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2016년부터 부활한 예그린뮤지컬어워드가 6회를 맞았다.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는 어떠한 경향으로 흘러갈까?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예그린 스페이스에서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개최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배우 정영주가 맡았으며, 식전 축하공연은 최근 팬텀싱어2로 화제가 된 이정수와 문슬아가 맡았다. 뿐만 아니라, 윤호진, 김승업 조직위원장, 한진섭 심사위원장이 참석해 시상식의 개최 배경 및 취지, 노미네이트된 작품을 발표했다.

'뮤지컬 어워즈'라는 것은 본래 예술 계통에서의 경연이기에 뮤지컬 관계자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뮤지컬 제작에 힘쓴 이들에게 공로를 치하하는 자리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의하면 김승업 조직위원장이 설명하길 '꼭 공연을 모두 볼 수 있는' 심사위원들로 심사위원단이 구성된 만큼, 80여 편 이상의 작품을 지켜본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누가 수상하는지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는 고훈정 배우가 신인상을 타고, 대극장이 아닌 중, 소극장 뮤지컬 위주의 수상이 이뤄지는 등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켰는데 올해에도 여전히 '벤허'를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중, 소극장 위주로 선정됐다.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역시 큰 틀에서는 이러한 법칙이 변하지 않았다. 이는 국내 창작 뮤지컬이 대체로 중, 소극장 규모에서 이뤄지는 것이 이유기도 하고 2017년 전반적으로 대극장 작품이 라이선스 위주로 진행되며 침체기를 맞이한 것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창작 초연 작품에 대한 대우가 부족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올해의 뮤지컬상' 후보만을 봐도 올해 초 초연에서 60회 매진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현재도 앵콜 공연 전회차를 매진시킨 '어쩌면 해피엔딩'을 비롯해 2016년 초연 후 재연을 얼마 전 마친 '인터뷰'나 초연을 마치고 현재 재연 중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이 올라온 것이다.

이 작품들이 훌륭한 작품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한진섭 심사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의 뮤지컬상은 초연 위주로, 나머지는 재연작품도 상관 없다. 배우 역시 작품이 오래된 것과는 관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가, 차후에 "초, 재연 상관 없이 모든 작품을 아울러 창작/라이선스, 혁신, 리바이벌 등 조직위원회가 내놓은 선정 기준에서 시상을 진행한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아직은 이러한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겠지만, 현재 노미네이트된 후보자(작)들이 변경될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각 시상 부문별로 후보작과 수상자를 예측해본다.

 

작품 부문 4가지 - 올해의 뮤지컬상, 혁신상, 베스트 리바이벌상, 베스트 외국뮤지컬상

작품 부문은 총 4가지다. 우선 올해의 뮤지컬상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벤허', '어쩌면 해피엔딩', '인터뷰', '찌질의 역사'까지 5작품인데 다른 작품들도 모두 우수한 완성도나 빼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현재로서는 초연이나 트라이아웃 등 기존에 공개된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극장 창작 초연을 성공적으로 올린 '벤허'가 유력해 보인다. '벤허'는 실제로도 총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혁신상은 서울시예술단의 '꾿빠이, 이상'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다. 이미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현재 재연이 공연 중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제외한 창작 초연 두 작품의 경헙이 예상된다.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은 '즉흥 뮤지컬'이란 장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최초로 시도했고, '꾿빠이, 이상'은 최근 대세로 불리는 '이머시브', 관객참여형 공연이면서도 천재이자 괴짜였던 시인 이상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참신한 작품을 만들었다.

베스트 리바이벌상은 '마타하리', '밑바닥에서', '사의찬미', '신과 함께', '아리랑' 5작품이 후보로 선정됐다. 초연과 비교해 또 다른 작품으로 불리는 '마타하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을 극에 잘 녹여낸 데다 초연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와 기존 출연진까지 챙기며 흥행 열풍을 일으킨 '사의찬미', 2000년대 대학로에서 모두가 알아주던 작품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밑바닥에서', 공연 기간 내내 자리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신과 함께',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울컥할 수밖에 없던 '아리랑' 중 어떤 작품이 선정될 것인지 기대가 모인다. 특히 최근 흐름에 맞게끔 강력한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선보인 '사의찬미'가 소극장 작품의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할 요소다.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보디가드', '시라노', '오!캐롤', '키다리아저씨' 5작품이 선정됐다. 보기드문 혼성 2인극이자 '힐링 뮤지컬'로 줄곧 관객의 지지를 받은 '키다리 아저씨'나 중장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초연과 앵콜을 연이어 해낸 '오!캐롤', 여성 파워를 앞세운 '보디가드', 아름다운 무대와 강한 음악의 힘을 통해 대형 뮤지컬의 본보기를 보여준 '시라노', 배우들의 호흡까지 숨죽여 지켜보게 만든 흡인력 강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중 어떤 작품이 뽑힐지 기대가 모인다. 특히 주연 배우의 매력을 극한으로 뽑아냈다는 점에서 '시라노'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배우 부문 7가지 -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여자신인상, 앙상블상

배우는 늘 한국 뮤지컬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요소다. 이번 어워드에서도 가장 치열한 부문이 되지 않을까 예상되는 가운데 남우주연상에서는 확실한 티켓파워와 함께 '빨래' 등에 출연하며 중소극장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인 '미스터마우스'의 홍광호가 눈길을 모은다. 여우주연상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통해 끝이 없는 캐릭터 스펙트럼을 보여준 전미도에게,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에서는 '아리랑'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가 보이는 악역을 연기한 김우형과 원 캐스트로 '벤허'에서 열연한 서지영에게 조심스레 눈길이 간다.

남자신인상과 여자신인상에는 '밀사'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한 허도영과 '찌질의 역사'를 통해 속 시원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 김히어라가 주목된다. 단, 김히어라는 조직위원회에서는 '확실한 배역'을 맡기 시작한 배우들을 포함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신인상에 있을 경력이 아닌 점이 마음에 걸린다.

올해 신설된 앙상블상은 '꾿빠이, 이상'과 '벤허',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이 후보에 올랐다. 세 작품 모두 앙상블의 활약이 눈부신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출연 배우 모두가 앙상블을 이뤄 매일매일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낸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에 점수를 주고 싶다.

크리에이티브 부문 6가지 - 연출상, 안무상, 극본상, 음악상, 무대예술상, 외국뮤지컬부문크리에이티브상

연출상은 대극장 초연 작품을 성공적으로 출발시킨 '벤허'의 왕용범 연출, '좋은 컨텐츠를 만들면 관객들이 많이 보러 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성공적으로 만든 '어쩌면 해피엔딩'의 김동연 연출, 객석과의 경계, 작품의 형식 등을 모두 파괴한 혁신적인 '꾿빠이, 이상'의 오루피나 연출에게 눈길이 간다.

안무상은 남자 앙상블이 보여주는 힘과 긴장감을 무대 위에 드러낸 '벤허'의 문성우 안무와 '꾿빠이, 이상'을 통해 새로운 공연에 도전한 예효승 안무, 극본상은 창작 초연으로 매력적인 스토리를 선보인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와 백석의 시를 활용한 대본을 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박해림 작가가 눈에 띈다.

음악상은 재즈를 컨셉트로 해 빈티지한 느낌을 살린 '어쩌면 해피엔딩'의 Will Aronson 작곡, 무대예술상은 장대한 스케일을 선보인 '벤허'의 서숙진 디자이너, 외국뮤지컬부문 크리에이티브상은 파스텔톤의 색을 극적으로 활용해 무대 만으로도 예술성이 느껴졌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오필영 디자이너가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예그린 대상과 공로상이 있다. 예그린 대상은 작품, 단체, 인물 등 창작뮤지컬 모든 분야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곳에 주어진다. 후보는 4,000회 공연을 돌파한 창작 뮤지컬 '빨래', 올해 초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 국민에게 힘이 된 것으로 평가받으며 흥행열풍을 일으킨 '영웅', '시야 스테이지' 등의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호평받는 작품을 연이어 올린 '우란문화재단', 한국 대표 공연예술가인 배우 윤복희, 다양한 외국 작품과 창작 초연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해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딤프)' 등이다.

관객들 역시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있을 작품을 각자의 마음 속에 저장해두지 않았을까.

이외에도 배우 인기상은 100%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며 공로상은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11월 20일 월요일 오후 7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MC 박경림의 진행으로 3시간 동안 갈라쇼와 함께 열린다.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는 네이버TV와 V라이브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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