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지우, 바다, 김소현이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를 연기한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초연 때 모자라거나 아쉬웠던 부분, 특히 팬들이나 평론가들이 지적한 부분들을 상당수 보완했다."

제작을 맡은 박영석 쇼미디어그룹 대표의 말처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올해 두 번째로 서울에서 열리는 공연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첫선을 보인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다시 찾아왔다. 1936년 마가렛 미첼이 출간한 소설은 미국에선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읽어졌고, 1939년 당시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타이타닉'과 '아바타'를 제치고 미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로도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그러므로 팬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열린 공연 초기 비평가들과 팬들의 반응은 썩 좋지 못했다. "원작을 잡으려다 연출력을 모두 놓쳤다. 줄거리가 뚝뚝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부터 "설익은 연기와 음향이 부조화를 이뤘다"는 지적 등 다양한 비평들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무대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그래서 17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다시 공연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에 대한 지적을 박수로 받기 위해 노력을 보였다. 17일 오후 하이라이트 시연이 '첫공'을 앞두고 공개됐다. 이날 주요 출연진들이 자신의 넘버를 열정적으로 소화했는데, 확실히 지난 1월 공연보다 안정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왼쪽부터) 배우 박송권, 에녹, 정상윤, 윤형렬, 신성우, 김지우, 바다, 김소현, 김법래, 남경주, 오진영, 손준호가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프레스콜에 참석했다.

크게 세 부분이었다. 먼저 제작진의 교체가 있었다. 1월 초연을 선보인 유희성 연출 대신 '캣츠',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진섭 연출이 새롭게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한진섭 연출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모든 사람이 내용을 다 아는 명작"이라며 "원작의 작가인 마가렛 미첼은 '스칼렛 오하라'의 생존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이 작품을 대할 때, 각 등장인물들의 생존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변희석 음악감독을 대신해 '마마 돈 크라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알려진 김성수 음악감독 등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팀이 작품을 맡았다.

두 번째로 배우들의 캐스팅 교체였다. 지난 공연 당시 '스칼렛 오하라'를 맡은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레트 버틀러'를 소화한 배우 주진모가 하차했다. 그대신 호평을 받은 바다와 김법래는 다시 한 번 작품에 참여한다. 바다는 "다시 한 번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깊은 감동을 우리나라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계속 여러분들과 공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초연 당시 바다는 '스칼렛 그 자체'라는 원작자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번 프레스콜에서 넘버 중 하나인 '그런 여자 아니야'를 완벽하게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데뷔 이후 '엘리자벳', '명성황후' 등에서 당당한 여왕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은 김소현, '닥터 지바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클래식한 작품에서 사랑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김지우 '스칼렛 오하라'를 저마다의 색채로 연기한다. 약 3개월에 걸쳐 열리는 작품인 만큼 '레트 버틀러'엔 4명이 캐스팅됐다. 김법래를 비롯해 뮤지컬의 전설로 불리며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라카지' 등에서 시니컬한 매력을 선보인 남경주, '잭 더 리퍼', '모차르트' 등 무대를 통해 '테리우스'라는 별칭을 얻은 신성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를 맡아 호평을 받은 윤형렬이 정의롭고 현실적인 인물인 '레트 버틀러'를 맡았다.

   
▲ 손준호(오른쪽)와 바다(왼쪽)가 '스칼렛' 넘버를 부르고 있다.

또한, 정상윤이 시대에 고뇌하지만, 마음이 연약한 이상주의적 인물인 '애슐리 윌크스'를 이번에도 맡은 가운데 에녹과 손준호가 새롭게 '애슐리 윌크스'로 합류했다. 여기에 '애슐리'의 아내인 '멜라니 해밀튼'에 오진영과 정단영이 처음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무대에 등장한다. 특히 '인간은'이라는 넘버를 통해 자신만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박송권이 '노예장'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바뀐 점은 무대의 수정과 일부 내용의 변경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오리지널 제작진의 협의로 음악, 대본, 안무 등을 보완했다. 한진섭 연출은 "프랑스에서 건너온 작품을 더욱 내용이 잘 들리고, 보이고, 느낄 수 있도록 드라마를 많이 보강했다"며 "음악도 더 많은 편곡과 악기들을 보태 힘을 썼다"고 밝혔다. 여기에 '레트 버틀러'와 딸 '보니'의 새로운 넘버가 추가되어 총 29곡이 관객들을 찾으며, 지난 공연 당시 큰 지적을 받은 음악을 보완하기 위해 라이브 연주가 진행됐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아시아 초연 무대는 흥행 면에서도 모두 부담스러운 작업이었다"며 "40일동안 공연을 해서 칠만오천 관객이 찾아주셨다. 덕분에 또다시 좋은 극장에서 105회라는 긴 공연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번 공연은 한진섭 연출과 함께 초연 때 모자라거나 아쉬운 부분, 팬들이나 관계자가 지적한 부분들을 상당수 보완했다"고 소개했다.

   
▲ (왼쪽부터) 윤형렬, 김법래, 신성우, 남경주가 '레트 버틀러'를 맡았다.

한편, 배우 대표로 인사말을 남긴 '레트 버틀러' 역의 남경주는 "멋지고 아름다운 후배들과 작품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입을 연 후, "연말에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 본다. '스칼렛 오하라'는 기구한 사연을 가진 인물이다. 여기에 주변을 돌아보면 '스칼렛'보다 더 어렵게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이 담겨있다고 본다. 많은 관심 부탁하고 무대에서 죽을 각오로 임해 연말과 연초까지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처럼 초연의 무대를 보완하며 다시 새롭게 도약하려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연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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