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랑' 무대사진 ⓒ MJ컴퍼니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각자의 꿈을 안고 화랑이 되고자 모인 다섯 명의 사내들. 그러나 첫 만남부터 심상찮다. 알고 보니 모인 다섯 명은 화랑 오디션에서 가까스로 통과한 꼴통 부대고, 얼굴 맞대자 마자 신경전이 불꽃 튄다. 진정한 화랑이 되기 위해서는 다섯 명이 합을 맞춰 얼마 남지 않은 화랑 시험 '비재'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뮤지컬 '화랑'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복잡한 줄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든 이야기는 알차다. 다섯 명의 예비 화랑, 다섯 명의 이야기, 다섯 명의 노래. 다채롭기도 다채롭거니와 누구 하나 빠지는 일 없이 빛난다. 각각의 강렬한 개성으로 어우러질 수 없을 것 같던 다섯 명이 함께 진정한 신라의 화랑을 노래하는 순간은 뮤지컬 '화랑'의 명실상부한 명장면이다.

   
 

허세와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그러나 어쩐지 츤데레 기질이 엿보이는 기파랑, 쿨, 시크한 이면에 잠재적 허당 끼를 감추고 있는 유오, 늘 동료들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을 하고 있지만 은근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문노, 여성스럽고 서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염둥이 무관랑, 그리고 무관랑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관랑맘' 사다함까지. 뮤지컬 '화랑'은 이 꽃 같은 사내들의 유쾌한 좌충우돌, 그리고 그들의 속 깊은 사연까지 알차게 담아냈다.

누구나가 쉽게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들로 이루어진 '화랑'의 관객석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들어찼다. 방학을 맞아 부모님의 손을 잡고 나선 아이들, 가족들, 그리고 꽃 같은 '사내'들의 훈훈한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소녀들까지.

   
▲ '화랑' 무대사진 ⓒ MJ컴퍼니

뮤지컬 '화랑'은 기본적으로 역동적이고 스타일리쉬한 무대를 선보인다. 그러나 각 인물의 사연을 조명할 때에는 진중한 음악과 배우들의 호소력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몰입도를 높인다. 정 반대의 분위기가 교차할 때도 있지만 적절한 무대의 전환과 완급 조절 덕에 극이 들쑥날쑥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배우들의 훌륭한 가창력과 능청맞은 깨알 개그는 극에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희망차게 극이 끝나버린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 뮤지컬 정보
   - 제목 : 화랑
   - 공연날짜 : 2013. 9. 5. ~ 2015. 2. 15.
   - 공연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3관
   - 작 : 이오진 / 연출 : 성천모
   - 출연배우 : 박형준, 김슬기, 김태민, 김종선, 김윤선 등
 

문화뉴스 유하영 기자 young@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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