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극 '춘희 아씨'가 지난 11일 대학로 극장 '봄'에서 막을 올렸다.

연극 '춘희 아씨'는 극작가 스트린드베리의 '미스 줄리'를 조선 후기 배경으로 각색한 블랙코미디로, 연극 '후계자들', '260만분의 1', 뮤지컬 '장담그는 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중인 연출 윤금정이 번안과 연출을 맡았다.

연극 '춘희 아씨'는 2017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사업에서 선정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둬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는 '여성연출가전' 선정작으로 선정돼 연극이라는 틀을 넘어 서서 예술가들의 다양성을 모색하고 공연 예술에 대한 변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극 페스티벌로 자리잡은 여성 연출가전은 8주간 'RE:BOOT' 라는 주제를 가지고 8팀의 다양한 색깔을 지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연극 '춘희 아씨'의 원작인 연극 '미스 줄리'는 예리한 관찰과 심각한 고뇌, 불타는 정열을 통렬한 붓끝에 담아냈다는 평을 받으며 2014년 영화 '미스 줄리'로 각색됐고, 2016년 국립극단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연극 '미스 줄리'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한 연극 '춘희 아씨'는 19세기 전라남도 고흥읍 만석꾼 성대감의 고택을 배경으로, 양반댁 규수지만 신분일탈과 자유를 꿈꾸는 춘희아씨와 신분 상승이라는 열망에 사로잡힌 머슴 장씨, 그러한 장씨를 바라보며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정혼자 부엌 댁 황옥의 뒤섞인 욕망과 질투로 인한 갈등, 그리고 양반과 머슴이라는 신분차이에서 오는 유머로 보는 이들에게 풍자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블랙코미디다.

본 공연은 주어진 삶에 저항하고자 하는 인물들, 감정과 상황에 휘둘리는 인간의 한계, 현대 사회에도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신분제도의 모습을 통해서 사회 속에 뿌리 깊게 박힌 인습과 편견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더불어 원작 '미스 줄리'에 2017년의 사회 모습을 대입해 동시대성을 띤 메시지를 재미있고 명확하게 풀어낸다.

춘희 아씨역에는 우서라가 캐스팅됐으며, 장씨 역은 방태현, 김미르가, 황옥은 강예리가 맡는다. 제작은 '춘희 아씨'를 비롯해 연극 '후계자들', '260만분의 1' 뮤지컬 '장담그는 날' 등 활발하게 공연을 이어오며 현재 명실상부 대학로의 떠오르는 극단으로 성장하고 있는 극단 극제작소 이공칠이 참여한다.

올 가을, 농익은 유머와 긴장감 넘치는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두루 선사할 연극 '춘희 아씨'는 오는 21일까지 대학로 극장 '봄'에서 상연되며,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여우별 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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