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52 '토르: 라그나로크'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봄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여름에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분기별로 영화를 공개하는 마블 스튜디오가 가을을 맞이하며 2017년 세 번째 MCU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를 25일 공개했다. 이전 '토르' 시리즈와 달리 호평을 받고 있는 '토르: 라그나로크'는 개봉 4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넘어서며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는 이전 시리즈와 달리 '토르: 라그나로크'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야기 나누어보았다.

※ 스포일러 주의 : 이 기사에는 '토르: 라그나로크' 줄거리가 일부 언급되어 있습니다. 

'토르: 라그나로크'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나?
ㄴ 석재현 기자(이하 석) :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MCU의 자랑이자 간판인 '어벤져스'. 하지만 '토르'는 위풍당당한 어벤져스의 일원임에도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에 비해 인지도나 시리즈의 완성도 면에서 많이 부족해 자타공인 마블의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고, 마블 팬들에게 있어서도 '노잼' 소리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마블은 '꿀잼'으로 만들기 위해 '토르: 라그나로크'에 전력을 다했고, 그 결과 "토르가 꿀잼이 되었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흥행과 관계없이 이것만으로 '토르' 시리즈는 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지금까지의 '토르' 시리즈는 MCU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작품이었다. 토르가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올만한 대사를 늘어 놓는 것을 보며, 셰익스피어 광인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이어받고자 한 속편은 '인크레더블 헐크'와 더불어 로튼토마토 프레시 인증을 받지 못한 MCU 영화가 됐다. 그런 토르가 달라졌다. 진지한 토르에서 머리를 비운 토르가 됐다. 단발마처럼 터지는 농담이나 슬랩스틱 코미디로 나오는 재미는 넘쳐나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싹 지워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들었다.

'토르: 라그나로크'가 꿀잼으로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ㄴ 석 : 다른 MCU 영화들의 연출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첫 장면부터 '수르트'에게 붙잡혀 긴박한 상황임에도 토르는 대담하게 개그를 보이며 "우리가 알던 토르는 이러지 않았는데?" 같은 당황스러움과 이어지는 토르답지 않은 면모를 선사해 꿀잼의 징조를 보였다.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나 '스파이더맨: 홈커밍'처럼 '토르: 라그나로크'에도 다른 마블 히어로들('헐크', '닥터 스트레인지')이 등장하면서 토르는 동료들과 마음 편하게 섞였다. 또한, 그동안 '신스틸러 빌런'이었던 '로키'가 이번 편에서 배꼽 잡는 입담과 애드리브를 난사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피력했다.

 

양 : 가장 큰 원동력이라면 '토르'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약진했다는 점이다. 1편과 2편에 등장하는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만)'와의 로맨스가 그립다는 관객도 있겠지만, '토르'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대체로 디즈니 영화의 트렌드인 '주체적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차에 최초로 MCU 메인 빌런으로 '헬라(케이트 블란쳇)'가 마치 '진삼국무쌍'에 등장하는 '무쌍 난무'를 보여주는 장면은 소름이 돋았고, '발키리(테사 톰슨)'의 모습 역시 그랬다. 특히, 테사 톰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키리가 양성애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MCU의 현재를 수용한 것이 됐다.

'토르: 라그나로크' 말미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이어지는 듯한 쿠키영상도 나왔다. 이왕 이런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대해 간략하게 말해보자. 어떻게 나올 것 같나?
ㄴ 양 : '라그나로크'로 인해 행성이 파괴된 '아스가르드' 백성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유추해봤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아이언맨이 오클라호마주 브록스톤의 하늘에 '아스가르디아'를 재건하는 것을 도와준다. '아스가르디아'는 지구의 기술과 '아스가르드'의 마법이 합쳐진 도시인데, 만약 이 도시가 나오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타노스'와 로키가 만날 가능성이 쿠키 영상을 통해서도 공개됐는데, 과연 로키가 어느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이번 편에서 로키의 정체성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앞으로의 선택을 위한 '밑밥'으로 보였다.

 

석 : 끝까지 영화관에서 지킨 관객들이라면 "토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반드시 돌아옵니다"라는 스포일러(?) 자막을 봤을 것이며, 자연스레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관심 가질 것이다. 하나 확실해진 건, 로키뿐만 아니라 발키리, 그리고 '헤임달'까지 '인피니티 워' 출연이라는 것이다. 가뜩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 수많은 인물도 등장한다는데, 이 혼란스러운(?) MCU 히어로 라인업을 '인피니티 워'에서 어떻게 담아낼지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된다. 극 전개도 중요하지만 '시빌 워' 때처럼, 크게 기대했다가 실망하지 않을지 불안하다.

'토르: 라그나로크'에 대해 별점을 매긴다면?
석 : ★★★☆ / '노잼' '토르'가 '꿀잼'으로 바뀔 줄이야.
양 : ★★★★ / '토르' 시리즈를 살린 두 명의 여성 캐릭터.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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