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김수영] 1990년대 틴 팝 열풍 속에 우리가 기억하는 아이돌 그룹은 지난 회차까지 언급한 BSB, 엔싱크 외에도 사실 꽤 많이 있다.

미국에는 90년대 중반에 활동하던 'SWV', 상당히 개성 짙은 보이스와 음악으로 많은 이가 열광했던 'TLC'가 있었고, 또 한 팀을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비욘세가 있게 한 그룹인 '데스티니스 차일드'를 빼놓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한다.

TLC는 여성의 힙합 음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팀이었으나 2002년에 멤버 중 한 사람인 '레프트 아이'(Left Eye)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잠시 해체의 순서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한 명이 빠진 두 사람의 멤버로 TLC는 다시 정규 앨범을 발표하였고, 이 앨범은 약 15년 만에 다시 발표한 앨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크게 차트에서 성공하지는 못하였으나, '그래도 여전히 TLC는 멋지고 건장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 준, 반가운 앨범이기도 했다.

한때는 그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이었으나, 지금은 해체하고 홀로서기에 선 스타들을 이야기해보는 시리즈인 만큼, 이번 편에서는 '비욘세'라는 범접할 수 없는 미국의 큰 대형 스타가 그 자리에 서기 전에 거쳤던 걸그룹이었던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비욘세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 데스티니스 차일드

원래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Girls' Tyme'이라는 그룹으로 먼저 그 활동이 시작되었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전신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팀은 1997년 결성되었고, 활동 중 '데스티니스 차일드'라고 팀명을 바꾸게 되어 해체까지 그 이름을 사용했다. 

처음 Girls' Tyme의 멤버는 비욘세 놀스, 켈리 롤랜드, 레토야 러캣, 라타비아 로버슨이었으며, 레토야 러켓과 라타비아 로버슨은 2000년에 팀을 탈퇴했다. 그리고 1999년~2000년에 아주 잠시 이 팀에 머물렀던 페라 플래클린 이라는 멤버가 있었지만, 잦은 멤버교체와 탈퇴로 인하여 결국엔 비욘세 놀스와 켈리 롤랜드, 미셸 윌리엄스, 이 세 사람이 결과적인 데스티니스 차일드가 된다.

처음부터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비욘세의 아버지인 매튜 놀스가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매니저를 도맡아 하며 거의 실제 비즈니스와 담당된 매니지먼트를 관리했으며, 비욘세의 어머니 역시 이들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으니 너무나도 당연하게 비욘세가 이미 초반부터 돋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비욘세를 어린 나이부터 각종 오디션에 참가 시켰으니 당연하게도 이들의 부모는 자신의 딸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할 멤버들을 모아 한 팀을 결성하고 그것을 가족 기업으로 삼아 지금의 대형 스타인 비욘세의 뿌리가 되어 주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팀을 탈퇴한 멤버들의 폭로가 이어졌고, 꽤 이미지의 타격을 입었겠으나, 그들에게는 '비욘세'라는 스타를 지니고 있었고, 또한 이들의 음악 역시 멤버들의 가창력과 하모니, 그리고 독특한 리듬감을 선보였던 음악들로 인해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멤버 교체가 잦고, 멤버들의 시끄러운 잡음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에 비해 꽤나 성공한 팀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997년 발표한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1집 'Destiny's Child'의 차트 기록은,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67위, UK 앨범 차트 45위 등을 기록하며 괜찮은 성과들을 내보였고, 'No, No, No'라는 곡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3위, UK 싱글 차트 5위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앨범은 또한 RIAA(미국 레코딩 음반 산업 협회)에서는 플래티넘 기록을, BPI(영국 음반 산업 협회)
에서는 골드 등급을 받은 앨범으로 남아 있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No, No, No'

1999년에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2집 앨범 'The Writing's on the Wall'을 발표하게 된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Bills, Bills, Bills'와 'Say My Name'은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하며 1집보다 더 큰 히트를 하게 된다.

이때까지의 멤버는 비욘세 놀스, 켈리 롤랜드, 라타비아 로버슨, 레토야 러켓, 이렇게 4명이었으며, 
라타비아 로버슨과 레토야 러켓은 이 앨범까지만 활동한 후 팀을 탈퇴하는데, 여기에 관해서도 꽤 말이 많았다고 알려진다. 거의 비욘세의 단독 녹음이 많았으며 나머지 멤버들은 거의 코러스 수준이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팀에서 탈퇴하는 과정에서도 비욘세의 아버지인 매튜 놀스가 갑질(?)을 했다는 논란까지, 결국엔 이 두 멤버의 팀에 대한 소송 과정에서 알려지게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진흙탕 싸움에서도 데스티니스 차일드는 건재했고, 비욘세는 더더욱 건재했다고....

▲ 'Say My Name' 뮤직비디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3집 활동부터 이들은 3인 체제에 돌입한다. 비욘세와 켈리 롤랜드, 그리고 미셸 윌리엄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음악과 비욘세의 음악을 들어 보면 꽤 이들은 '독립된 여성' 혹은 '강한 여성'에 대한 페미니즘적인 표현들을 음악에 사용한다. 단적인 예로, 3집 앨범 'Survivor'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앨범의 수록곡이었던 'Independent Women Part I, II'라는 제목만 봐도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으며, 비욘세는 최근 발표한 'Lemonade'까지, 끊임없는 여성성과 인권, 흑인과 여성에 관한 인권 사상을 표현해 오고 있기도 하다.

어찌 됐건,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3집 역시 대박 히트를 하게 되는데, 이 앨범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많은 나라의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Independent Women Part I'은 2000년에 개봉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미녀삼총사'의 OST에 수록되며 또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 앨범에서는 'Independent Women Part I' 외에도 'Survivor', 'Bootylicious', 'Emotion' 등의 곡들이 히트하기도 했다.

▲ 영화 '미녀삼총사'에 출연한 배우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는 'Independent Women Part I' 뮤직비디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해체 직전의 이야기들과 음악, 그리고 현재의 비욘세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2편에서 계속 다루도록 하겠다…(계속) 

[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김수영.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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