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공연메모
2017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극단 바람처럼의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과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의 세례명 클라미디아
- 공연명 1,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 2, 세례명 클라미디아
- 공연단체 1, 극단 바람처럼 2,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
- 작가 1, 김세한 2, 이주영
- 연출 1, 이치민 2, 이주영
- 공연기간 2017년 2017년 11월 15일~16일
- 공연장소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
- 관람일시 11월 15일 오후 7시 30분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2017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조직위원장 박해미) 극단 바람처럼의 김세한 작, 이치민 연출의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과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의 이주영 작 연출의 <세례명 클라미디아>를 관람했다.

1, 극단 바람처럼의 김세한 작, 이치민 연출의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

김세한(1989~)은 공연기획사 아이디 서포터즈와 협동조합 프로시니엄 대표이사로 2013년 “백돌비가”로 벽산희곡상 수상, “외판원이 가지고 간 것은 조그만 이야기 하나였다”로 청춘 단막극장 당선, 뮤지컬 “원이 엄마”를 발표 공연했다. 2016년 “니 애비의 볼레로”로 윤대성 희곡상에 당선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다.

이치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G코드의 탈출> 〈백수들〉 〈외판원이 가지고 간 것은 조그만 이야기 하나였다〉 <All in the timing> <Sure thing> <Song and fathers>를 연출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탁자처럼 생긴 조형물 양쪽에 의자가 놓여있다. 탁자는 가로 놓였으나 왼쪽 편의 다리가 짧아 왼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배경 쪽으로 네 개의 긴 형광등을 수직으로 세워놓고 출연자들의 심경변화에 따라 불이 들어오거나 잠시 깜빡거린다.

소년원에 수감된 소년과 성직자가 출연해 벌이는 연극이다. 소년 대신 여성출연자가 소년 역을 맡아 연기한다. 의상으로는 신부인지 목사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쨌건 성직자가 등장해 소녀와 신에 관한 두 가지의 담론(談論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소문으로는 이 소녀와 대담을 한 성직자는 그 뒤에 성직을 그만둔다고 해 일부러 소녀를 찾은 성직자와 소녀의 만남에 동석한 관객의 시선이 여느 공연과 색다르다.

현재 외국에 오랫동안 거주하다 귀국한 필자의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세계에서 교회가 제일 많은 나라가 한국이고, 음식점이 많기로도 세계 제일이라는 소리를 한다. 술 소비도 세계 제일이고, 자기편이 아니면 무조건 남을 헐뜯기도 세계제일이라고 하니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어리둥절해 지는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종교가 20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사양길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한때 우리나라 대학의 신학과에 들어간 학생들에게 물으니, 대부분의 대답이 종교적 의무감이나 사명감보다는 직업이 안정적이라서 신학과를 택했다는 대답이 많았다. 하기야 연극영화과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고 보니, 우리나라는 모든 면에서 세계 제일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첨언하면 서울지역의 땅값도 세계 제일임은 다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창조주는 남성본위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정해졌지만 모든 생물 중 남성은 혼자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가 없고, 여성만이 할 수 있으니 창조주는 여성이라는 소리를 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865~1939)는 아일랜드사회에서 왕따를 당한 일이 있다. 물론 많은 철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이 존재하는 한 신의 존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이 수 천 년 전부터 수많은 신을 만들어 내고, 세계 각국에서 불교를 비롯한 예수교는 물론 모든 종교와 신을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유일신 역시 인간의 창조물이기에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신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불멸의 진리다.

이 연극에서는 감호소로 들어간 아들을 대면하러 아버지인 목사가 면회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되고,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간다. 부자의 대화가 시작되고 아버지가 하나하나 이야기를 펼쳐간다. 신께서 온갖 고난의 시험을 가했어도 순종한 욥의 예를 들기도 하고 기독경전에 실려 있는 제자의 이름을 들어 아들에게 감화를 시키려 든다. 그러나 소년은 신이 욥의 자식과 아내까지 죽도록 하고 재산까지 상실토록 시련을 가한 후 절대 순종하는 욥에게 새로운 아내와 자식, 그리고 재산을 베푼 모든 것에 반감을 드러내며, 과연 이전의 욥의 자식이나 아내 그리고 욥의 재산이 신께서 시험 삼아 죽이고 없앨 만큼 무가치하고 무용지물이었나를 아들은 되묻는다. 또한 기독의 어느 제자의 특수한 경우를 예로 들어 아버지를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성직자가 아들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자리를 박차고 뛰어 나가지만, 잠시 후 제복을 벗어던진 성직자가 다시 등장해 성직자가 아닌 아버지의 모습으로 다시 아들과 대면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전중용이 성직자, 박아름이 소년 역으로 등장해 감정 설정에서부터 연기에 이르기까지 기량을 발휘한다.

드라마트루크 김영은, 조연출 서수옥, 의상 조혜림, 무대디자인 한성주, 조명디자인 양정현 등 스텝 진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바람처럼의 김세한 작, 이치민 연출의 <신에 관한 두 가지 담론>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의 이주영 작 연출의 <세례명 클라미디아>

이주영(1987~)은 대전출생으로 2007년 <카나리아 핀 식탁>으로 대산대학문학상, 2009년 <세례명 클라미디아>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상, 2010년 <그녀의 손가락>으로 김만중 문학상 희곡부문에 입상하고, <달, 달 없는 집>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였다.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으로는 <병자삼인> <칼세이건을 위하여> <제1회 재소자자녀 특별전형 입사 워크샵> <누구의 연애> <규복이를 죽였다> <소년에게 없는 것들> <세례명 클라미디어> 등을 발표 공연한 미녀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동생의 집 거실이다. 벽 없이 방문이 있어 등퇴장 로가 된다. 방 오른편에 조리대와 식기 냉장고가 보이고 전자레인지가 있어 언니가 직접 요리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왼쪽에는 긴 안락의자가 있고 객석에 텔레비전 모니터가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방구석에 옷걸이를 세워놓았다. 정리를 안 해 방이 어질러져 있다.

 

텔레비전이 켜있지만 동생은 긴 안락의자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고 언니가 문을 열고 짐 꾸러미를 잔뜩 들고 등장한다. 동생에게 말을 걸지만 텔레비전 소리가 커서 잘 들리지 않으니, 언니는 리모콘으로 수상기를 꺼버린다. 언니는 요리를 시작한다. 동생이 전복죽 타령을 하며 먹고 싶다는 감정을 드러내고, 언니는 참치를 가져왔다며 제대로 양파와 홍당무를 썰며 조리를 시작한다.

동생이 푸시시한 얼굴을 드러낸다. 얼굴처럼 방도 어질러져 어수선하니 언니가 방 좀 치우며 살라고 한다. 언니는 단정하고 예쁘고 깔끔한 모습에 성격도 깨긋한 면모가 드러나지만, 동생은 살이 오르고, 머리카락도 산발에 내복바람에 자세도 흐트러져 언니와 대조가 된다.

자매의 대화에서 언니는 대학까지 다녔다는 설정이고 남편과 사별해 홀로 자식을 기르고 있고, 동생은 유곽에를 나가 유부남과 통정을 해 현재 임신을 한 것으로 소개가 된다. 자매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동생이 일찍부터 유곽출입을 하며 돈을 벌어 생활비와 언니의 학비를 댄 것으로 알려진다.

유곽을 아무나 나가랴? 자세히 보면 동생은 미모에 살이 적당히 오르고 요염한 모습에 관능미까지 넘치니, 유곽에서 인끼가 있어 남정네들로부터 두둑한 팁을 받았을 것을 연상하게 된다. 언니의 자태에서는 예쁘고 단정함을 느끼지만 동생처럼 남정네의 눈길을 끌도록 하는 매력 점을 발견하기는 힘이 든다.

여하튼 자매의 티격태격함이 펼쳐지고 클라미디아가 세례명도 되지만 강력한 성병의 명칭이라는 것이 알려진다. 유곽에 출입하는 여성이면 흔히 걸리는 성병명칭이라는 것도 전해진다.

클라미디아는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히 치료해야 하는 성병이고, 이 병은 보통 성 접촉을 통해 퍼지는 세균에 기인하며, 클라미디아 환자들은 외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해 자신이 이 병에 노출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모든 연령의 남성과 여성들이 클라미디아에 감염될 수 있고,

특히 보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여러 명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고, 또한, 25세 미만의 남성과 여성은 클라미디아 감염 위험이 더 높을 뿐 아니라 여성에게는 위험이 더 높아 임신부는 분만할 때 이 세균을 아이에게 옮길 수 있으므로 임신을 해도 클라미디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검사를 요청하여야 한다는 소리를 언니가 하며 불륜의 씨앗을 어서 냉큼 지워버리라며 낙태를 권하지만 이 소리가 동생에게는 당나귀 구에 찬송가를 부르는 격이니, 언니는 그만 인내심을 버리고, 만든 요리를 방바닥에 끼얹어 버린다. 언니가 돌아간 후 동생은 독백처럼 불륜남과 헤어진 사실, 그리고 아기를 홀로라도 기르고 싶은 심정을 드러내며 바닥에 엎질러진 음식을 그릇에 담아 입으로 가져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곽수정이 예쁘고 단정한 언니, 강도은이 미모와 관능미를 겸비한 동생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기획 이준석, 기획보조 허 란, 홍보 WHO+, 총진행 손대환, 조연출 정운혁, 무대감독 박화진, 무대디자인 한성주, 조명디자인 김호형, 음악 한희철, 움직임 나지원, 사진 최성운, 그래픽디자인 박지훈, 소품 김세영, 의상 방준희, 오퍼 박지은, 진행 김현아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의 이주영 작 연출의 <세례명 클라미디아>를 연출가와 출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감지되는 걸작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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