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신규 앨범 '드뷔시(Debussy)'가 17일 전 세계 동시 발매됐다. 

어릴 적부터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음악에 깊은 애착을 가졌다는 조성진은 "내년 3월로 다가온 드뷔시 사후 100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념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영상 1, 2집'과 '어린이 차지',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곡, "달빛"을 포함한 '베르가마스크 모음집'으로 구성됐고, '기쁨의 섬'으로 이 앨범의 마지막을 축제의 분위기로 마무리한다.

조성진이 두 장의 쇼팽 앨범에 이어 세 번째 앨범으로 드뷔시를 택한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11살 때 가졌던 그의 생애 첫 리사이틀에서 조성진은 드뷔시의 '어린이 차지' 중 "골리워그의 케이크워크(Golliwoggs's Cake-Walk)"를 연주했다. 이때부터 쇼팽 탐구와 함께 드뷔시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키워왔고 드뷔시의 세계를 직접 느끼고 배우기 위해 조성진은 파리로 건너갔다. 

그는 "파리는 누구든 인정하는 문화 중심지"라며 "파리에서라면 전반적인 유럽 문화를 익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에서 공부하며 거주하며 좀 더 드뷔시의 세계, 그가 자주 찾았던 장소들과 그 곳의 영혼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현재의 파리음악원은 드뷔시가 수학했던 당시와는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겨오긴 했으나 같은 학교라는 매개체는 드뷔시와의 친밀감을 형성하는데에 도움이 됐고, 이는 조성진에게 영감을 줬다. 그는 "드뷔시의 음악에 대한 애정은 어릴 적부터 쭉 이어져 왔지만 파리 음악원의 미셸 베로프 선생님 밑에서 수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깊어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조성진은 이러한 드뷔시에 대한 지식과 느낀 점을 앨범에 담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이를 위해 드뷔시 피아노 곡의 특징인 정적임과 고도의 집중을 표현하고자 미묘한 음색 전환도 완벽히 전달할 수 있도록 특별 세팅된 스타인웨이 콘서트 그랜드 피아노를 택했다. 

그는 "내게 있어 드뷔시의 소리는 빛과 그림자에 대한 소리다. 드뷔시는 음악이 자라는 토대는 고요이며 음악적 소리와 정적 사이에 견고한 경계를 세우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을 이해한 작곡가"라며 "나 역시 소리에서 정적 사이에 단단한 벽을 세우지 않고 미끄러지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넘나들 수 있는 피아노를 원했다. 드뷔시를 연주할 때 중요한 것은 그의 음악이 소리는 한계가 없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벼움과 정확한 터치를 잡아낼 수 있는 악기를 찾을 수 있어 기뻤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 앨범 발매와 함께 19일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2002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온 사이먼 래틀이 차기 런던심포니(LSO) 음악감독으로 내정돼 그와 함께하는 베를린 필의 마지막 내한 공연이다. 내년 1월부터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첫 전국 투어 리사이틀이 예정돼 있다. 쇼팽 콩쿠르 이후 서울과 통영, 대구에서 각각 공연이 있었지만,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1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 11일 서울, 13일 전주, 14일 대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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