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메소드 연기'였다. '메소드'라는 작품 이전에, 필모그래피는 연극 3편과 조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1편이 고작이었다. 사실상 '신인배우'다. 하지만, '메소드' 안에서만큼 신인배우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강렬함과 때로는 상대배역이었던 박성웅을 압도할 것만 같은 아우라를 풍겨내며 전문가와 대중에게 찬사를 받으면 단번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오승훈, 그의 데뷔작인 '메소드'는 지난 11월 2일에 개봉했다. 다양성 영화이기에 다소 많은 관객을 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개봉하기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부터 공개되며 상당한 반향을 불러왔다. 그가 출연하는 '메소드'는 연극무대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던진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13년 '집으로 가는 길' 이후 방은진 감독의 4년만의 신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오승훈은 연극과 드라마 촬영을 소화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힘든 내색 하나 없었고, 오히려 많은 관심에 행복해보였다. 심지어 인터뷰에 앞서 '메소드'를 보고 나온 여고생 두 명이 그를 알아보는 광경까지 일어났다. 그만큼, 오승훈은 속칭 '뜨는 배우' 반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비포선라이즈'의 주인공은 '메소드'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괴물신인' 배우 오승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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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해당 기사에 '메소드'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주연 데뷔를 뒤늦게 축하한다. '메소드'가 개봉한 이후 주위 반응은 어떤가?
└ 주변에서 칭찬 많이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다. 이번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감독님, 선배님들과 함께했고,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부담된다. '메소드' 이후, 다른 작품에서도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겁난다. 현재 찍고 있는 드라마에 임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고민이 부쩍 많아졌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
└ 예전에는 연기에 대해 단순하게 접근했다면, 지금은 좀 더 깊게 고민하고 파고드는 것 같다.

이번 영화인 '메소드'에 참여하기 위해 오디션까지 봤다고 들었다. 그만큼 이 영화를 하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 PD님이 먼저 연락을 주신 후, 오디션을 한번 보라고 제의를 받았다. '영우'의 오디션 대본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영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방은진 감독님 자체를 워낙 좋아했다. 감독님이 연출하신 '용의자X'를 좋아했고, 극 중 류승범 선배님이 연기하신 '석고'의 독백을 다른 오디션에서 자유 연기를 활용했을 만큼 팬이다. 그렇기에 감독님의 제안에 부응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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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진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매니저 대동하지도 않고 혼자 오전 일찍 오디션을 보러 갔다고 들었다.
└ 오디션 보러 갈 때는 혼자 가는 게 마음이 가장 편하다. 연기하러 가는 데 매니저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웃음) 나 같은 경우, 혼자 차에 타고 가면서 대사를 읊는 게 훨씬 더 편하다. 그래서 소속사에 혼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영우라는 인물이 어떻게 보면 본인이 했던 연극에서 연기했던 인물들과 일부부분에서 비슷한 이미지가 있어 연기하는 데 있어 크게 조금 더 수월했을 것 같은데?
└ 중성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아예 다른 인물이다. 서로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달랐다. 영우는 지극한 이성애자이자 엄청 우월감을 가진 아이였다. 하지만 '언체인'이라는 연극을 하기 전에는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삶이 괴로운 친구였기에 오히려 정신적으로 약해질 때라고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엠. 버터플라이'에서 내가 맡은 '송릴링'은 당시 시대적 상황 때문에 핍박받았고 자존감도 없고 굉장히 열등감도 심했던 동양인 남자 연극배우였다. 남자임에도 동양인이기 때문에 남자로 보일 수 없었다.

극 중 몇몇 장면들 때문에 비슷하다고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송릴링은 여자로서 느껴야 했고, 영우는 남자로서 그 순간을 느껴야 했기에 오히려 송릴링처럼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다. 영우를 찍을 때 연습 들어가지 않았던 상태다.

▲ 영화 '메소드' 스틸컷

'메소드' 캐스팅 확정 후, 3일 뒤부터 촬영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이 영화의 실제 촬영기간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 만큼 타이트한 촬영 일정이었는데, 말 그대로 '메소드 연기'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지?
└ 내가 생각하는 메소드 연기는 심오하지 않았다. 연기자는 한 작품을 위해 촬영에 앞서 분석을 한다. 영화 흐름이나 캐릭터, 상황 등을 분석하고 현장에 간다. 분석을 충분히 한 상태에서 가면, 나는 눈앞에 있는 배우가 하는 말, 눈, 표정 등을 느끼면서 '어떻게 받아서 연기해야지' 따로 정하지 않는다.

상황과 대사가 충분히 숙지되었다면, 그 충동대로 소리 질러야 할 것 같은 대사 충동을 그대로 나가는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 나는 그게 메소드 연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 똑같이 이뤄지는 인터뷰 자리도 상대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지점은 오히려 '메소드' 촬영이 더 편했는데, 왜냐하면 오로지 충동에 맡길 수밖에 없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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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식으로 생각하니, 영우가 아니라 이제 연기를 시작하는 오승훈이라는 배우가 실제 '언체인'이라는 한 작품에서 연기에 빠져드는 모습을 투영하는 것 같았다.
└ 성웅 선배님이 나를 딱 끌어당기고 연습하고, 그에 대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은 오승훈이 박성웅이라는 배우에게 통했던 순간이었다. 그 장면이 첫 촬영이라 부담되었고 감정상으로도 걱정되었는데, 선배님이 그렇게 연기하셔서 빨려 들어갔다. 방은진 감독님은 그 장면에서 말도 안 되는 표정이 나왔다고 흡족해하셨다.

그 순간부터 선배님만 믿고 따라갔다. 연기하면서 선배님을 보고 반응하고. 감독님 또한 "연기는 리액션"이라며 "내가 널 선택한 이유는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보였고 영우로서 많은 걸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렇기에 느끼는 대로 집어 던져라. 혹여나 슬픈 장면에서 웃음이 튀어나올지라도 웃어라. 만약 어긋나더라도 그건 내가 말해주겠다. 두려워하지 말고 너의 연기를 마음껏 펼쳐봐라"고 독려해주셨다.

현재 '메소드'를 향한 평을 본다면 "오승훈의 연기력은 훌륭하다"고 극찬받지만, "오승훈이 연기한 영우의 변화가 갑작스럽다"며, "영우의 전사가 부족했다"는 말이 있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 그건 현실적인 문제가 크다고 생각했다. '메소드' 촬영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촬영 여건이 더 좋았더라면, 조금 더 섬세한 부분들을 많이 담아냈을 텐데, 18일 만에 찍으면서 다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다. 상업영화 한 편 찍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까, 감독님이 많이 고생하시는 것 같다.

[비포선라이즈] '메소드' 오승훈 "류준열·임시완·강하늘·박정민·이제훈처럼 되고파"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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