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수 보아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가을 우체국'이 19일 개봉했다. 

영화는 스물아홉 '수련'(권보아)이 서른을 앞두고 삶의 2막을 준비하려는 모습과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남자 '준'(이학주)의 풋풋한 가을 동화와 같은 로맨스를 그려낸다. 

개봉 전 열린 영화 '가을 우체국'(감독 임왕태)의 언론 시사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다.

 

전주 영화제에서 봤을 때는 느림의 속도를 잘 느끼지 못했다. 두 번째 보니 굉장히 느린 영화라고 느껴졌다. 13촌이라는 관계라는 것은 계산된 것인지? 오랜만에 이런 영화를 보는데 패스트푸드, SNS 등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고 바쁜 세상에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알고 싶다.

ㄴ 감독 : 작가님하고 생각했을 때 잔잔하고 느리게 지나는 일본 영화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 처음 20분만 견디면 스토리에 몰입하게 되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느린 영화를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상업적이지 않아서 투자도 안된다고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가 만들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고생스럽지만 연기자분들과 스텝 분들이 예산 신경 쓰지 않고 함께 해주셨다. 지금에 와서는 관객분들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지만 찍을 때는 전혀 상업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 시적인 단어나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어떻게 하면 잘 표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었나?

ㄴ 오광록 : 이 시나리오를 만났을 때는 영화보다 훨씬 더 시적이었다. 훨씬 문어체적이어서 영화를 하면서 구어체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애썼다. 전주에서 영화를 두 번 봤었는데 너무나 시적인 부분이나 말이 좋아서 참여했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걱정도 많이 하고 전주 영화제 때 한번 참석을 하고 올라오려던 날 다시 또 참석했다. 두 번째 보고 관객들과 대화도 하고, 오늘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런 영화는 한국에서 대단히 오랜만에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보고 가을에 보니까 가슴에 더 따스한 느낌이 들어 더 좋은 것 같다. 원래는 훨씬 더 느린 시나리오였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재밌게 찍었던 장면이 궁금하다. 느리게 가는 시간만큼 병이 몸에 들어온 곳을 보이게 하려고 메이크업이 조금씩 달라지고 연기도 달라진다. 촬영 중에 "이건 내가 진짜 울었다" 하는 장면이 있다면?

ㄴ 보아 : 가장 신나게 촬영했던 것은 '준이'랑 꽃게를 가지고 장난할 때가 사실상 제일 즐거웠다. '수련'은 감정선이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다. 분장으로 아픈 것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연기로 과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미루나무에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준이'에 대해 솔직하게 처음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씬이 원테이크로 이루어졌고 감정선이 마지막에 터뜨려져야 하는 부분이라 연기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감독님이 5번 테이크로 가서 굉장히 힘들었다. 나중에 영정 사진 찍을 때는 울지 않으려고 했어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

선배님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이학주 : 아무래도 신인이어서 어렵고 한 분 한 분 대하는 게 어려웠다. 보아 누나가 잘 대해주고 편하게 해주어서 대사 같은 거나 고치는 것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문화 生] '가을 우체국' 보아 "굉장히 부담스러워" ② 에서 이어집니다. 

pinkcat@mhns.co.kr 사진ⓒ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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