에 명시한 '폭행'은 물리적인 폭행을 포함하여 언어/비언어적인 폭행 등 정신적인 피해를 야기한 모든 행동들이 포함됩니다. 이 법 조문에 따라 해당 제보자에게 성추행을 한 가해자들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선수들을 포함하여 미성년자들이 그릇된 성(性) 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어른들의 책임도 분명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성 교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올바르게 사귀도록 교육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면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본인은 되려 (프로냐 아마냐를 떠나) 선수들의 이성 교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편입니다. 되려 여자 친구를 데려오면, 가볍게 식사 한 끼 대접해 주면서 야구장에서 일어났던 뒷이야기를 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는 한편, 어떻게 하면 예쁘고 오래 연애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형, 혹은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십니까? 이러한 역할은 오히려 부모님들께서 더 적극적으로 해 줘야 한다는 것을! 실제로 모 선수의 어머니께서는 아예 가족 식사에 아들의 여자 친구를 반드시 동반하게끔 하신다고 합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입니다.

연애를 하면, 야구를 못 한다는 이야기도 사실 넌센스입니다. 되려 반대로 생각해야 합니다. 연애를 하기에 야구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이는 사실 현장 지도자 분들도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선수의 연애는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운동 연습 시간만큼 중요한 것이 재사회화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성교육 역시 재사화회 교육의 일환이 될 수도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성추행을 축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서 여성을 상대로 성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느끼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주어도 그 심각성을 모르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는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는 해야겠죠?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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