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메이크 잇 Make it'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큰 흐름 속에 주목받고 있는 메이커와 메이커 운동이라는 이슈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한국은 아직 메이커층이 두텁지 않고 담론을 이끌어가는 주체에 따라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하나, 이 중에서 특히 비판적 제작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산업 구조의 급속한 변동에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메이커 문화가 인간이나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해야 할 시점에서, 대안적 자립이나 지배적 기술의 역설계(逆設計) 같은 만들기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비판적 제작 활동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단순한 경제 동력이나 취미 활동을 넘어 메이킹의 지속가능성과 액티비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에 따라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로는 현재 메이커 문화의 담론 지형을 살핀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기술 정치 측면에서 어떤 주체들의 담론들이 어떻게 뻗어 나가고 있는지, 자발적이고 비판적인 메이커 활동이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개괄한다.

두 번째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의 '어떻게'를 보여준다. 태도나 인식 전환을 포함한 '교육', 공유지로서의 '플랫폼', 실시간 접속과 협력을 통해 집단 지성을 보여주는 '네트워크'가 역설계, 공유,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해킹의 특성과 결합하여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핀다. 또한 결과물보다는 메이킹의 핵심으로서 '과정'을 재현하였으며, 참여, 개입 또는 실패를 관람객에게 요청한다.

세 번째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의 '무엇을'을 보여준다. 비판적 제작 활동의 기본 속성을 가지고 실제로 지배적 작동 원리나 시스템에 개입하여 시장을 흔들거나, 대안적인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거나, 기존의 기술로 만들기 힘든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 대안적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마지막으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과 관련된 연구물들을 소개한다. 한국인들에게 체화된 기술 제작 문화의 뿌리, 동시대 현장의 최전선인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활동했던 운영자와 활동가들의 제언, 제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단절에 의한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하였다.

누구나 이미 절반은 예술가 또는 메이커인 시대, 우리에게는 질문하고 만들 권리가 존재한다. 이번 전시가 비판적 제작 활동이라는 하나의 방향성이자 방법론을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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