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깊어진 가을밤, 관객들의 가슴속에 스며있는 그리움, 아쉬움, 허전함을 달래기 시작한다. 늦가을 정취와 부드러운 실내악 연주,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서정시의 물결이 우리의 영혼을 잠잠케 한다.

프란츠 단치, 로베르트 슈만, 아스트로 피아졸라와 함께 서정시의 사색(四色,思索)에 빠져본다.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오는 18일 뮤지컬 배우 손준호와 문정희 시인이 함께하는 '三色三樂 실내악 시리즈' 세 번째 공연이자 올해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다. 노원문화예술회관의 실내악 시리즈는 클래식 음악과 인접 장르와의 융합을 통한 '스토리텔링' 무대라는 점에서 기존의 실내악 시리즈와는 다른 차별화된 공연이다.

지난 7월 22일 첫 공연은, 드라마가 있는 피아노 콘서트 '쇼팽과 조르쥬 상드'라는 부제로,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의 연주와 함께, 대학로의 지성파 배우 남명렬과 손봉숙의 연극이 어우러져 색다른 감동을 연출했다. 9월 23일 두 번째 공연은 뮤지컬 배우 배해선, 국내 정상의 댄싱 듀엣 옥재선, 양지선 그리고 서울튜티앙상블의 연주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을 선사하며 눈으로 보는 음악, 귀로 듣는 춤 '잔잔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무대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노원 실내악 시리즈의 마지막 콘서트는 '詩가 흐르는 탱고 실내악 콘서트'로 펼쳐진다. 앙상블 에클라의 연주로 피아졸라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만나고 문정희 시인의 시낭송으로 우수에 찬 무대를 맛 볼 수 있다. 또한 노원문인협회의 시낭송 무대도 준비되어 있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현 위를 타고 흐르는 선율들의 속삭임, 그리고 문정희 시인의 시가 흐르기 시작한다. 울리는 시어(詩語)와 바이올린 연주가 함께 연애라도 하듯, 주고받는 사랑의 밀어(密語)가 무대를 에워싼다.

   
 

이번 공연은 건국대학교 김진수 교수의 지휘 아래 앙상블 에클라의 실내악 연주, 클라리넷티스트 송호섭, 바이올리니스트 윤성원의 협연, 그리고 문정희 시인의 시낭송이 한데 어우러져 가을밤을 수놓는다. 무대는 프란츠 단치의 'Concert piece for No.2 for Clarinet and String Orchestra'로 문을 연다. 이어서 로베르토 슈만의 'Piano Quintet Op. 44'가 울려 퍼지고 오늘의 주요 테마인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Four seasons in Buenosires for Violin solo and string orchestra'가 펼쳐진다.

피아졸라의 '사계'와 함께 잔잔하게 들려오는 문정희 선생의 시(時)가 우리의 마음을 적신다. 'Primavera Portena(봄)'에는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Verano Porteno(여름)'에는 '찔레'와 함께, 'Otono Poteno(가을)'는 '편지'로 그리고 '한계령을 위한 연가'로 'Invieron(겨울)'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가슴을 열고 서로에게 한 송이 하얀 찔레처럼 피어 있기 위함이다. 보고 싶은 그대에게 기약 없는 한 줄의 편지를 쓰고 눈 덮인 한계령 속 차 안에서 그대와 나만의 연가를 부르고 싶다." 이렇게 무대는 관객에게 말하는 듯하다.

노원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실내악 연주와 시(詩)의 향연, 2015년 노원문화예술회관의 마지막 실내악 시리즈 무대가 관객들에게 예술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가, 깊어가는 가을밤 삶의 위안이 되는 사랑의 편지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18일 오후 7시 30분에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며 관람료는 R석 3만원, A석 2만원이다. 기타 자세한 공연안내는 홈페이지(nowonart.kr)를 통해 알 수 있고, 전화 문의는 02-951-3355로 하면 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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