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노주현이 4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연극 무대에 오르는 스타 중년 배우들이 늘고 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를 외쳤던 신구가 '3월의 눈'을 통해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국민 시어머니' 박정수가 '다우트'를 통해 연기생활 40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로 무대에 등장했다.

여기에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노주현이 연극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로 40여 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1997년 출간된 이후 205주 동안 뉴욕타임즈 비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작품이다. 미국 작가이자 스포츠 리포터인 미치 앨봄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4월 3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전막 시연 후, '모리 슈워츠' 교수를 연기한 노주현과 '미치 앨봄'을 맡은 오민석, 그리고 황이선 연출이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했다.

연극 '죄와 벌', '이어도' 이후 4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노주현은 "2008년에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출연한 적이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힘들다. 사실 이 작품에 제 나이의 적은 대사량이 아니다.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첫 공연을 하니 진이 빠졌다. 그래도 연출이 잘해준 것 같다"며 황이선 연출을 칭찬했다.

그는 "이런 소극장 공연은 처음이다"라며 "옛날에 대극장에서 했었는데, 소극장 공연에서의 호흡이 색달랐다. 오늘 기자분들 앞이라서 객석이 꽉 차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20여 분 오셔서 같이 호흡하는 것을 느꼈다. 이 무대의 매력에 빠지면 작품을 자주 할 것 같다"라며 연극에 대한 매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노주현이 연기한 '모리 슈워츠'는 루게릭병을 앓은 환자다. 그는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이 작품이 잘 만들어지면 좋은 연극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그리고 "예술의전당 쪽에서 이 작품 말고 다른 2인극 제안을 받았으나, 이 작품이 마음에 와 닿았다. 기획팀 쪽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답을 했었다"고 캐스팅 비화를 꺼내기도 했다.

   
▲ 전막 시연 후, '모리 슈워츠' 교수를 연기한 노주현(왼쪽)과 '미치 앨봄'을 맡은 오민석(오른쪽), 그리고 황이선 연출(가운데)이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했다.

황이선 연출도 "먼저 공연엔 연출가가 발탁된 후에 배우를 캐스팅하는 경우가 있으며, 배우가 먼저 캐스팅된 후 연출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예술의전당 기획 프로그램(SAC CUBE 2015)인데, 노주현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되고 나서 제가 연출을 맡게 됐다"고 캐스팅 과정에 대한 답을 더했다.

루게릭병 환자 연기를 위해 참고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엔 "병원에 가서 환자를 직접 보진 않았다"며 "대신 루게릭병 환자가 나오는 영화를 시청했다. 이런 작품들은 자세하게 환자의 모습이 표현된다. 무대에선 영화처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모리'가 약해져가는 흐름을 중요시해서 연기했다"며 루게릭병 환자 연기에 대한 자신의 표현 방법을 답했다.

영화뿐 아니라 원작 대본을 봤다는 노주현은 "원작을 읽다 힘들어서 영어 잘하는 친구한테 이거 번역해보라고 부탁해서 봤다. 우리가 공연할 때 아쉽다 싶을 때도 있었는데, 루게릭병이 어떻게 진전되는가에 대해 지시는 없고, 지문만 있어서 병의 상황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애매했다"고 고충을 말하기도 했다.

연습하면서 뒷이야기를 묻자 노주현은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교수와 그를 사랑하는 제자의 간단한 만남이 아니라 속마음을 주고받는 호흡을 중요시했다"고 밝혔다. 오민석은 바로 호흡 이야기에 "호흡을 위해서 노주현 선생님께서 맛있는 고기와 술을 사주셨다"고 답했다. 그는 "술에 취해서 선생님께 주사를 많이 부렸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 노주현(왼쪽)과 오민석(오른쪽)이 나란히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연극 정보
   - 제목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공연날짜 : 2015. 4. 4. ~ 4. 19.
   -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 작 : 제프리 해처, 미치 앨봄 / 연출 : 황이선
   - 출연배우 : 노주현, 오민석 등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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