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대한민국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시상식인 청룡영화상이 어느덧 38번째를 맞이했다. 특히, 청룡영화상은 대종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정하다는 평과 상을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함에도 대종상을 받지 못한 작품 및 배우에게 주면서 자주 비교되곤 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다양성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천우희('한공주')와 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엘리스')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겼는가 하면, 2016년에는 국내영화제상 최초로 외국인배우인 쿠니무라 준('곡성')에게 남우조연상을 주기도 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38회 청룡영화상 또한 17개 부문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수상후보들을 공개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그래서 이번 청룡영화상에서 주의깊게 봐야 할 관전포인트 3가지로 압축해보았다. 

▲ ⓒ 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관전포인트 1 : '불한당' 설경구  vs '택시운전사' 송강호, 청룡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이번 청룡영화상의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다. 이 부문에 후보로 올라온 다섯 명의 배우(김윤석, 설경구, 송강호, 이병헌, 조인성) 모두 쟁쟁하지만,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력한 수상후보는 설경구와 송강호로 좁혀지고 있는 상황.

설경구와 송강호는 현재 충무로에서 활약하는 남자배우들 중에서는 연기력으로는 '탑4'로 자연스레 손꼽힐만큼 독보적인 존재며, 두 사람 다 공통적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2회 수상했다. 설경구는 2000년 '박하사탕'과 2002년 '공공의 적'으로, 송강호는 2007년 '우아한 세계'와 2014년 '변호인'으로 영광을 누렸다.

두 사람은 각각 '불한당'과 '택시운전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모든 이들에게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으면서 자신의 해로 만들었기에 누가 받을 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부일영화상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면, 설경구는 11월에 있었던 대종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렇기에 청룡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 ⓒ 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관전포인트 2 : '아이 캔 스피크' 통해 생애 첫 여우주연상 도전하는 나문희

그리고 청룡영화상의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생애 첫 여우주연상에 도전하는 베테랑 배우 나문희의 수상가능성이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인자한 어머니, 혹은 할머니 역으로 빛나는 조연을 담당했지만, 지난 9월에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에선 위안부 할머니를 대변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의 심금을 울림과 동시에 베테랑 배우의 진가를 드러냈다.

재밌는 사실은, 나문희는 1998년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최근작 '아이 캔 스피크'까지 총 17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청룡영화상에선 단 한차례 수상(2007년 '열혈남아'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했을만큼, 큰 인연이 없었다. 그러던 찰나, 최근 더스타어워즈와 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청룡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현재 나문희를 제외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와있는 배우들(공효진, 김옥빈, 문소리, 염정아) 또한 만만치 않지만, 개개인 연기력과 작품성, 그리고 흥행도 모두 따져보아도 나문희를 위협할만한 존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역대 최고령 여우주연상 타이틀에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관전포인트 3 : 끝나지 않은 경쟁 '택시운전사' VS '박열' VS '더 킹' VS '불한당', 그리고 '남한산성'

올 한 해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영화를 꼽는다면, '택시운전사'와 '박열', '더 킹', '불한당'이 언급되곤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들이 각종 영화제에서 가장 유력한 수상후보가 아닐까 저마다 예측하기도 했다. 실제로 네 작품이 격돌했던 지난 10월 대종상에서 승자는 '박열'이었고, 가장 많은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쓸어갔다. 그에 반해 많은 상을 쓸어갈 것이라 예상했던 '택시운전사'는 최우수작품상과 기획상, 2개 부문에 그쳤다.

한 달이 지난 11월, 청룡영화상을 앞두고 4개 작품이 다시 한 번 격돌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종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남한산성'까지 가세하며 더욱 치열한 구도를 만들고 있다. 그 중 '불한당'은 대종상 때보다 1개부문이 더 늘어나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뒤를 이어 '택시운전사'와 '더 킹'이 8개 부문, '박열'과 '남한산성'이 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상태.

다섯 작품 모두 최우수작품상 후보이지만, 다른 부문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남우주연상에선 '박열'을 제외한 네 작품의 주연배우들이 경합을 펼치고 있고, 남녀조연상에선 '불한당'과 '더 킹', 그리고 '택시운전사'가 경합중이며, 그 외 각본, 미술, 음악, 편집, 기술상 분야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특히, 대종상 때 자존심을 구겼던 '택시운전사'가 청룡영화상에서 설욕전을 펼칠 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제38회 청룡영화상은 25일 오후 8시 45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되며, SBS에서 생중계한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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