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공연메모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조지 오웰 작 로버트 아이크 던컨 맥밀란 각색 손원정 역 고연옥 윤색 한태숙 연출의 1984
- 공연명 1984
- 공연단체 (재) 국립극단
- 예술감독 김윤철
- 원작 조지 오웰, 번역 손원정
- 공동각색 로버트 아이크(Robert Icke), 던컨 맥밀런 (Duncan Macmillan)
- 윤색 고연옥, 연출 한태숙
- 공연기간 2017년 10월 20일~11월 19일
-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 관람일시 10월 26일 오후 7시 30분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조지 오웰(George Orwell) 작, 손원정 번역 드라마투르기, 로버트 아이크(Robert Icke)와 던컨 맥밀런 (Duncan Macmillan) 공동각색, 고연옥 윤색, 한태숙 연출의 <1984>를 관람했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1903~1950)는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명료한 문체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과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으로 이름나 있다.

오웰은 문학 평론, 시, 평론, 소설과 같은 작품을 남겼으며, 《동물 농장》(1945년)과 《1984년》(1949년)으로 특히 유명하다. 논픽션 작품 중에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년), 《카탈로니아 찬가》(1938년) 등이 있다. 2008년 《타임스》는 1945년 이후 위대한 영국 작가 50선에 2위로 조지 오웰을 꼽았다. 반공주의자로 잘못 알려져있으나 아나키스트 계열의 사회주의자중 한명이다.

조지 오웰의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대중문화와 정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지 오웰이 만든 신조어인 빅 브라더, 사상경찰(思想警察, Thought Police), 신어, 이중 사고(二重思考, doublethink)와 같은 언어와 그가 예견한 냉전 체제 등은 여전히 영향력있는 개념이다.

조지 오웰은 1950년 1월 21일에 오랫동안 앓아 온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로는 <1984(Nineteen Eighty-Four)>라는 제목으로 1984년에 제작 발표되었다.

마이클 래드포드(Michael Radford)가 감독하고, 윈스턴 스미스 역에 존 허트(John Hurt), 오브라이언 역에 리처드 버튼(Richard Burton), 줄리아 역에 수잔나 해밀튼(Suzanna Hamilton), 캐링턴 역에 시릴 쿠삭(Cyril Cusack), 파슨스 역에 그레고어 피셔(Gregor Fisher), 자임 역에 제임스 워커(James Walker), 틸롯슨 역에 앤드류 와일드(Andrew Wilde)가 출연했고, 성공작이었다.

조지 오웰의 <1984> 원작을 오롯이 스크린으로 그려내 원작은 걸작으로 남았고 영화는 명작이 됐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오세아니아 지도자는 국민들을 지배하기 위해 대형 당을 조직해 사람들을 통제 감시한다. 주인공 스미스(Winston Smith: 존 허트 분)는 기록부에 근무하며 신문기사를 수정하는 사람이다. 즉 현재의 일을, 당에서 원하는 대로 글을 수정하는 일이다.

스미스는 감시와 통제속에 기록부에서 열심히 기록하고 아니 날조하며 무미건조하게 지낸다. 그러면서 내부 당원의 한 젊은 여자 '줄리아(수잔나 해밀턴)'와 가까워진다. 당의 명령을 어기는 일이지만 두 사람의 애정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영화에서 줄리아는 그냥 나체로 자신의 음부까지 노출시키는 파격을 보인다. 물론, 원작에서도 둘이 나체로 방에서 지내는 표현이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그냥 무삭제로 표현된다.

그러면서 둘의 애정 속에서 내부 당원의 간부 '오브라이언(리처드 버튼)'이 건네준 소책자를 읽게 되는데.. 이 소책자가 화근이 되고 만다. 이 책자는 바로 정치적 이념서로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지 못한 채 둘은 당에 잡히고 만다. 그때부터 끌려간 감옥에서 스미스는 고문과 세뇌를 받는다. 하지만, 스미스와 오브라이언이 심문 과정에서 나눈 사상통제에 관한 대화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감시와 통제 속에 찌든 노동자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며 존 허트가 분연한 스미스역의 명연기와 온 몸으로 자신의 전신을 드러내며 줄리아로 열연한 수잔나 해밀턴.. 또 스미스를 취조하고 사지로 몰아넣으며 사상통제의 진수를 보여준 오브라이언역을 열연한 리처드 버튼의 명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리처드 버튼은 이 영화 출연한 후 4개월 뒤에 세상을 떠났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초연 후 지금까지 영국, 미국, 호주 등지에서 공연되고 있는 영국의 차세대 극작가 겸 연출가 로버트 아이크(Robert Icke)와 던컨 맥밀런 (Duncan Macmillan)이 공동 각색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2014년 올리비에 연극상 희곡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이 작품은 원작의 ‘부록’ 부분을 ‘북클럽에 모인 사람들의 토론’으로 치환하여, 원작의 묵중한 주제의식을 다양한 시점을 넘나드는 독특한 전개로 풀어낸다.

번역을 한 손원정은 런던 대학교에서 포스트 드라마 연구로 연극학 박사를 취득한 후, 현재 대학에서 연극학과 희곡을 가르치고 현장에서는 희곡 번역과 드라마투르기 작업을 하고 있다.

각색을 한 고연옥은 1994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작가로 활동하였으며,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꿈이라면 좋았겠지>가 당선되어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시사월간지의 기자로, 방송국 시사프로 구성작가로 일했다.

2000년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2001년 청송보호감호소의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인류 최초의 키스>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에 선정되었다.2003년, 한 독거노인의 죽음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의 단면과 죽음의 의미를 짚은 <웃어라 무덤아>가 역시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3 대산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선정되었다.

2006년에는 극단 배우세상, 박근형 연출로, 제도권에서 일탈해 있다는 이유로 강간치사사건의 주범이 된 소년들의 이야기 <일주일>이, 극단 제이티컬쳐, 문삼화 연출로 한 하급장교를 통해 계급과 구조 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군대 구성원들에 대한 <백중사 이야기>가 공연되었다.

그리하여 <인류 최초의 키스>, <일주일>, <백중사 이야기> 세 작품에 대해 ‘사회극 삼부작’, 혹은 ‘남성 삼부작’이라고 회자되었다. 2007년, 현대사회 공간의 이질성과 위험성을 다룬 <발자국 안에서>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서울연극제에 출품되어 대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그 해 고연옥의 첫 희곡집 <인류 최초의 키스>(연극과 인간)가 출판되었다.

작품으로는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연서> <내 이름은 강> <칼집 속에 아버지> <단테의 신곡> <달이 물로 걸어오듯> <나는 형제다>를 발표 공연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한태숙은 <하나코> <단테의 신곡> <레이디 맥베스> <안티고네> <장화홍련> <아워 타운> <오이디푸스> <있었다> <유리동물원> <서안화차> <꼽추 리차드 3세> <배장화 배홍련>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고양이 늪> <광해유감> <네바다로 간다> <짐> <도살장의 시간> <맹목>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1999년 한국연급협회 주최 '우수공연 베스트5' 연출상. 영화연극상.

<나운규>, 2001년 <배장화 배홍련>, '우수공연 베스트 5' 2004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무대미술상. 김상열연극상 '평론가 베스트 5', '우수공연 베스트3' 등 예술의 전당 정통연극시리즈 <꼽추, 리차드 3세> 2005년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고양이 늪>, 한국여자연출가협회상, 제1회 여성연극인협회상, 우수공연 베스트 7, 평론가 베스트3, 김상열 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물리의 대표다.

무대는 아래 위층으로 조성된다. 아래층은 북클럽, 윈스턴과 줄리아의 방, 고문실, 그 외의 장면변화에 사용되고, 위층은 빅 브라더의 활동무대다. 무장군인들의 초소가 되기도 한다. 영상투사로 극적효과를 상승시키고 좌우 벽에 영자 자막 투사로 외국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연극에서 등장하는 나라와 통치권자, 그리고 권력에 추종하는 인간들이 지나치게 악의적 인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과 비교하게 된다. 그리고 세계 강대국 지도자의 역할까지도 <1984>의 빅 브라더와 비교하게 된다.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거짓 뉴스를 진실인양 보도하고, 정치보복을 위해서는 거짓 증거와 조작을 양산해 내는 <1984>의 주인공의 여론 수정작업 모습을 보며 관객은 금세 공감대에 빠져들게 된다.

<1984>에서 윈스턴은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무자비하고 영혼이 없는 통치권에 기생하는 평범하고 온화한 인물이다. 상부의 지시대로 여론 조작에 전념하며 생을 보낸다. 연애를 해서는 안 되는 법규에 순응하고, 개개인의 일상사를 기록해서도 아니 되는 현실에 순응을 하며 살아가지만, 인간인데 어찌 생각의 날개까지 접을 수 있겠는가? 윈스턴은 줄리아와 본능 적인 밀착한 관계를 갖게 되고 동거를 하며 일기를 쓰게 된다. 그런데 가까운 친구로만 여겼던 인물에 의해 고발되어 교도소로 끌려간다.

고문으로 윈스턴은 상처 입은 새처럼 묘사되고, 부서지거나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같은 신세가 된다. 하지만 빅 브라더 (Big Brother)는 고문과 고통을 안겨주면서도 마치 신격화 된 인물인양 어느 누구의 원망을 받거나 혐오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설정된다. 설사 악마의 소굴에 다녀온 인물일지라도 빅 브라더 곁에 종사하면 선인취급을 받는 것처럼.

대단원에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 진 주인공이 북클럽에 다시 앉아 교육을 다시 받는 장면과 줄리아가 생면부지의 인물처럼 윈스턴을 대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승헌이 윈스턴으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쳐보인다. 이문수가 빅 브라더로 출연해 악의 화신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제일의 매력적인 저음으로 마치 신격화 된 인물인양 탁월한 기량을 나타낸다. 유연수, 성여진, 신안진, 김희창, 조판수, 이지혜, 정새별, 임연면, 장서우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 그리고 성격설정은 극의 수준을 상승시키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영상 김장연, 의상 김지연, 분장 백지영, 움직임 김윤규, 소품 김혜지, 음악 음악 지미 세르, 무대디자인보 박은혜, 조연출 강소희 근종천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조지 오웰(George Orwell) 작, 손원정 번역 드라마투르기, 로버트 아이크(Robert Icke)와 던컨 맥밀런 (Duncan Macmillan) 공동각색, 고연옥 윤색, 한태숙 연출의 <1984>를 연출가, 연기자, 스텝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원작을 능가하는 걸작연극으로 창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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