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알못의 '플래시백' #001 '저스티스 리그'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매주 새로운 영화들이 관객들 앞에 공개되고, 그 중 일부 영화만이 박스오피스를 차지하곤 합니다. 그 중 필자는 해당 주에 개봉하는 '요주의 영화'를 '영알못의 플래시백'을 통해 사정없이 파헤쳐봅니다.

시놉시스
인류의 수호자였던 '슈퍼맨(헨리 카빌)' 사후, 세상이 영웅을 잃어 슬퍼하던 그 틈을 노리고 악당 '스테픈울프(시아란 힌즈)'가 마더박스를 차지하기 위해 악마군단을 이끌고 지구에 쳐들어왔다. 이를 막고자, '브루스 웨인(벤 에플렉)'은 새로운 동료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와 함께 스테픈울프에 맞서기 위해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플래시(에즈라 밀러)', '사이보그(레이 피셔)'를 데려와 신속히 히어로 팀을 꾸려 전투를 벌이는데...

 

"타도 어벤져스!"를 부르짖는 DC 코믹스의 야심작
마블 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DC 코믹스, 마블보다 5년이나 먼저 등장했을 만큼 유서 깊은 만화임에도, 2000년대 이후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제외하곤 스크린에서 마블에 패하며 '마블 > DC 코믹스' 공식처럼 2인자로 밀려났다. 특히, 마블의 자랑 '어벤져스'가 전 세계를 휘어잡고 있으니 DC 코믹스 입장에선 이를 견제해야만 했고, 때마침 'New 52'로 리부트하면서 DCU가 새롭게 시작되면서 '어벤져스'의 대항마 '저스티스 리그'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2부작 중 먼저 공개된 '저스티스 리그'는 '어벤져스'를 견제한다고 말했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영화가 끝난 후 공개된 두 개의 쿠키 영상까지 전부 오히려 벤치마킹했다는 느낌이 매우 강했다. 히어로만 바뀌었을 뿐 구조가 사뭇 비슷했다. 그렇다고 DC 코믹스만의 색깔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암울하고 어두운 현실과 그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찾고자 난관을 헤쳐나가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잘 살려냈다. 그래서 관객들이 우려했던 '배트맨 대 슈퍼맨'이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같은 대참사는 모면했다. 하지만 섣불리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아쉬운 점도 보였다.

 

'저스티스 리그'의 강점: 비로소 개성을 되찾은 DC 코믹스 히어로들
'저스티스 리그'의 긍정적인 면을 꼽자면, 마블 히어로들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몰개성적'이라고 평가받던 DC 코믹스 히어로들의 존재감이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슈퍼맨이라는 상징을 잃어버린 후, '배트맨'과 '원더 우먼'을 비롯하여 모든 이들은 절망에 빠졌다. 그 와중에 지구를 정복하고자 갑작스럽게 등장한 스테픈울프의 존재는 그동안 고민에 빠져있던 배트맨과 원더 우먼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두 명의 히어로는 '저스티스 리그'의 공동리더이자 구심점으로서 히어로를 모아 대항하기 시작했다.

또한 '저스티스 리그'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히어로들도 이번 영화에서 신스틸러였다. 인간과 바다의 여왕 사이에 태어난 아쿠아맨, 죽을 뻔한 위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나 몸의 절반 이상은 기계가 되어버린 사이보그, 그리고 빠름 그 이상의 속도를 내는 플래시는 배트맨과 원더 우먼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특히, 진중하고 무거워 보이는 DC 코믹스 영화에서 플래시는 깨알 같은 웃음을 도맡으며 재미를 선사했고, 이를 연기한 에즈라 밀러를 향한 평가도 상당히 좋다. 단, 슈퍼맨이 부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저스티스 리그'의 약점: 잭 스나이더의 실수 - '슈퍼맨과 아이들'로 변질되다
'저스티스 리그'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바로 화려한 영상미와 액션 연출에 비해 부족한 극 전개를 꼽을 수 있다. '저스티스 리그'가 마더박스를 집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슈퍼맨의 부활이었고, 그가 되살아나면서 '저스티스 리그'가 아닌 '슈퍼맨과 아이들'로 변질되어 슈퍼맨이 모든 사태를 정리하며 단순하고 허무한 결말로 이어졌다. 그 때문에 악역인 스테픈울프가 악역이 맞냐는 의구심과 다른 DC 코믹스 히어로들의 존재감이 후반으로 갈수록 미비했다는 평도 들었다.

DC 코믹스가 벤치마킹했던 '어벤져스'의 경우, 1편에서 지구를 침공하는 악당을 막고자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명이 적절한 협업으로 막아내는 모습을 선보였고, 당시 악역이었던 '로키' 또한 마냥 "나는 나쁜 악당이다"가 아닌 여러 면을 보이면서 관객들에게 '미워할 수 없는 악당'으로 각인되었다. 이것이 '저스티스 리그'와 차이점이었다. DC 코믹스가 앞으로 안고 가야 할 숙제가 히어로들을 상대할 악당들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하는 점이고, 두 번째 쿠키 영상에서 공개된 '그'가 2020년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 리그 파트2'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각인되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저스티스 리그' 총평
절반의 성공과 아쉬움 속에서 끝없이 요동치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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