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셰익스피어 450주년을 맞아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대학로 게릴라극장과 충무아트홀에서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 (원제: 미네티-늙은 예술가의 초상)가 공연을 펼친다.
 
극단에서, 강단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연기하는' 제자들은 스승이자 선배인 배우 오순택(81)을 위해 모였다. 이미 강단을 떠났지만, 여전히 잊지 못하는 스승에게 건네는 헌사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선배를 위한 헌정의 무대를 열었다. 80대 노스승을 위해 모인 제자가 37명이다.
 
오순택은 헐리우드에서 처음 성공을 거둔 한국배우로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는 영화 '007 황금총의 사나이'의 조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으며, 당시 아시아인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의 주역으로 캐스팅되며 수많은 매진사례를 이끈 연극배우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를 그는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 개막을 앞두고 요즘 매일 서너 시간씩 연습에 몰두한다. "한창땐 예닐곱 시간도 거뜬했다"지만 지금은 "나이 탓인지, 체력 탓인지 연기의 밀도와 열기가 내 바람보다 크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 사진. 배우 오순택
 
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을 토대로 새롭게 창조해낸 이야기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는 오순택의 지금과 맞닿아 있다. 1989년 세상을 뜬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를 여전히 추억하며 그의 자서전을 벌써 세 번째 읽고 있는 그는 "젊은 배우들은 극적 지성이 조금 부족한 듯 보여 아쉽다"는 말도 조심스레 꺼냈다.
 
원로 배우 오순택은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존경받을 만한 배우이자 선생으로 제자에게 존경받는 배우이다. 그의 제자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선생님에 대한 마음으로 모여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무대에서 배우 오순택 선생이 미네티 역을 맡으면서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잊힌 노배우의 저항과 광기를 격조 있게 표현하며, 예술과 인생에 대한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리어를 연기하는 배우, 미네티'는 서울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열린다. 공연관람료는 전 석 30,000원이며 평일은 오후 8시, 주말은 오후 4시에 진행된다. 문의 02-763-1268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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